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1일 토요일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이날은 동방 교회의 신자들과 함께, 성모님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실 때 은총을 가득히 채워 주신 그 성령의 감도로 성모님께서 아기 때부터 하느님께 봉헌되신 것을 기리는 날이다. 성모님의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는 성모님께서 세 살 되시던 해에 성전에서 하느님께 성모님을 바쳤다고 전하여 온다. 이날은 본디 6세기 중엽 예루살렘 성전 가까이에 세워진 새로운 성모 성당의 봉헌을 기념하는 날이었는데, 1472년 식스토 4세 교황이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로 선포하였다.
입당송
본기도
말씀의 초대
즈카르야 예언자는 시온에게, 만군의 주님께서 그 한가운데에 머무르시리라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딸 시온아, 즐거워하여라. 내가 이제 가서 머무르리라.>2,14-17
화답송루카 1,46ㄴ-47.48-49.50-51.52-53.54-55
복음 환호송루카 11,28 참조
복음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12,46-50
예물 기도
동정녀에게서 태어나신 성자께서
어머니의 순결을 손상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거룩하게 하셨으니
저희가 성자의 인성으로 도움을 받고 죄에서 벗어나
주님 마음에 드는 제물을 바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1 : 어머니이신 마리아>영성체송 루카 11,2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말씀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그분의 어머니와 형제들이라는 표현 때문에 혼란스러워합니다. 마리아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에 의구심을 가지기도 하고 다양한 해석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 가운데 하나를 소개한다면 당시에 ‘형제’라는 표현이 지금보다는 넓은 의미로 이해되었고 사촌들에게도 적용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이 강조하는 것은 새로운 관계입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을 형제자매로 생각합니다.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시는 것을 보여 주고 우리에게 증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시 죄인으로 여겨지던 이들과 함께 어울리시고 그들을 용서하시고 받아들이십니다. 이것 때문에 종교 지도자들과 마찰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들과 과부들도 돌보시고 병자들을 고쳐 주시고 공동체에서 소외된 이들을 공동체 안으로 돌려보내십니다. 이미 예수님께서는 기존의 관계에서 벗어나시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가십니다. 제자들과 예수님의 관계도 이런 새로운 관계 가운데 하나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새로운 관계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이 바로 신앙인이 가지는 새로운 정체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