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2월 19일 수요일
[녹] 연중 제6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31(30),3-4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제1독서
<말씀을 듣기만 하지 말고 실행하는 사람이 되십시오.>1,19-27
화답송시편 15(14),2-3ㄱ.3ㄴㄷ-4ㄱㄴ.5(◎ 1ㄴ)
복음 환호송에페 1,17-18 참조
복음
<눈먼 이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되었다.>8,22-26
그런데 사람들이 눈먼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는
그에게 손을 대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23 그분께서는 그 눈먼 이의 손을 잡아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셔서,
그의 두 눈에 침을 바르시고 그에게 손을 얹으신 다음,
“무엇이 보이느냐?” 하고 물으셨다.
24 그는 앞을 쳐다보며,“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걸어다니는 나무처럼 보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5 그분께서 다시 그의 두 눈에 손을 얹으시니 그가 똑똑히 보게 되었다.
그는 시력이 회복되어 모든 것을 뚜렷이 보게 된 것이다.
26 예수님께서는 그를 집으로 보내시면서 말씀하셨다.
“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마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78(77),29-30 참조
요한 3,16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우리 몸에 이상이 있으면 엑스레이(X-ray)나 엠아르아이(MRI), 또는 시티(CT) 촬영을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제가 들은 바로는 촬영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촬영된 사진을 잘 판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실력이 좋은 의사는 그 사진을 제대로 판독하지만, 그렇지 않은 의사는 사진을 보고도 올바른 진단을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신앙인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똑같은 현실 앞에서 어떤 사람은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하느님의 뜻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방황하지만, 다른 어떤 사람은 그 현실에 충분히 만족하며 행복할 줄 압니다. 곧 영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영적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먼저 예수님께서는 눈먼 이를 데리고 벳사이다에서 떨어진 외딴곳으로 가십니다. 왜 외딴곳으로 가셔야만 하였을까요? 벳사이다는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도 회개하지 않는 고을이기 때문입니다(마태 11,21 참조). 영적으로 눈먼 이들이 가득한 곳에서 벗어나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눈먼 이의 두 눈에 침을 바르시고 손을 얹어 주십니다. 여느 때처럼 사람의 가장 약한 곳을 어루만져 주십니다. 그런데 당장 낫지는 않았습니다. 눈먼 이에게 사람이 보이기는 하지만 하나의 식물처럼 보였습니다. 아직 사람을 볼 만한 영적인 눈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더욱더 특별한 방법으로 치유하십니다. 곧 눈을 뜨게 해 주시려고, 두 눈에 손을 얹어 눈을 가리십니다. 빛을 주시려고, 어둠의 그림자를 드리워 주십니다. 참세상을 보려면 어둠 속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제 예수님께서 우리의 손을 잡으시어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에서 나와, 당신의 거룩한 곳으로 데리고 오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눈을 가리신 다음 물으십니다. “무엇이 보이느냐?”
(한재호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