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01일 월요일
[백] 모든 성인 대축일
오늘은 하늘 나라의 모든 성인을 기리는 대축일로, 하느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는 성인들의 모범을 본받고자 다짐하는 날이다. 특히 전례력에 축일이 따로 지정되지 않은 성인들을 기억하고 기린다. 이 축일은 동방 교회에서 먼저 시작되어 609년 성 보니파시오 4세 교황 때부터 서방 교회에서도 지내게 되었다. 처음에는 5월 13일이었는데, 9세기 중엽에 11월 1일로 바뀌었다. 교회는 이날 그리스도인들에게 죽음 뒤의 새로운 삶을 바라며 살아가도록 미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고, 우리와 천국의 모든 성인 사이의 연대성도 깨우쳐 준다.
오늘 전례
▦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성인들은 하늘 나라에서 하느님을 직접 뵈오며 영원한 행복을 누립니다. 하늘 나라의 성인들을 기리며 전구를 청합시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굳게 믿는 우리도, 희망을 안고 성인들처럼 하느님을 뵈올 그날까지 열심히 살아갑시다.
입당송
본기도
말씀의 초대
요한은, 큰 환난을 겪어 내고 어린양의 피로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빨아 희게 한 큰 무리를 본다(제1독서).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 사람은 그리스도께서 순결하신 것처럼 자신도 순결하게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산으로 오르시어 제자들에게 여덟 가지 참된 행복을 가르치신다(복음).
제1독서
<내가 보니, 아무도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큰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백성과 언어권에서 나온 사람들이었습니다.>7,2-4.9-14
화답송시편 24(23),1-2.3-4ㄱㄴ.5-6(◎ 6 참조)
제2독서
<우리는 하느님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입니다.>3,1-3
복음 환호송마태 11,28 참조
복음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5,1-12ㄴ
예물 기도
감사송
<성인 감사송 3 : 우리의 어머니인 예루살렘의 영광>영성체송 마태 5,8-10
영성체 후 묵상
▦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듣는 이에 따라 울림이 다른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성인들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산 이들입니다. 예수님 때문에 모욕과 박해를 받으면서도 기뻐하고 즐거워한 이들입니다. 우리도 성인들처럼 살아가기로 굳게 다짐하며 성인들의 전구를 청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면 즐겁고 행복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힘들고 어려웠던 때도, 좌절과 실패를 맛보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세월이 흘러 그때의 일들을 다시 생각해 보니 웃음으로 넘길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기도 합니다.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함께 사랑을 나누었던 기억이기에 아름다움으로 남아 있는 것 아닐까요? 당시에는 사랑보다 아픔과 고통이 더 크게 보여 실망하고 슬퍼하였지만, 시간이 지나 사랑만이 자리한 그 흔적은 아름다움과 그리움으로 남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러한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눈앞에 놓인 것에 전전긍긍하며 아등바등 살아갈까요? 어째서 내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사람도 없고,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 같다는 외로움과 상실감으로 가득한 자신만을 보며 살아갈까요? 시간이 지나면 그때 그 일들이 바로 사랑했던 순간이었음을 깨닫게 된다는 것을 왜 생각하지 못할까요?
예수님께서도 행복 선언을 통해서 그렇게 사랑할 수 있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다 갚아 주신다고 이야기하십니다. 그것을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의 나약함과 어리석음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아픔을 겪는 그 순간에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것임을, 아픔보다는 사랑으로 행복해짐을 깨닫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고통 속에서도 우리를 위한 사랑과 희생으로, 기꺼이 그 십자가를 지고 행복해하셨습니다. 또한 그렇게 살아간 사람들이 바로 성인들입니다. 그들은 죽음의 순간에도, 외로움의 순간에도, 고통과 아픔, 희생의 순간에도, 그 순간순간이 모두 사랑의 때임을, 그래서 하느님과 함께 있는 순간임을 느끼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어쩌면 오늘 여러분도 하느님의 거룩한 사람, 성인입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