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28일 일요일
[녹] 연중 제13주일 (교황 주일)
한국 교회는 해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6월 29일)이나 이날과 가까운 주일을 교황 주일로 지낸다. 이날 교회는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이 전 세계 교회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주님의 도움을 청한다. 이 교황 주일에는 교황의 사목 활동을 돕고자 특별 헌금을 한다.
한국 교회는 해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6월 29일)이나 이날과 가까운 주일을 교황 주일로 지낸다. 이날 교회는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이 전 세계 교회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주님의 도움을 청한다. 교황 주일에는 교황의 사목 활동을 돕고자 특별 헌금을 한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13주일이며 교황 주일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세례를 통하여 예수님과 함께 묻혔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 사람들입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며, 예수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답게 살아가기로 다짐하며, 우리 시대의 예언자요 목자이신 교황님을 위해서도 기도합시다.
입당송 시편 47(46),2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엘리사 예언자는 자신을 하느님의 사람으로 대접해 준 수넴 여인에게, 내년 이맘때 아들을 안게 되리라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과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우리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나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의 거룩한 사람이니, 그곳에 드실 수 있을 것입니다.>4,8-11.14-16ㄴ
화답송시편 89(88),2-3.16-17.18-19(◎ 2ㄱ)
제2독서
<우리는 세례를 통하여 그분과 함께 묻혔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6,3-4.8-11
복음 환호송1베드 2,9 참조
복음
<십자가를 지지 않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다.>10,37-42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목자이신 주님, 교황 주일을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하여 기도하오니, 끊임없이 복음 선포에 힘을 쏟는 그와 늘 함께하시어 길을 밝혀 주시고, 건강의 은총을 주소서.
2. 국가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정의와 평화의 주님, 이 나라의 지도자들이 가난하고 외면당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알게 하시어, 이 땅에 주님께서 바라시는 정의와 평화를 세우는 데 힘쓰게 하소서.
3.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6·25 전쟁 후 70년을 살아온 남과 북이, 참된 용서와 진정한 화해로 하나 되어,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목자이신 주님, 지역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사랑과 기쁨이 가득한 사회를 만들어 가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2 : 구원의 신비>영성체송 시편 103(102),1
요한 17,20-21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우리는 죄에서 죽고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위하여 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아버지나 어머니를 당신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당신께 합당하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르지 않는 사람도 당신께 합당하지 않다고 하십니다. 주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얻을 것이라는 말씀을 명심하고 예수님의 제자로서 합당하게 살아가기로 다짐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의 주제는 ‘그리스도의 사람’입니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후배 신학생들이 한국 식료품을 소포로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의 묵상은 후배들에게 쓴 제 답장으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저는 그대들이 참으로 어리석은 이들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곳에서도 한국 식료품을 살 수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기어이 소포를 보내고야 마는 그대들은 어리석습니다. 12시간 넘게 걸리는 이곳에 소포를 보내면 고추장 용기가 깨질 수 있다는 사실보다, 이 사람이 고추장 한 숟가락 먹지 못할까 걱정하는 그대들은 어리석습니다. 시험, 논문 등으로 바쁜 시기인데 귀한 시간 쪼개서 보답도 없는 소포를 보내는 그대들은 어리석습니다. 세상은 그대들처럼 그리 어리석지 않습니다. 받을 것 다 받고, 자기 앞가림부터 챙기고, 손익 계산에 재빨라야 살 만하다는 것을 그대들처럼 모르지 않습니다.
그대들을 위하여 기도하면서 저는 어리석은 또 다른 사람들을 기억하였습니다. 가족들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을 어린 사제에게 털어놓았던 교우분들, 타지에서 고생한다며 봉투를 쥐어 주시던 선배 신부님들, 세상 좋은 것들을 마다하고 울타리 속에서 기도와 노동으로 살겠다고 세속의 옷을 벗은 젊은 처자들 ……. 프란치스코 성인도 그렇게 어리석어 한평생 거지로 살았고, 가타리나 성녀도 긴 머리를 잘랐으며,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도 자신의 젊은 생명을 버렸습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 그분께서는 죄없이 고통을 받고 돌아가시면서도 당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이들을 용서하시는 어리석음의 극치를 달리시고야 말았습니다. 어리석은 이들이여, 그대들의 어리석음이 하느님께 큰 찬양이 되었으리라,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될 것이라, 그대 자신들을 살릴 것이라 믿습니다. 어리석은 그대들에게 제 어리석은 사랑을 고백합니다. 사랑합니다. 함께 갑시다.”
(한재호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