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2월 14일 금요일

[백] 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 기념일

치릴로 성인과 메토디오 성인은 형제로, 그리스의 테살로니카에서 태어나 터키의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교육을 받았다. 두 형제는 전례서들을 자신들이 창안한 알파벳의 슬라브 말로 번역하였다. 둘은 체코 모라비아의 슬라브족에게 파견되어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헌신적으로 일하였다. 로마로 돌아간 두 형제 가운데 치릴로 성인은 수도 서원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869년 무렵에 선종하였다. 메토디오 성인은 교황 특사로 모라비아에서 활동하다가 885년 무렵 선종하였다.

입당송

 
이 성인들은 천상 진리를 영광스럽게 선포하여 하느님의 벗이 되었네.

본기도

 
하느님, 복된 치릴로와 메토디오 형제를 통하여
슬라브 민족들에게 복음을 전해 주셨으니
저희 마음을 비추시어
하느님께서 가르치신 말씀을 깨닫고
참되고 올바른 신앙을 고백하며
하느님 안에서 한 백성을 이루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아히야 예언자는 주님께서 솔로몬의 손에서 나라를 찢어 그중에 한 지파만을 솔로문의 아들에게 남겨 둘 것이라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어루만져 주시자 그의 귀가 열리고 혀가 풀렸다(복음).

제1독서

<이스라엘은 다윗 집안에 반역하였다.>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11,29-32; 12,19
29 그때에 예로보암이 예루살렘에서 나가다가
실로 사람 아히야 예언자를 길에서 만났다.
그 예언자는 새 옷을 입고 있었다.
들에는 그들 둘뿐이었는데,
30 아히야는 자기가 입고 있던 새 옷을 움켜쥐고 열두 조각으로 찢으면서,
31 예로보암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이 열 조각을 그대가 가지시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이제 내가 솔로몬의 손에서 이 나라를 찢어 내어 너에게 열 지파를 주겠다.
32 그러나 한 지파만은 나의 종 다윗을 생각하여,
그리고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에서 내가 뽑은 예루살렘 도성을 생각하여
그에게 남겨 두겠다.’”
12,19 이렇게 이스라엘은 다윗 집안에 반역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81(80),10-11ㄱㄴ.12-13.14-15(◎ 11ㄱ과 9ㄴ 참조)
◎ 나는 주님, 너의 하느님이니 너는 내 말을 들어라.
○ 너에게 다른 신이 있어서는 안 된다. 너는 낯선 신을 경배해서는 안 된다. 내가 주님, 너의 하느님이다. 너를 이집트 땅에서 끌어 올렸다. ◎
○ 내 백성은 내 말을 듣지 않고, 이스라엘은 나를 따르지 않았다. 고집 센 그들의 마음을 내버려 두었더니, 그들은 제멋대로 제 길을 걸어갔다. ◎
○ 내 백성이 내 말을 듣기만 한다면, 이스라엘이 내 길을 걷기만 한다면, 나 그들의 원수들을 당장 꺾고, 내 손을 돌려 그들의 적들을 치리라. ◎

복음 환호송

사도 16,14 참조
◎ 알렐루야.
○ 주님, 저희 마음을 열어 주시어 당신 아드님 말씀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 알렐루야.

복음

<예수님께서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셨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31-37
그때에 31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을 떠나 시돈을 거쳐,
데카폴리스 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셨다.
32 그러자 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33 예수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
34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 곧 “열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35 그러자 곧바로 그의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36 예수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그들에게 분부하셨다.
그러나 그렇게 분부하실수록 그들은 더욱더 널리 알렸다.
37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이 놀라서 말하였다.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사도 13,46-49)와 복음(루카 10,1-9)을 봉독할 수 있다.>

예물 기도

 
주님, 복된 치릴로와 메토디오를 기리며 비오니
주님께 올리는 이 예물이 화해의 성사가 되게 하시고
저희가 새사람이 되어 주님 사랑의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마르 16,20 참조
제자들은 떠나가서 복음을 선포하고, 주님은 그들과 함께 일하시며 표징으로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모든 민족들의 아버지이신 하느님,
복된 치릴로와 메토디오를 기리는 저희가
한 분이신 성령 안에서
한 빵을 나누는 영원한 잔치에 참여하게 하셨으니
하느님의 수많은 자녀들이 한 믿음을 굳게 지켜
한마음으로 정의와 평화의 나라를 세우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예수님께서는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단 한 번이 아니라 여섯 가지 행위를 통하여 고쳐 주십니다. 이를 살펴볼 때 우리도 영적으로 더욱 잘 듣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첫째, 예수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십니다. 소음이 가득한 공간이 아니라 침묵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신 이유는, 침묵이 더 잘 들을 수 있는 능력을 주기 때문입니다.

둘째, 예수님께서는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십니다. 이는 귀를 열려는 행위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 지금 나에게 말씀하고자 하시는 것을 귀를 열고 들어야 합니다. 기도는 그저 기도서에 나온 기도문을 줄줄 읽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기도란 ‘말함’보다도 ‘들음’이 핵심입니다.

셋째, 침을 발라서 혀에 손을 넣으십니다. 이 행위는 마치 어린아이를 위하여 엄마가 먹을 것을 잘게 씹어서 먹여 주는 행위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분께서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을 잘 알아듣고, 이를 마음에 새기도록 영적인 힘 곧 성령을 집어 넣어 주시는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의 마음은 정화되고 우리는 새 힘을 가질 자세를 갖춥니다.

넷째, 하늘을 우러러보십니다. 아버지 하느님을 찾으시는 것입니다. 우리도 예수님과 단둘이 만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아버지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다섯째, 한숨을 내쉬십니다. 우리의 처지를 깊이 공감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기도는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린 다음, 우리의 처지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파타!”라는 말씀을 통하여 비로소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리게 됩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그가 말을 제대로 하도록 치유하시고서는 말을 하지 말라고 이르십니다. 쓸데없는 이야기, 예수님께서 원하지 않으시는 말은 아무리 중요한 이야기처럼 여겨지더라도 소리 내지 말고 침묵하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말을 잘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어떤 말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것이 귀와 입과 마음이 열린 사람이 지녀야 할 자세입니다. 그러한 자세를 갖추기 위하여 위의 여섯 단계를 다시금 되새깁시다. 

(한재호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