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8일 일요일
[백] 부활 제5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부활 제5주일입니다. 농부이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참된 포도나무의 가지로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성실한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면서 새로운 인류의 맏이가 되어, 성덕과 평화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성령의 은혜를 청합시다.
입당송 시편 98(97),1-2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어떻게 길에서 주님을 뵙게 되었는지 그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다.>9,26-31
화답송시편 22(21),26ㄴ-27.28과 30ㄱㄴ.30ㄷ-32(◎ 26ㄱ 참조)
제2독서
<믿고 사랑하라는 것이 하느님의 계명입니다.>3,18-24
복음 환호송요한 15,4.5 참조
복음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15,1-8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교회를 이끌어 주시어, 언제나 주님 안에 머물고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며 세상 사람들에게 주님을 드러내게 하소서.
2. 공직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지혜의 샘이신 주님, 이 나라 공직자들을 살펴 주시어, 권력과 재물의 유혹을 슬기롭게 이겨 내고,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참된 봉사자로서 일할 수 있게 하소서.
3.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을 들어주시어, 주님께서 몸소 위로하여 주시고, 저희도 그들과 함께하며 주님 부활을 체험하게 하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일치의 주님, 지역 사회에서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는 저희 그리스도 신자들을 하나로 모으시어, 그 안에서 일치와 사랑의 본보기가 되고 부활의 희망을 전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영성체송 요한 15,1.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나는 참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예수님 안에 머무르고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머무르면, 우리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는 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십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계명을 지키며, 포도나무에 붙어 있어 열매 맺는 가지가 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오늘 복음에서도 요한 복음서의 특정 문구 “나는 -이다.”가 등장합니다. 좀 특별한 점은 “너희는 -이다.”라는 문장도 함께 등장하여 ‘나’와 ‘너희’의 ‘상보성’이 강조된다는 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만찬 이후 ‘당신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할’ 제자들에게 “너희가” 앞으로 하여야 할 일을 알려 주십니다. 그리고 이 당부의 핵심은 “내 안에 머물러라.”입니다. 이 표현은 ‘열매를 맺다.’라는 표현과 함께 연결되어 ‘머무름’의 결과가 ‘열매 맺음’이라는 것까지 분명하게 보여 줍니다. 독서의 본문들 또한 주님 안에 머물러서 맺게 된 열매에 대하여 묘사합니다. 예루살렘 교회의 불신을 감수하여야 하였던 바오로는 예수님 안에 머무름으로써 그러한 의혹과 소외의 상황을 이겨 냅니다. 그 결과 “주님의 이름으로 담대히 설교하고”, “교회는 …… 굳건히 세워지고, …… 그 수가 늘어나게” 되는 찬란한 열매를 맺게 됩니다.
도대체 ‘주님 안에 머문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요? 수도자에게 이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없기에 늘 제 마음에 담고 있던 물음입니다. 주관적 판단일 수 있지만, 오늘 본문에서 그 일차적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머문다는 것은 ‘떨어져 나가지 않는 것’, 곧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다시 말하여, 주님 안에 머문다는 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일단 ‘떠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무런 확신이 들지 않고, 하느님께 버려진 듯하며, 잔인하게 느껴지는 도전들이 연이어 다가온다 하여도, 그분을 떠나거나 공동체(나무)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가 먼저 할 수 있는 ‘머물기’가 아닐까 합니다. 붙어 있는 가지는 언젠가는 열매를 맺습니다. 다만 그 때와 방법을 우리가 모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