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8월 11일 화요일
[백]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클라라 성녀는 1194년 이탈리아 아시시의 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복음적 생활에 감명을 받은 그는 수도 생활에 대한 열망으로 클라라 수도회를 세웠다. 수도 생활에 대한 집안의 반대가 심하였으나, 오히려 동생 아녜스마저 언니 클라라의 뒤를 따라 수도자가 되었다. 클라라 성녀는 프란치스코 성인을 본받아 철저하게 가난하고 겸손한 삶을 살았다. 성인은 1253년에 선종하였으며, 알렉산데르 4세 교황이 1255년에 시성하였다.
입당송
본기도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에제키엘 예언자에게 꿀처럼 입에 단 두루마리를 입에 넣어 주시며, 이스라엘 집안에게 당신 말씀을 전하라고 하신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아버지의 뜻이 아니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그 두루마리를 내 입에 넣어 주시니, 꿀처럼 입에 달았다.>2,8─3,4
화답송시편 119(118),14.24.72.103.111.131(◎ 103ㄱ 참조)
복음 환호송마태 11,29 참조
복음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18,1-5.10.12-14
예물 기도
영성체송 마태 25,6 참조
시편 27(26),4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마태오는 복음서 전체의 구성을 천을 짜듯 치밀하게 다듬으면서, 독자들에게 올바른 그리스도의 모습을 일관성 있게 보여 주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예수님의 말씀을 주제별로 모아 다섯 개의 담화문으로 정리합니다. 복음적 담화문이라고 할 수 있는 산상 설교(5―7장), 제자들에 대한 파견 설교(10장), 하늘 나라에 관한 일곱 가지 비유를 모아 놓은 설교(13장), 예수님께서 교회에 관하여 하신 말씀만 모아 놓은 교회 설교(18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종말론적인 담화문인 심판 설교(23―25장)입니다.
오늘 복음은 교회 설교 가운데 두 부분을 전해 줍니다. 곧 ‘겸손하여라.’로 시작하여 ‘작은 이들을 업신여기지 마라.’로 이어진 내용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하고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어린이 하나를 부르시어 제자들 가운데 세우시고,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잘난 신자들에게 공동체 안에서 작은 이들을 업신여기지 말라고도 이르십니다. 더욱 이해하기 쉽도록 예수님께서는 마지막에 ‘되찾은 양의 비유’를 덧붙이십니다. 아무리 못난 신자라도 구원을 받도록 공동체 모두가 돌보아야 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뜻이라고 말입니다.
1210년, 프란치스코 성인의 설교를 듣고 감동한 클라라 성녀는 2년 뒤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밤에 프란치스코와 그의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보속의 수도복’을 받아 입고 순명을 서약한 뒤, 복음적 가난과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예수님을 닮은 절대적 가난 속에서 인간 존재의 가난이 참으로 무엇인지를 삶으로 밝혀 준 성녀야말로, 오늘 복음이 말하는 잘난 체하는 마음으로 작은 이들을 쉽게 업신여기는 우리에게 겸손의 참본보기가 됩니다. 클라라 성녀는 말합니다. “그대는 다른 이들이 바라보고 따를 수 있도록 그리스도를 반영하는 거울이 되어 가고 있는가?” 답은 오늘 복음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박기석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