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력

목자들은 전례 행위에서 유효하고 정당한 거행을 위한 법규를 준수할 뿐 아니라, 신자들이 잘 알고 능동적으로 또 효과적으로 전례에 참여하도록 돌보아야 한다.(전례 헌장 11항)

모든 전례와 마찬가지로 성찬례 거행도 믿음을 기르고 굳건하게 하며 그 믿음을 드러내는 감각적 표지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교회가 제시한 형식과 요소들을 고르고 쓸 때에는 신자들과 지역의 실제 상황을 고려하여, 그들이 능동적이고 완전하게 참여하도록 복돋아 주고, 그들의 영적인 요구에도 더 잘 부응하도록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미사 지침, 제1장 20항)

전례일의 등급과 순위 표

전례일의 등급과 순위 표

전례일의 등급과 순위 표에 관한 유의사항

전례일의 등급과 순위 표에 관한 유의사항

전례일이 서로 겹치는 때
1.

같은 날 여러 전례 거행이 겹치면, 위에 제시한 전례일의 등급 순위에 따라 등급이 더 높은 축제를 지낸다(전례력 규범 60항). 대축일을 순위가 더 높은 다른 전례일 때문에 지낼 수 없으면, 전례일의 등급 순위 1-8항에 해당되지 않는 가까운 날로 옮겨 지내며, 그해의 축일과 기념일은 없어진다.

   
2. 주일은 매우 중요하므로 대축일과 주님의 축일에만 자리를 내준다. 그러나 대림 시기, 사순 시기, 부활 시기의 주일은 모든 주님의 축일과 모든 대축일보다 앞선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이나 예수 부활 대축일이 아닌 이런 주일에 오는 대축일들은 뒤따르는 월요일로 옮겨 지낸다(전례력 규범 5항). 토요일에도 지내지 못하는 때에는 일반 규범에 따라 자유로이 가까운 날로 옮긴다(전례력 규범 1항 참조). 다만,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이 성주간 어떤 날에 올 때에는 언제나 부활 제2주일 다음 월요일로 옮겨 지낸다. 다른 전례 거행들은 그해에는 없어진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성인들의 축일과 기념일이 주일에 오면 그해에는 그냥 없어진다(전례력 규범 60항).
   
3.

같은 날에 그날의 저녁 기도와 다음 날의 제1 저녁 기도가 겹치는 경우에는, 전례일의 등급 순위에 따라 더 높은 등급의 저녁 기도를 바친다. 등급이 같으면 그날 저녁 기도를 바친다(전례력 규범 61항). 


대축일 경축 이동
4.

주간 평일에 지내는 축제가 전례일의 등급 순위에 따라 연중 주일보다 높은 등급에 속하고 교우들의 신심 대상으로 두드러지는 축제일 때에는 교우들의 사목적 선익을 고려하여 연중 주일에 그 축제를 지내도 무방하다. 이런 때에 교우들이 참석하는 미사는 모두 그 축제의 미사로 드릴 수 있다(전례력 규범 8항)


특별 간구와 사계
5. 교회는 특별 간구와 사계의 날에 인간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소망, 특히 땅의 수확과 인간의 노동을 위하여 주님께 간청하며 공적으로 감사를 드린다. 주교회의는 특별 간구와 사계의 날을 그 지방과 신자들의 사정에 맞도록 그 시기와 거행 방법을 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관할 권위는 지역 상황을 고려하여 이 전례 행사를 하루 또는 여러 날 할 것인지, 한 해에 몇 번 할 것인지 그 규모에 관한 규범을 정해야 한다.
이러한 전례 행사 때 그날그날 드리는 미사는 간구하는 내용에 가장 알맞은 것을 기원 미사 가운데서 선택한다(전례력 규범 45-47항).
전례력에 관한 유의 사항

전례력에 관한 유의 사항

1. 의무 기념일이 아닌 연중 시기의 평일과 미사 자유라고 지정된 날에는 사제가 다음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1) 연중 34주일의 미사 중에서 어느 하나를 택하고, 기도문들은 다른 연중 주일의 것이나 여러 가지 기원 미사를 사용할 수 있다(미사 지침, 323항).
2) 또는 전례력에 선택 기념일로 제시된 그날의 어떤 성인 미사 또는 그날 순교록에 수록된 성인의 미사를 드릴 수 있다,
3) 또는 죽은 이를 위한 미사를 드릴 수 있다. 그러나 보통 ‘죽은 이를 위한 미사’는 반드시 죽은 이를 위해서 드릴 때만 허용된다.
 
2. 12월 17-31일 사이나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부터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전에 오는 기념일은 다음과 같이 지낼 수 있다.
1) 말씀기도(독서기도)에서는 고유 전례 시기에 나오는 교부들의 독서와 그에 따르는 화답송을 바친 다음 성인 고유의 전기물 독서와 화답송을 덧붙이고 그 성인에 관한 마침기도로 끝마친다.
2) 아침기도와 저녁기도에는 마침기도를 바친 다음 결구를 생략하고, 성인 고유 부분이나 공통 부분에서 취한 후렴과 성인의 마침기도를 덧붙일 수 있다.
3) 그날 미사 때에는 기념하는 성인에 관한 본기도를 할 수 있다.
 
