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5월 20일 수요일
[백] 부활 제6주간 수요일 또는
[백] 시에나의 성 베르나르디노 사제
입당송 시편 18(17),50; 22(21),23
본기도
말씀의 초대
바오로는 아레오파고스에서 부활하신 주님에 대하여 증언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제자들을 진리 안으로 이끌어 깨우치게 하실 것이라 이르신다(복음).
제1독서
<여러분이 알지도 못하고 숭배하는 그 대상을 내가 여러분에게 선포하려고 합니다.>17,15.22─18,1
화답송시편 148,1ㄴㄷ-2.11-13ㄱㄴ.13ㄷ-14ㄱㄴㄷ
복음 환호송요한 14,16 참조
복음
<진리의 영께서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16,12-15
예물 기도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영성체송 요한 15,16.19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진리 안에 머무는 것은 타인에 대하여, 나아가 하느님에 대하여 열린 자세를 가지는 것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생각에 따라 말하고 행동합니다. 각자의 생각을 고쳐 하나의 사실과 정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생각을 제대로 정리하고 다듬는 것이 진리 안에 머무는 일입니다. 진리는 다름의 자리에서 서로를 향한 열린 눈과 귀를 간직하는 데서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는 것을 진리의 영께서 일깨워 주십니다. 진리의 영께서는, 예수님의 부활 이후 믿음의 길을 따라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길잡이시며 버팀목이셨습니다. 진리의 영께서는 “이것이다.”, “저것이다.”라고 신앙의 정답을 제시하시는 분이 아니시라, 예수님의 가르침을 이어받고 아버지 하느님께 들으신 것을 알려 주시는 분이십니다. 진리를 추구하는 여러 가르침은 획일화되고 화석이 되어 무조건 그대로 수행해야 하는 정언 명령이 아니라, 다양한 색깔로 채색된 화려한 그림과 같습니다. 아드님이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진리의 영께서 이어받으시고, 아버지 하느님께 들은 이야기를 진리의 영께서 우리에게 알려 주시는 것과 같이, 신앙인들은 서로의 다른 생각을 교환하고 교환한 자리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어 누리는 개방적이고 초월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각자의 생각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다듬고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른 이와 우리 각자의 생각을 나누기 위하여 기도와 묵상의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합니다. 기도와 묵상은 저 혼자 이야기하는 시간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하느님은 물론이거니와 수많은 사람들과의 친교를 되새기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