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2월 23일 일요일
[녹] 연중 제7주일
오늘 전례
입당송 시편 13(12),6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제1독서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19,1-2.17-18
화답송시편 103(102),1-2.3-4.8과 10.12-13(◎ 8ㄱ)
제2독서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입니다.>3,16-23
복음 환호송1요한 2,5 참조
복음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5,38-48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지상의 나그네인 교회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며 복음적 삶을 살아가고, 사랑이 가득한 따뜻한 교회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2. 위정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의로우신 주님, 이 땅의 정치인들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합당한 의견을 모으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정책을 먼저 펼쳐 나가도록 이끌어 주소서.
3. 졸업생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새로운 환경으로 나가는 이들을 보살펴 주시어, 그들이 두려움을 이겨 내고 설레는 마음으로 희망 가득한 날들을 맞이하도록 은총 내려 주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좋으신 주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저희를 굽어살피시어, 저희가 말과 행동을 조심하여 다툼이 없게 하시고,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는 따뜻한 이웃이 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2 : 구원의 신비>영성체송 시편 9,2-3
요한 11,2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고등학생 때 담임 선생님과 학습 면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반 등수를 보여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전에는 네가 이 친구보다 성적이 좋았는데 이번 시험에서는 그렇지 않아. 다음에는 적어도 이 친구를 이겨야 하지 않겠니?” 선생님께서 저를 아껴 주시는 마음에 하신 말씀인 것은 알았지만, 솔직히 수긍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 친구와 면담하실 때에는 저를 거론하시면서 잘하였다고 말씀하시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일기에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공부는 친구와의 경쟁이 아니다. 진정한 싸움은 친구들과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 하는 것이다. 공부를 자신과의 싸움으로 여겨야 친구를 시기하지 않고 응원할 수 있다.’
“원수를 사랑하여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흔히 누군가를 미워하게 되면, 우리는 그 사람과 싸움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 사람을 용서하고 싶은 ‘나’와 용서하고 싶지 않은 ‘나 자신’이 싸움을 하는 것입니다.
“원수를 사랑하여라.”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나를 극복하게 하는 힘입니다. 우리가 이 싸움에서 나를 극복하는 힘을 얻으려면 예수님께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이렇게 할 때 우리가 지닌 사랑은 더욱더 깊어지고 넓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을 꾸짖으시면서도 그들을 사랑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그들의 위선적인 악과 싸우셨으며, 그 악을 몰아내시고자 두려움에 피땀 흘리시는 연약하신 당신 자신과 싸우신 것입니다.
(한재호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