3. 고유 감사송을 바치지 아니하는 성인들의 기념일에는, 공통(평일) 감사송이나 그 시기의 고유 감사송, 또는 그 성인
   에 관한 감사송을 바친다.
 
4. 토요일에 드리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 미사는 고유색(백색) 또는 그 시기의 제의색(녹색)으로 봉헌할 수 있다.
미사 거행에 관하여

미사 거행에 관하여

시간 전례에 관하여

시간 전례에 관하여

참회 고행의 날에 관하여

참회 고행의 날에 관하여

연중 시기
한 해의 삶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대부분 한 해를 주기로 새롭게 삶을 시작하고 맺기를 거듭하기 때문이다. 교회는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룩하신 구원 업적을 한 해 동안 기념하고 경축한다. 이를 ‘전례주년’ 또는 ‘전례력’이라고 한다.
“거룩한 어머니인 교회는 한 해의 흐름을 통하여 지정된 날들에 하느님이신 자기 신랑의 구원 활동을 거룩한 기억으로 경축하는 것을 자기 임무라고 여긴다. 주간마다 주일이라고 불린 날에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고, 또 일 년에 한 번 주님의 복된 수난과 함께 이 부활 축제를 가장 장엄하게 지낸다. 한 해를 주기로 하여, 강생과 성탄에서부터 승천, 성령 강림 날까지, 또 복된 희망을 품고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까지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를 펼친다.
이렇게 구속의 신비들을 기억하며, 자기 주님의 풍요로운 힘과 공로가 모든 시기에 어떻게든 현존하도록 그 보고(寶庫)를 신자들에게 열어, 신자들이 거기에 다가가 구원의 은총으로 충만해지도록 한다”(전례 헌장 102항).
전례주년의 중심은 예수님의 ‘탄생과 부활’이다. 따라서 주님 부활 대축일과 주님 성탄 대축일을 기준으로 하여 대림, 성탄, 사순, 부활 시기가 배치되어 있다. 이 네 시기를 제외한 33주간 또는 34주간이 연중 시기이다. 대림 시기부터 시작되는 한 해의 전례주년에는 연중 시기가 두 번 있는데, 성탄 시기가 끝난 다음과 부활 시기가 끝난 뒤다. 연중 시기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의 어떤 특정한 면보다는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를 기억하며 경축한다. 이 시기의 미사 독서는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예수님의 공생활과 교회의 성장 모습을 주로 들려준다.
사순 시기
‘사순 시기’는 ‘재의 수요일’부터 ‘주님 만찬 성목요일’의 주님 만찬 미사 전까지이다. 이 사순 시기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예수님의 부활 축제를 준비하는 기간이다.
‘사순’(四旬)은 본디 ‘40일’이라는 뜻으로, 『성경』에서 이 숫자는 중대한 일을 앞두고 이를 준비하는 기간을 상징한다. 모세는 십계명을 받기 전 40일간 재를 지켰고(탈출 34,28 참조), 엘리야도 호렙산에 갈 때 40일을 걸었다(1열왕 19,8 참조). 예수님께서도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 40일 동안 광야에서 단식하시며 유혹을 받으셨다(마태 4,1-2 참조). 이처럼 40이라는 숫자는 하느님을 만나는 데 필요한 정화의 기간을 뜻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을 기쁘게 맞이하려면 이 사순 시기 동안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 기간에 희생과 극기의 표징으로 금육과 단식을 실천하며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한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재의 수요일과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는 금육과 단식을 함께 지키고 있다. 금육은 만 14세부터 죽을 때까지, 단식은 만 18세부터 만 60세의 전날까지 지켜야 한다(교회법 제136조 1·2·4항 참조). 이러한 희생은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웃에 대한 나눔으로 드러나야 하므로 일상생활에서 구체적인 사랑의 나눔을 통하여 완성되어야 한다.
사순 시기 동안 거행하는 전례는 신자들이 주님 부활 대축일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이 기간의 미사 때나 말씀 전례에서는 ‘알렐루야’와 ‘대영광송’은 바치지 않는다. 그리고 제의의 색깔은 회개와 속죄를 상징하는 보라색이다. 신자들은 ‘십자가의 길’ 기도를 자주 바침으로써 예수님께서 겪으신 고난의 길을 함께 걸으며 그 뜻을 새기고자 한다.
부활 시기
예수님의 부활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다. 그러므로 이를 기념하고 재현하는 주님 부활 대축일은 가장 장엄하고 중요한 축일이며, 또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 3세기 초까지 교회에는 이 부활 축일뿐이었다.
부활 시기는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부활의 신비를 완성하는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 50일 동안 이어진다. 교회는 ‘파스카 시기’라고도 하는 이 부활 시기를 마치 ‘하루의 축일’ 또는 하나의 ‘큰 주일’처럼 지내는데, 예로부터 은총이 가장 많은 시기로 받아들여 왔다.
