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08일 월요일
[녹]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입당송 시편 88(87),3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지혜서의 저자는 세상의 통치자들에게, 정의를 사랑하고 주님을 찾으라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남을 죄짓게 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그가 회개하거든 용서하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지혜는 다정한 영이고, 주님의 영은 온 세상에 충만하시다.>1,1-7
화답송시편 139(138),1-3.4-6.7-8.9-10(◎ 24ㄴ 참조)
복음 환호송필리 2,15.16 참조
복음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17,1-6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23(22),1-2
루카 24,3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많은 이의 신앙생활을 책임지고 살아가는 사제로서 가장 두려운 것은 공동체의 분열입니다. 내 선택과 결정이 어느 한쪽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것은 아닌지, 내 아집과 욕심 때문에 공동체가 갈라져 싸우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공동체의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겠다는 생각이 오만인 줄은 압니다.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음을 압니다. 그러나 공동체의 책임자인 사제가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는 잘못되었다고 판단하면서 오히려 공동체를 분열시킬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옳음’이 있겠지만, 그 ‘옳음’ 때문에 공동체가 화합하지 못하고 평화롭지 못하다면, 그 옳음은 아마도 ‘그른 것’일 것입니다. 또한 공동체를 책임지고 있는 사제로서 자신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 있지 못한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지혜서의 저자는 오늘을 살아가는 사제들에게 말을 건네는 것 같습니다. “정의를 사랑하여라. 선량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분을 찾아라.” 사제는 공동체를 위하여 사는 사람입니다.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생각은 “비뚤어진 생각”이며 “미련한 생각”임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복음에서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을 조심하라고 경고하십니다. 공동체가 분열하여 그 구성원들이 하느님을 불신하거나 서로 미워하게 된다면, 그 책임은 누구보다도 사제에게 있을 것입니다.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라고 사도들이 예수님께 드렸던 청원이 바로 저의 청원이 되도록 기도합니다. 자신만이 옳다는 고집과 아집에서 비롯된 굴레에서 벗어나, 공동체를 위하여 한 발짝 물러서는 용기 안에서,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채워 주신다는 믿음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연자매를 걸고 바다로 내던져지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