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2월 15일 토요일
[녹] 연중 제5주간 토요일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95(94),6-7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제1독서
<예로보암은 금송아지 둘을 만들었다.>12,26-32; 13,33-34
화답송시편 106(105),6-7ㄱ.19-20.21-22(◎ 4ㄱ)
복음 환호송마태 4,4
복음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8,1-10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07(106),8-9
마태 5,4.6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눈여겨볼 단어가 있습니다. “사흘”입니다. 성경에서 사흘이 가장 중요하게 쓰인 대목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뒤에 부활하시기까지의 기간일 것입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둘 때, 오늘 복음에 나오는 군중은 예수님과 닮아 있습니다. 군중은 사흘 동안 먹을 것도 없이 예수님 곁에 있다가 예수님의 기적으로 배부르게 되었습니다. 길에 쓰러져 죽을 곤경에 놓였던 이들이 다시 살아나게 된 셈입니다. 곧 죽음과 부활의 도식 안에서 이 군중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을 닮은 군중의 모습은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다음의 말씀을 떠올리게 합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르 8,34). 어떤 면에서 이들은 예수님을 따르며 그분의 죽음과 부활에 미리 동참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복음에서 우리는 시리아 페니키아 여인 이야기를 통하여 ‘부스러기 은총’과 ‘빵의 은총’에 대하여 묵상하였습니다. 곧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자녀가 아닌 이들에게 내리는 부스러기 은총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큰 빵의 은총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되새겼습니다. 바로 이 점에 비추어 오늘 복음을 묵상할 수 있습니다.
진정으로 빵의 은총을 얻고 참생명을 누리려면 ‘사흘’이라는 숫자로 상징되는 ‘자기 포기’가 있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정신이 없으면 생명의 빵을 받아 모신다 하여도 참생명이 우리에게 전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예수님의 죽음에 동참해야 비로소 빵의 은총에 더하여 일곱 광주리에 가득 찬 은총 또한 누릴 수 있으며, 이 세상에 일곱 광주리의 은총을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한재호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