초기 교회에서는 부활 축제를 파스카 성야에서 시작하여 그다음 날 해가 질 때까지 가지다가 부활의 기쁨을 더욱 누리고자 ‘부활 팔일 축제’를 지내기 시작하였다. 여기에 또다시 부활을 기념하는 6주간의 전례가 더해져 오늘의 부활 시기가 등장하게 되었다. 주님 부활 대축일의 날짜는 해마다 달라지는데, 교회는 춘분이 지나고 보름날이 지난 다음에 오는 첫 주일로 결정하였다.
부활 시기의 특징은 ‘알렐루야’를 노래하며 전례적으로 감사와 기쁨을 드러내는 데 있다. 이 시기에는 사순 시기에 금지했던 ‘알렐루야’와 ‘대영광송’을 다시 노래한다.
그리고 부활 시기에는 평일에도 전례를 거행할 때마다 부활하신 주님을 상징하는 파스카 초를 제대 옆에 켜 놓는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의 전례 개혁 이후로는 부활 시기가 끝난 다음에도 세례 때나 장례 미사 때에 파스카 초를 밝히도록 하였다. 부활 시기에 사제가 입는 제의의 색깔은 기쁨과 새로 태어남을 나타내는 흰색이다.
대림 시기
대림 시기는 ‘주님 성탄 대축일’ 전의 4주간을 가리키는 것으로, 주님 성탄 대축일을 준비하면서 다시 오실 구세주를 기다리는 시기이다. ‘대림’(待臨)이라는 말은 ‘도착’을 뜻하는 라틴 말 ‘앗벤투스’(Adventus)에서 온 것이다. 이 대림 시기의 첫 주일부터 한 해의 전례주년이 새롭게 시작된다. 곧 교회 달력(전례력)으로는 대림 제1주일이 새해의 첫날이다.
대림 시기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스페인과 갈리아 지역에서 성탄을 앞두고 참회의 기간을 가진 관습이 있었던 4세기 말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의미에서 해마다 대림 시기가 거행된 것은 6세기 이후 로마 전례에 도입되면서부터이다.
대림 시기는 구세주이신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다시 오실 것을 기다리며 회개와 속죄로 준비하는 기간이다. 대림 제1주일부터 12월 16일까지의 전례에서는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하며 기다리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따라서 성경 말씀도 ‘깨어 기다리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에 비하여 12월 17일부터 성탄 전야인 12월 24일까지의 전례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초점을 두고 있다.
대림 시기에는 제대 주위의 화려한 장식을 피하고, ‘대영광송’을 바치지 않는다. 그러나 ‘알렐루야’를 노래하는 것은, 회개와 속죄의 시기이지만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신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대림초 네 개를 마련하여 매주 하나씩 늘려 밝히는데, 이는 구세주께서 가까이 오셨음을 알려 주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 시기의 전례 때 사제는 회개와 속죄의 뜻을 상징하는 보라색 제의를 입는다.
성탄 시기
‘주님 성탄 대축일’은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를 구원하시려고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오신 사건을 경축하는 날이다. 이제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죄에서 해방되고, 영원한 삶을 보장받게 되었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사랑을 드러내신 가장 확실한 표징이다.
주님 성탄 대축일에는 성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신 날을 성대하게 기리고자 구유 경배와 함께 밤, 새벽, 낮, 이렇게 세 번의 미사를 봉헌한다. 밤 미사는 예수님께서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신 사실을 전하는 복음을, 새벽 미사는 목자들이 예수님을 경배하는 복음을, 그리고 낮 미사는 말씀이 사람이 되신 강생의 신비를 전하는 복음을 각각 봉독하며 주님 성탄 대축일은 절정에 이른다.
교회는 주님 성탄 대축일 전야부터 주님 세례 축일까지를 ‘성탄 시기’로 지내고 있다. 특히 주님 성탄 대축일부터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까지는 성탄을 경축하는 ‘성탄 팔일 축제’를 지내는데, 이 기간 동안 교회는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도 지낸다.
‘주님 공현 대축일’도 성탄 시기의 대축일이다. 이 대축일은 처음에 1월 6일이었으나 지금은 1월 2일과 8일 사이의 주일에 지내고 있다. ‘주님 세례 축일’은 주님 공현 대축일과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드러내는 축일이다. 하늘이 열리며 소리가 들려오고 성령께서 내려오셨기 때문이다(마태 4,16-17 참조). 이 주님 세례 축일을 끝으로 성탄 시기는 막을 내린다. 그래서 이날 저녁 미사 뒤에는 구유를 치운다.
성주간
‘성주간’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성토요일’까지의 한 주간을 말한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교회의 전례주년 가운데 가장 경건한 때이다.
 
