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8월 04일 화요일
[백]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기념일
요한 마리아 비안네 성인은 1786년 프랑스 리옹의 근교에서 태어났다. 1815년 사제품을 받은 그는 시골 마을 아르스의 본당 사제로 활동하면서 겸손하고 충실한 목자로 존경받았다. 그의 고행과 성덕이 널리 알려지면서 여러 곳에서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는 정성을 다하여 영적 가르침과 고해성사를 베풀었다. 평생을 아르스에서 겸손하고 가난한 삶을 산 그에게 해마다 이 만여 명이 고해성사를 받고자 찾아왔다고 전해진다. 1859년 선종한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를 1925년 비오 11세 교황이 시성하고, 사 년 뒤에는 ‘본당 사제들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였다.
입당송 시편 132(131),9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주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죄악을 벌하셨지만 운명을 되돌려 주실 것이라고 예레미야 예언자에게 말씀을 내리신다(제1독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의 항의에 예수님께서는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는 점을 깨달으라고 이르신다(복음).
제1독서
<네 허물이 커서 내가 이런 벌을 너에게 내린 것이다. 내가 야곱의 천막을 되돌려 주리라.>30,1-2.12-15.18-22
화답송시편 102(101),16-18.19-21.29와 22-23(◎ 17)
복음 환호송요한 1,49 참조
복음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14,22-36
15,1-2.10-14
예물 기도
영성체송 마태 24,46-47 참조
루카 12,4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중국의 대표적인 역사가 사마천의 역사책 『사기』에 보면, 어떠한 명의라도 도저히 고칠 수 없는 여섯 가지 불치병에 걸린 환자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환자가 교만하고 방자하여 내 병은 내가 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고, 두 번째는 자신의 몸을 가벼이 여기고 돈과 재물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세 번째는 음식을 적당히 가리지 못하는 사람이며, 네 번째는 음양의 평형이 깨져서 오장의 기가 안정되지 않은 사람의 경우입니다. 다섯 번째는 몸이 극도로 쇠약해져서 도저히 약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에 있는 사람이며,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는 무당의 말만 믿고 의사를 믿지 못하는 환자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예레미야 예언자의 신탁은 구원에 관한 것입니다. 특히 이스라엘의 종교적 상황을 묘사하면서, 이스라엘을 그 무엇으로도 치유될 수 없고 아무도 돌볼 수 없으며 정부들에게 잊힌 백성으로 소개합니다. 물론 이스라엘이 이러한 상태에 놓이게 된 이유는 하느님을 저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의 상처의 치유자로 나서실 것이라는 약속으로 신탁은 마무리됩니다. “너희는 내 백성이 되고, 나는 너희 하느님이 되리라.”
그러나 이스라엘의 상처가 회복되더라도 재발하여 불치병이 될 수 있음을 오늘 복음에서 볼 수 있습니다. 율법을 만드신 하느님보다 문자에 얽매여 조상들의 전통을 더 중시하는 눈먼 이들의 눈먼 인도자들 때문입니다. 이 불치병은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이 입 밖으로 내보낸 데서 비롯됩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은 그럴싸한 위선으로 ‘하느님께서 심으신 나무의 햇순’(이사 60,21 참조)을 뿌리째 뽑힐 초목으로 모두 바꾸어 놓았던 것입니다.
믿음의 불치병은 위선과 아집으로 무장된 우리 마음에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치유하시는 의사로 나서시더라도 우리가 거부하고 배척한다면 결국 죽음의 구덩이에 빠지고 말 것입니다.
(박기석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