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31일 일요일
[녹] 연중 제31주일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31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한 분이신 주님이시며 주님 외에 다른 신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님의 말씀을 듣는 은총을 주시어, 언제나 우리의 마음과 생각과 힘을 다하여 영원한 대사제이신 성자의 복음, 구원의 말씀을 받아들이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시편 38(37),22-23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라고 한다(제1독서). 히브리서의 저자는, 그리스도께서는 하늘보다 더 높으신 분이 되신 대사제이시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주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계명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이스라엘아, 들어라! 너희는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사랑해야 한다.>6,2-6
화답송시편 18(17),2-3ㄱ.3ㄴㄷ-4.47과 51(◎ 2)
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영원히 사시기 때문에 영구한 사제직을 지니십니다.>7,23-28
복음 환호송요한 14,23 참조
복음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12,28ㄱㄷ-34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진리이신 주님, 주님 말씀을 날마다 읽고 새기는 교회를 굽어보시어, 그 말씀을 몸과 마음을 다하여 삶 안에서 드러내며, 주님의 진리를 널리 전파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2. 공직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나라와 국민을 위하여 일하는 공직자들에게 지혜와 절제의 은총을 주시어, 그들이 진정한 봉사의 정신으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3. 고통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고통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자이신 주님,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보살펴 주시어, 그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질병의 고통을 꿋꿋이 견디어 마침내 치유되는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4. 본당 단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주님 이름으로 모인 본당의 단체들을 굽어살피시어, 자신들의 활동으로 주님의 뜻과 사랑이 전파됨을 깨닫고, 서로 기쁘고 화목하게 살면서 그 사랑을 삶으로 드러내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3 : 사람이신 그리스도를 통한 인류 구원>영성체송 시편 16(15),11 참조
요한 6,5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라는 첫째 계명을 잊지 않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라는 둘째 계명을 지키는 이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습니다. 이것을 명심하고 계명을 실천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계명 가운데 가장 큰 계명인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알려 주는 내용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장면입니다. 이 이야기는 마태오 복음과 루카 복음에도 등장합니다(마태 22,34-40; 루카 10,25-28 참조). 다만, 오늘 복음인 마르코 복음만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다.”라는 율법 학자의 대답을 들려줍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하느님께 형식적으로 봉헌하는 번제물과 희생 제물에 대하여 여러 차례 경고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물을 봉헌하기만 하면 하느님께 바쳐야 할 도리를 다한 것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희생 제물과 번제물을 바라지 않으시고, 신의와 하느님을 옳게 아는 것을 더 바라셨습니다(호세 6,6 참조).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 복음을 읽으면, 제물을 봉헌하고 전례에 참여한다고 해서 그것이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한다는 것을 보증해 주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울러 전례에 참여하는 것이 이웃에 대한 미움을 정당화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한 분이신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그 어떤 계명보다 강조한 이유는,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은혜에 감사드리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들이 이웃 사랑을 강조한 것은, 모든 이가 하느님 백성 공동체의 구성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에 대한 감사와 이웃과 함께 만들어 가는 공동체의 의미를 기억하지 않고, 겉으로 보이는 형식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사랑의 마음이 없다면, 미사에 참석한다고, 주일의 의무를 잘 지킨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의 구원을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신앙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 무엇을 감사드릴지 생각하며, 만약 미워하는 이웃이 있다면, 쉽지 않겠지만 ‘함께’라는 단어와 그의 얼굴을 같이 떠올려 봅시다. 하느님의 나라가 더 가까이 와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