이 기간에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통하여 이룩하신 하느님의 구원 신비를 특별한 방식으로 기념한다. 곧 전례주년 전체의 정점을 이루는 성주간의 전례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의 마지막에 일어난 사건을 기억하고 묵상하는 가운데 주님의 부활을 맞이하도록 해 준다.
 
성주간의 첫날인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주일이다. 이날 교회는 미사 전에 예수님을 임금님으로 환영한다는 상징적 행위로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 기념’ 예식을 거행한다. 성주간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특별한 예식이 없다.
 
성주간 목요일 오전에는 각 교구의 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주교의 주례로 사제들이 모두 모여 ‘성유 축성 미사’를 봉헌한다. 이 미사 중에는 사제들이 사제품을 받을 때 한 사제직에 대한 서약을 공적으로 새롭게 하는 ‘사제들의 서약 갱신’이 있다. 그리고 이날 저녁에는 예수님께서 제정하신 성체성사를 기념하는 ‘주님 만찬 미사’를 봉헌한다. ‘재의 수요일’에 시작한 사순 시기는 이 미사 직전에 끝난다.
 
‘주님 만찬 미사’가 끝나면 성체를 성체 보관 장소(수난 감실)로 옮기고 제대포를 벗긴다. 또한 제대 중앙의 십자가를 치우거나 천으로 가린다. 신자들은 성체 보관 장소(수난 감실)에 모신 성체 앞에서 조배하며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한다.
 
* ‘성주간’과 ‘파스카 성삼일’ 전례와 예식 전문은 『성주간 · 파스카 성삼일』 예식서에 있습니다.
파스카 성삼일

‘파스카 성삼일’은 한 해의 전례주년에서 가장 거룩하고 뜻깊은 기간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에 대한 파스카 신비를 기념하는 3일 동안을 말한다. 곧 “주님 수난과 부활의 파스카 성삼일은 주님 만찬 저녁 미사부터 시작하여 파스카 성야에 절정을 이루며 부활 주일의 저녁 기도로 끝난다”(『전례주년과 전례력에 관한 일반 규범』, 19항).

‘파스카’는 본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축제였다.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와 아론을 통해 내려진 주님의 명령에 따라, 이집트를 떠나기 전날 밤 어린양을 잡아 그 피를 문설주에 바른 뒤 허리에 띠를 두르고 쓴나물과 누룩 없는 빵을 먹으며 이집트를 떠날 준비를 하였다. 그날 밤 양의 피가 묻어 있는 집은 아무 일도 없었지만, 그렇지 않은 집의 맏아들은 모두 죽는 참변이 일어났다. 이에 놀란 이집트는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낸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홍해를 건너 약속의 땅으로 갈 수 있었다(탈출 12,1-42 참조).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인도로 이루어진 이 사건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이 ‘건너감’을 뜻하는 파스카(Pascha)라는 이름을 따서 축제 이름으로 삼았다. 이후 파스카 축제는 민족의 잔치로 자리 잡았다.

구약의 파스카는 신약의 파스카인 부활을 미리 보여 준 사건이다. “그리스도께서는 특별히 당신의 파스카 신비로 인류를 구원하시고, 하느님을 완전하게 현양하는 업적을 이루셨다. 곧 당신의 죽음으로 우리 죽음을 없애시고 당신의 부활로 우리 생명을 되찾아 주셨다”(『전례주년과 전례력에 관한 일반 규범』, 18항).

오늘의 우리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과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있었기에 새로운 생명으로 건너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성체 조배
성체 조배는 주님 수난 예식 전까지 계속한다. 성체를 모셔 두는 장소는 기도와 묵상의 분위기가 이루어지도록 마련하되, 지나치게 화려한 장식은 하지 않는다. 성체는 감실이나 성합에 모시고 문을 잠가야 하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성체를 성광에 모시어 내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금요일 오후에 숨을 거두셨기 때문에 이 감실은 ‘무덤’이 될 수 없으므로 ‘무덤’이라는 표현도 해서는 안 된다. 성체 보관 장소(수난 감실)는 ‘주님의 묻히심’을 드러내려는 것이 아니라, 성금요일의 성체 분배와 병자들을 위하여 성체를 모셔 두고, 예수님께서 “나와 함께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마태 26,40) 하신 말씀을 기억하며 주님 앞에 머물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신자들은 주님 만찬 저녁 미사 다음 밤 시간 동안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 앞에서 조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자정이 지나면 소박한 분위기에서 조배를 한다. 주님 수난의 날이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성체 조배’의 자료는 여기에 제시한 자료 말고도 주교회의 전례위원회의 감수를 받아 발간한 ‘성시간의 길잡이’ 『성시간』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순 서

지향
- 우리 공동체 안에 성체의 형상 아래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그리스도와 하나 되고 자신 안에 주님을 모시며 일치를 이룬다.
- 수난하시는 그리스도의 거룩한 마음을 깨달음으로써,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자비를 깨닫고 감사하며, 그 사랑을 세상에 증언할 수 있는 은혜를 청한다.
- 고통받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주님 안에 한 형제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고통을 나누어 일치할 수 있는 은혜를 구한다.
- 주님께서 주신 선물인 굳건한 신앙으로, 그리스도를 따르면서 겪게 될 여러 고통을 잘 이겨 낼 수 있도록 기도한다.

