2024년 05월 03일 금요일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필립보 사도는 갈릴래아의 벳사이다 출신으로,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다가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열두 사도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그는 바르톨로메오로 짐작되는 나타나엘을 예수님께 데려와 사도가 되게 하였다(요한 1,43-51 참조).
성경에 나오는 야고보는 제베대오의 아들과 알패오의 아들이 있는데, 오늘 기념하는 야고보 사도는 알패오의 아들이다. ‘소 야고보’라 불리기도 하는 그는 신약 성경의 「야고보 서간」을 저술하였다. 예수님의 형제라는 야고보(마태 13,55 참조)와 같은 인물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입당송
본기도
제1독서
<주님께서는 야고보에게, 또 이어서 다른 모든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15,1-8
화답송시편 19(18),2-3.4-5ㄱㄴ(◎ 5ㄱ)
복음 환호송요한 14,6.9 참조
복음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14,6-14
예물 기도
감사송
<사도 감사송 1 : 하느님 백성의 목자인 사도>영성체송 요한 14,8-9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미사에서는 필립보와 야고보 사도의 일화가 봉독됩니다. 복음에서는 필립보가 예수님께 아버지를 뵙게 하여 달라고 청하고, 독서에서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야고보에게 나타나셨습니다. 하느님을 뵙고 만나는 일은 사도들에게도 어려운 일이었을까요? 필립보가 하느님을 뵙게 하여 달라고 요청하였을 때, 예수님께서는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하고 되물으십니다.
사실 하느님을 뵙고 만나는 일은 그분을 찾아 여기저기 헤매며 돌아다니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든 움직임을 멈추고 내가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더 깊이 나의 내면으로 들어갈 때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안에 머무르라고 하시며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는 예수님 안에 계시고, 그분 안에 온전히 하나로 계시며, 서로의 ‘안’에 ‘깊이’ 계시는 분이십니다. 그 긴밀한 관계성을 인식할 때, 우리는 비로소 삼위일체 하느님을 온전히 뵙고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뵙고 만나는 일은 이론이나 설명, 논증으로 확인되는 일이 아니라 체험으로 이루어지는 은총입니다. 그럴듯한 설명을 들으려고 여기저기 쫓아다니는 노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내면 깊은 곳에 계시는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으면 “이토록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계시는 분께, 여전히 필립보처럼 ‘어서 하느님을 보여 달라.’, ‘그분을 만나게 하여 달라.’고 우기는 일이 되풀이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