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1일 일요일
[녹] 연중 제28주일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28주일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온 세상 사람들을 아드님의 혼인 잔치에 부르십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에게 성령의 지혜를 주시어, 부르심을 받은 우리의 희망을 증언하게 하십니다. 아버지께서 마련하신 영원한 생명의 잔치를 거부하지 않고, 그 잔치에 예복 없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입당송 시편 130(129),3-4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께서 모든 민족들을 위하여 잔치를 베푸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치워 주시리라고 예언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알며,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다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시며,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주님께서 잔치를 베푸시고,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내시리라.>25,6-10ㄱ
화답송시편 23(22),1-3ㄱ.3ㄴㄷ-4.5.6(◎ 6ㄷㄹ)
제2독서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4,12-14.19-20
복음 환호송에페 1,17-18 참조
복음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22,1-14
22,1-10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희망이신 주님, 주님께 희망을 두고 살아가는 교회를 이끄시어, 주님의 잔치에 이웃을 초대하여 기쁨과 희망을 함께 나누고, 주님께서 베푸시는 풍요를 널리 전하게 하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70년을 남과 북으로 갈라져 세계 정세에 많은 영향을 받는 저희 민족을 보살펴 주시어, 진리를 찾고 따르며 일치와 평화를 위하여 나아가게 하소서.
3. 생명 조작 없는 세상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 저희를 주님 사랑으로 지켜 주시어, 비록 미약하지만 온전한 생명인 배아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그 권리를 침해하지 않게 하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구원자이신 주님, 전교의 달을 지내는 저희 본당 공동체를 굽어보시어, 성경은 물론 사도들이 설교와 모범과 제도로 전해 준 것들을 잘 익히고 널리 전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6 : 영원한 파스카의 보증>영성체송 시편 34(33),11
1요한 3,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보라, 이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 이분이야말로 우리가 희망을 걸었던 주님이시다.” 모든 민족들의 입에서 이러한 탄성이 나올 때까지, 주님께서 마련하신 혼인 잔치에 이웃들을 초대합시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채워 주신다는 바오로 사도의 이 확신이 우리의 고백이 되게 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임금이 종들을 보내 아들의 혼인 잔치에 사람들을 초대하였습니다. 그러나 초대받은 이들은 잔치에 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임금은 다른 종들을 보내며 초대를 반복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두 번째 초대에도 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임금이 보낸 종들을 죽이기까지 합니다.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어찌하여 이들은 이런 행동을 하였던 것일까요?
이유는 명백합니다. 임금의 아들이 혼인한다는 것은 왕자가 장차 왕위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이 이 잔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은 왕자가 왕위를 계승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더 나아가 임금의 종들을 죽이기까지 하였다는 것은 반역을 일으켜 왕권을 쟁취하겠다는 생각을 지녔음을 보여 줍니다. 요컨대 오늘 비유에 나온 이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이가 통치하는 나라, 자기들의 뜻대로 국정 운영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꿈꾸었기에 이와 같은 행동을 보였던 것입니다. 임금이 군대를 보내 이들을 없애고 그 고을을 불살라 버린 것은 왕권이 위협받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왕자의 혼인 잔치는 예수 그리스도와 죄 많은 인류의 일치를 비유한 것입니다. 그리고 초대받은 이들이 초대에 응하지 않고 종들을 죽이는 행위는, 당시 종교 지도자들이 이러한 일치와, 그 일치를 통하여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의 참임금이 되시는 것을 바라지 않았음을 뜻합니다. 그들은 입으로만 하느님 나라를 외쳤지, 실제로는 자기들의 뜻대로 움직이는 나라, 자기들이 임금이 되는 나라를 원하였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