시작 성가 <『가톨릭 성가』 119번, “주님은 우리 위해”>

몸과 마음의 준비 <차분하고 신중하게 진행한다.>
▦ 형제 여러분, 우리는 주님 앞에 겸손하게 나아왔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십자가의 희생과 사랑으로 우리의 모든 죄를 씻어 주시고, 당신 몸을 우리 생명의 양식으로 내어 주시며,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크고 완전한 사랑을 주셨습니다. 이 시간 우리는 주님의 자비를 청하려고 나아왔습니다. 주님께 큰 예를 드리며 주님과 일치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먼저 마음을 가다듬어 주님 앞에 와 있음을 의식하는 묵상 시간을 갖겠습니다.
<2분 정도 묵상한다.>

예수 성심 호칭 기도
○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저희의 기도를 들으소서.
● 그리스도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하늘에 계신 천주 성부님
● 자비를 베푸소서.
   <다음은 같은 후렴>
○ 세상을 구원하신 천주 성자님
   천주 성령님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영원하신 성부의 아들이신 예수 성심
   동정 마리아 몸에 성령으로 잉태되신 예수 성심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 성심
   영광과 위엄이 가득하신 예수 성심
   하느님의 성전이신 예수 성심
   지존하신 이의 장막이신 예수 성심
   하느님의 집이요 하늘의 문이신 예수 성심
   사랑의 불가마이신 예수 성심
   나눔과 베풂의 그릇이신 예수 성심
   자비와 인정이 넘치시는 예수 성심
   모든 덕행의 원천이신 예수 성심
   지극한 찬미를 받으실 예수 성심
   모든 마음의 중심이요 임금이신 예수 성심
   온갖 지혜와 지식의 보고이신 예수 성심
   천주성이 충만하신 예수 성심
   성부의 기쁨이신 예수 성심
   풍부한 은혜를 베푸시는 예수 성심
   죽은 이들의 희망이신 예수 성심
   지극히 자비로우시고 인내하시는 예수 성심
   모든 이의 간구를 들어주시는 예수 성심
   생명과 성덕의 샘이신 예수 성심
   저희 죄를 용서하시는 예수 성심
   극도의 모욕을 당하신 예수 성심
   저희 죄로 찢기신 예수 성심
   죽기까지 순명하신 예수 성심
   창에 찔리신 예수 성심
   모든 위로의 샘이신 예수 성심
   생명이요 부활이신 예수 성심
   평화요 화해이신 예수 성심
   죄인들의 제물이 되신 예수 성심
   주님께 바라는 이들의 구원이신 예수 성심
   주님을 믿으며 죽는 이들의 희망이신 예수 성심
   모든 성인의 즐거움이신 예수 성심
○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 저희를 용서하소서.
○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 자비를 베푸소서.
○ 마음이 어질고 겸손하신 예수님
● 저희 마음을 주님 마음과 같게 하소서.
┼ 기도합시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지극히 사랑하시는 성자의 성심을 보시고 죄인들을 대신하여 바친 성자의 찬미와 보속으로 마음을 푸시어, 주님의 자비를 간구하는 저희를 용서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 아멘.

▦ 잠시 묵상합시다. <1분 정도 묵상한다.>

▦ 주님께서 앞에 계심을 의식한 우리는 이제 주님께 깊은 절로 공경의 예를 드립시다.
<참석자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순서와 관계없이 성체께 깊은 절을 올린다.>

자기 성찰
▦ 잠시 침묵하며 자기의 현재 모습을 주님께 아룁시다.
<자기 성찰을 돕고자 다음의 기도 가운데 낭송할 수 있다.>

하느님 아버지께: 천지 창조 이전에 저를 뽑아 주시고 이 자리에 불러 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저를 향한 아버지의 극진한 사랑에 저를 맡겨 드립니다. 언제나 아버지께서 뜻하시고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이 시간 아버지와 함께 있게 해 주십시오. 저의 뜻보다 더 큰 선을 위하여 모든 것을 미리 보고 마련해 주시는 아버지, 제 뜻대로가 아니라 언제나 아버지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저를 아버지께 맡겨 드리며 봉헌합니다.

예수님께: 예수님, 저를 주님께 봉헌합니다. 이 시간 저를 이끌어 주시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방법으로 성체 조배를 바칠 수 있도록 저의 마음을 열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 저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저도 예수님을 사랑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성령님께: 성령님, 성령님께서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도 모르는 저를 대신하여,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깊이 탄식하시며 하느님께 간구해 주십니다. 이 시간 저를 성령님께 봉헌합니다. 저의 지성과 기억, 의지와 영을 드리니 저를 비추어 주십시오. 제 안에 슬기와 지식, 총명과 분별의 은혜를 더해 주십시오. 이 시간 주님의 가르침을 잘 알아듣고 주님의 사랑 안으로 저를 이끌어 주십시오.

찬미가
○ 임금님 높은깃발 앞장서가니
   십자가 깊은신비 빛나시도다.
   사람을 내신분이 사람되시어
   십자가 형틀위에 달려계시네.
● 주님은 십자가에 높이달리사
   예리한 창끝으로 찔리셨으니
   우리의 더러운죄 씻으시려고
   피와물 송두리째 쏟으셨도다.
○ 광채로 번쩍이는 영광된나무
   임금님 붉은피로 물들었어라.
   고귀한 나무줄기 간택됐으니
   거룩한 가지들도 적셔주소서.
● 지극히 복되고도 복된나무여
   그위에 구원값이 달려있으니
   주님의 몸값다는 저울이되어
   지옥의 전리품도 함께달았네.
○ 거룩한 제단이며 제물이시여
   수난의 영광보고 경배하오니
   생명이 죽음마저 이기셨기에
   죽음이 새생명을 돌려주었네.
● 유일한 우리희망 십자가나무
   수난의 귀한시기 다가왔으니
   열심한 신자에게 은총주시고
   죄인의 모든허물 씻어주소서.
○ 구원의 원천이신 삼위일체여
   천사들 소리맞춰 찬미하오니
   십자가 그신비로 구원된우리
   영원히 무궁토록 지켜주소서.
◎ 아멘.

시편 기도 72(71),1-19
◎ 주님은 가련한 백성의 권리를 보살피시고
   불쌍한 이에게 도움을 베풀어 주시나이다.
○ 하느님, 당신의 공정을 임금에게, 당신의 정의를 임금의 아들에게 베푸소서.
● 그가 당신 백성을 정의로, 가련한 이들을 공정으로 다스리게 하소서.
○ 산들은 백성에게 평화를, 언덕들은 정의를 가져오게 하소서.
● 그가 가련한 백성의 권리를 보살피고, 불쌍한 이에게 도움을 베풀며, 폭행하는 자를 쳐부수게 하소서.
○ 세세 대대로, 해처럼 달처럼 살게 하소서.
● 그가 풀밭에 내리는 비처럼, 땅을 적시는 소나기처럼 내려오게 하소서.
○ 저 달이 다할 그때까지, 정의와 큰 평화가 그의 시대에 꽃피게 하소서.
● 그가 바다에서 바다까지, 강에서 땅끝까지 다스리게 하소서.
○ 적들은 그 앞에 엎드리고, 원수들은 먼지를 핥게 하소서.
● 타르시스와 섬나라 임금들이 예물을 가져오고, 세바와 스바의 임금들이 조공을 바치게 하소서.
○ 모든 임금들이 그에게 경배하고, 모든 민족들이 그를 섬기게 하소서.
● 그는 하소연하는 불쌍한 이를, 도와줄 사람 없는 가련한 이를 구원하나이다.
○ 약한 이, 불쌍한 이에게 동정을 베풀고, 불쌍한 이들의 목숨을 살려 주나이다.
● 그의 눈에는 그들의 피가 소중하기에, 그는 억압과 폭행에서 그들의 목숨을 구하리이다.
○ 오래도록 그를 살리시어 사람들이 그에게 세바의 황금을 바치고, 그를 위하여 늘 기도하며 날마다 축복하게 하소서.
● 땅에는 곡식이 풍성하여 산봉우리까지 넘치고, 그 열매 레바논 같게 하소서. 사람들은 성읍마다 들풀처럼 무성하게 하소서.
○ 그의 이름 영원히 이어지며, 그의 이름 해처럼 솟아오르게 하소서. 세상 모든 민족들이 그를 통해 복을 받고, 그를 칭송하게 하소서.
● 주 하느님, 이스라엘의 하느님은 찬미받으시리라. 그분 홀로 기적들을 일으키신다.
○ 영광스러운 그 이름 영원히 찬미받으시리라. 그 영광 온 누리에 가득하리라. 아멘, 아멘!
◎ 주님은 가련한 백성의 권리를 보살피시고
   불쌍한 이에게 도움을 베풀어 주시나이다.

독서 <아래의 글 대신 다른 글을 읽을 수 있다.>
주님, 주님 손에 맡깁니다. 송두리째 남김없이 바칩니다. 하늘과 땅이 결합하는 위대한 순간입니다. 드디어 저희가 구원을 누리게 되는 제사가 이루어졌습니다. 아버지, 저희 자신을 아낌없이 모두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받아 주소서. 날마다 사제의 손을 거쳐 바치는 이 골고타 제사와 함께하는 저희입니다.
가슴을 치며 따라가는 저희의 부족함을 보지 마시고, 아드님의 위대한 제사와 하나 되어, 아버지의 입가와 마음에 웃음이 번지게 하소서. 또한 더욱 열심히 주님을 모시고 주님과 하나 되어, 저희 자신을 되풀이하여 주님께 바치고 이웃에게 내어 주며, 주님을 예배하는 사제직의 사명을 수행하도록 은총을 주소서.
<잠시 묵상한다.>

성가 <『가톨릭 성가』 174번, “사랑의 신비”>

복음 <영원한 생명의 빵>
▦ 형제 여러분,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말씀을 들읍시다. 6,35-40
<사제나 부제가 봉독할 때에는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라고 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35 이르셨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36 그러나 내가 이미 말한 대로, 너희는 나를 보고도 나를 믿지 않는다. 37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시는 사람은 모두 나에게 올 것이고, 나에게 오는 사람을 나는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 38 나는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 39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 40 내 아버지의 뜻은 또,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나는 마지막 날에 그들을 다시 살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잠시 묵상한다.>

성 토마스의 성체 찬미가
○ 엎디어 절하나이다. 눈으로 보아 알 수 없는 하느님, 두 가지 형상 안에 분명히 계시오나, 우러러 뵈올수록 전혀 알 길 없삽기에, 제 마음은 오직 믿을 뿐이옵니다.
● 보고 맛보고 만져 봐도 알 길 없고, 다만 들음으로써 믿음 든든해지오니, 믿나이다, 천주 성자 말씀하신 모든 것을. 주님의 말씀보다 더 참된 진리 없나이다.
○ 십자가 위에서는 신성을 감추시고, 여기서는 인성마저 아니 보이시나, 저는 신성, 인성을 둘 다 믿어 고백하며, 뉘우치던 저 강도의 기도 올리나이다.
● 토마스처럼 그 상처를 보지는 못하여도, 저의 하느님이심을 믿어 의심 않사오니, 언제나 주님을 더욱더 믿고 바라고 사랑하게 하소서.
○ 주님의 죽음을 기념하는 성사여, 사람에게 생명 주는 살아 있는 빵이여, 제 영혼 당신으로 살아가고, 언제나 그 단맛을 느끼게 하소서.
● 사랑 깊은 펠리칸, 주 예수님, 더러운 저, 당신 피로 씻어 주소서. 그 한 방울만으로도 온 세상을 모든 죄악에서 구해 내시리이다.
○ 예수님, 지금은 가려져 계시오나 이렇듯 애타게 간구하오니, 언젠가 드러내실 주님 얼굴 마주 뵙고, 주님 영광 바라보며 기뻐하게 하소서.
◎ 아멘.

묵주 기도 <고통의 신비>
▦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피땀이 흐르는 깊은 고난의 기도를 바치십니다. 그리고 아버지 하느님께서 내리신 쓴잔을 겸손하게 받아들이십니다. 사랑의 수난이 시작하는 이때에,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고통의 길을 성모님과 함께 묵상하고 기도합시다.
<낭독은 시간에 따라 조절한다.>

* 1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피땀 흘리심을 묵상합시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그때에 천사가 하늘에서 나타나 그분의 기운을 북돋아 드렸다. 예수님께서 고뇌에 싸여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핏방울처럼 되어 땅에 떨어졌다. 그리고 기도를 마치고 일어나시어 제자들에게 와서 보시니, 그들은 슬픔에 지쳐 잠들어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왜 자고 있느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일어나 기도하여라’”(루카 22,42-46).
<1분 묵상>

기도 안에서 아버지의 뜻을 청하며 피땀을 흘리시는 예수님께서는 두 번에 걸쳐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기도하지 않고서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 수 없음을 예수님께서 직접 보여 주십니다. 지쳐 잠든 제자들에게 “일어나 기도하여라.” 하신 주님께 기도합시다.

“예수님! 저희는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사랑의 삶을 따르고자 이렇게 성체 앞에 모여, 예수님께서 피땀 흘리며 기도하시고 수난의 길을 가신 것을 묵상합니다. 저희와 함께하시어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가톨릭 성가』 270번, “로사리오의 기도”의 고통의 신비 1절을 부르고 묵주 기도를 한다.>

* 2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매 맞으심을 묵상합시다.
“예수님을 지키던 사람들은 그분을 매질하며 조롱하였다. 또 예수님의 눈을 가리고 ‘알아맞혀 보아라. 너를 친 사람이 누구냐?’ 하고 물었다. 그들은 이 밖에도 예수님을 모독하는 말을 많이 퍼부었다”(루카 22,63-65). <1분 묵상>

예수님께서는 세속적이고 철없는 조롱과 모독에 대응하시지 않고 그대로 허용하십니다. 예수님의 거룩하심과 사랑은 세상 안에 세상을 위해 존재하지만 세상에 섞이지는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과 경쟁하지 않습니다. 세상에 살면서도 예수님의 사랑을 조롱하고 모독하는 경향에 휩싸이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예수님! 예수님을 조롱하고 모독한 사람들의 매질보다 예수님을 더욱 아프게 한 것은 예수님의 깊은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와 외면이었습니다. 저희가 예수님의 쓰린 마음에 함께할 수 있도록 용기와 힘을 주소서.”
<『가톨릭 성가』 270번, “로사리오의 기도”의 고통의 신비 2절을 부르고 묵주 기도를 한다.>

* 3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가시관 쓰심을 묵상합시다.
“군사들은 예수님을 뜰 안으로 끌고 갔다. 그곳은 총독 관저였다. 그들은 온 부대를 집합시킨 다음, 그분께 자주색 옷을 입히고 가시관을 엮어 머리에 씌우고서는,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 하며 인사하기 시작하였다. 또 갈대로 그분의 머리를 때리고 침을 뱉고서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 예수님께 절하였다. 그렇게 예수님을 조롱하고 나서 자주색 옷을 벗기고 그분의 겉옷을 입혔다. 그리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러 끌고 나갔다”(마르 15,16-20). <1분 묵상>

군사들은 예수님께 가시관을 씌우고 침을 뱉고 옷을 벗기며 예수님을 조롱합니다. 우리가 약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낮추기를 피하며 저지르는 죄들은 군사들처럼 주님을 조롱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위해 스스로 자신을 낮추신 예수님께 우리도 예수님의 깊은 사랑을 배워 자신을 내세우기보다는 낮추며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청합시다.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세상 끝 날에 저희를 모두 들어 올리시려고 가장 낮은 자가 되시어 조롱을 받으셨습니다. 화려한 세상의 황금관이 아니라 고난의 가시관을 쓰신 예수님께 무릎을 꿇어 경배를 드립니다. 저희도 세상을 살면서 사랑 때문에 자신을 낮추는 그런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가톨릭 성가』 270번, “로사리오의 기도”의 고통의 신비 3절을 부르고 묵주 기도를 한다.>

* 4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사람들이 큰 소리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다그치며 요구하는데, 그 소리가 점점 거세졌다. 마침내 빌라도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결정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반란과 살인으로 감옥에 갇혀 있던 자를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풀어 주고, 예수님은 그들의 뜻대로 하라고 넘겨주었다. 그들은 예수님을 끌고 가다가, 시골에서 오고 있던 시몬이라는 어떤 키레네 사람을 붙잡아 십자가를 지우고 예수님을 뒤따르게 하였다. 백성의 큰 무리도 예수님을 따라갔다. 그 가운데에는 예수님 때문에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여자들도 있었다”(루카 23,23-27).
<1분 묵상>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는 사람들, 본디의 생각과는 달리 예수님을 내어 주는 빌라도,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는 시몬, 예수님 때문에 통곡하는 사람들, 이 여러 모습이 우리 안에 모두 들어 있습니다. 어느 모습이 더 자주 보이는지는 우리가 얼마나 자주 주님이신 예수님 곁에 머무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고 가신 예수님을 늘 곁에 모시고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예수님! 저희의 무관심과 냉대, 때로는 질투와 시기가 예수님의 십자가를 더욱 무겁게 합니다. 때로는 예수님을 못 박으라고 외치기도 하고, 때로는 예수님을 위해 통곡하기도 합니다. 변덕이 심한 저희가 거룩한 시몬처럼 예수님의 십자가를 함께 지는 영광을 누릴 수 있도록 해 주소서.”
<『가톨릭 성가』 270번, “로사리오의 기도”의 고통의 신비 4절을 부르고 묵주 기도를 한다.>

* 5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낮 열두 시쯤 되자 어둠이 온 땅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해가 어두워진 것이다. 그때에 성전 휘장 한가운데가 두 갈래로 찢어졌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외치셨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숨을 거두셨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백인대장은 하느님을 찬양하며, ‘정녕 이 사람은 의로운 분이셨다.’ 하고 말하였다”(루카 23,44-47). <1분 묵상>

지금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외에 이 땅의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시고 위로받지 못하십니다. 만일 그런 상황이 우리에게 닥친다면, 그것은 이겨 내기 어려운 두려움이지만 그럴 때에 우리 곁에는 반드시 백인대장 같은 이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외롭게 두지 않으십니다. 우리도 백인대장과 같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는 사랑을 알아보는 그런 영혼의 눈이 열려서, 이 세상에 펼쳐진 하느님의 은총을 깨달을 수 있도록 청합시다.

“저희 주님,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희생을 통하여 참된 사랑을 드러내셨습니다. 이제는 저희가 백인대장과 같이 참된 사랑의 의로움을 깨달을 수 있는 영혼의 눈을 뜨도록 도와주소서. 저희의 노력과 힘은 작고 변덕이 심하지만 주님의 사랑은 크고 영원히 변치 않음을 믿습니다.”
<『가톨릭 성가』 270번, “로사리오의 기도”의 고통의 신비 5절을 부르고 묵주 기도를 한다.>

청원 기도 <다른 지향으로 기도할 수 있다.>
┼ 주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 최후 만찬의 식탁에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여 성체성사를 거행하도록 교회에 맡겨 주셨으니, 그분을 경배하며 기도합시다.
◎ 주님, 주님의 피로 구원하신 백성을 거룩하게 하소서.
1. 구세주 그리스도님, 저희가 부활의 영광을 바라며 속죄함으로써 더욱 완전히 주님의 수난에 참여하게 하소서. ◎
2. 괴로워하는 이들의 위로자이신 성모님의 보호를 받도록, 저희도 주님께서 베푸시는 그 위안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게 하소서. ◎
3. 신자들이 고통을 겪을 때에 주님의 수난에 참여하여 스스로 주님의 구원을 보여 주게 하소서. ◎
4. 주님, 자신을 낮추시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까지 순종하셨으니, 순종과 인내의 덕을 저희에게도 내려 주소서. ◎
5. 세상을 떠난 이들이 주님의 영광스러운 육신을 닮게 하시고, 때가 되면 저희도 그들과 같아지게 하소서. ◎

마침 성가 <『가톨릭 성가』 123번, “십자가 지고 가시는”>
전교의 달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교회는 그리스도의 이 분부에 따라, 신자들의 선교 의식을 높이고자 1926년부터 해마다 10월 마지막 주일의 앞 주일(올해는 10월 20일)을 ‘전교 주일’로 지내고 있다. 이날의 특별 헌금은 교황청 전교회로 보내 전교 지역의 교회를 돕는 데 쓴다.

이에 발맞추어 한국 교회는 신자들에게 복음 전파의 사명을 더욱 일깨워 주고자 1970년부터 10월을 ‘전교의 달’로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