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18일 목요일

[녹] 연중 제33주간 목요일 또는
[백] 성 베드로 대성전과 성 바오로 대성전 봉헌

입당송 예레 29,11.12.14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재앙이 아니라 평화를 주노라. 나를 부르면 너희 기도를 들어 주고, 사로잡힌 너희를 모든 곳에서 데려오리라.

본기도 

주 하느님,
저희를 도와주시어
언제나 모든 선의 근원이신 주님을 기쁜 마음으로 섬기며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배교를 강요하는 임금의 관리들을 죽인 마타티아스는, 율법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 이들을 모아 광야로 내려가 자리를 잡는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도성을 보고 우시며,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 하시며, 도성의 멸망을 예고하신다(복음). 

제1독서

<우리는 우리 조상들의 계약을 따를 것이오.>
▥ 마카베오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2,15-29
그 무렵 15 배교를 강요하는 임금의 관리들이
모데인에서도 제물을 바치게 하려고 그 성읍으로 갔다.
16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이 그 관리들 편에 가담하였지만
마타티아스와 그 아들들은 한데 뭉쳤다.
17 그러자 임금의 관리들이 마타티아스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이 성읍의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존경을 받는 큰사람이며
아들들과 형제들에게도 지지를 받고 있소.
18 모든 민족들과 유다 사람들과 예루살렘에 남은 자들처럼,
당신도 앞장서서 왕명을 따르시오.
그러면 당신과 당신 아들들은 임금님의 벗이 될 뿐만 아니라,
은과 금과 많은 선물로 부귀를 누릴 것이오.”
19 그러나 마타티아스는 큰 소리로 대답하였다.
“임금의 왕국에 사는 모든 민족들이 그에게 복종하여,
저마다 자기 조상들의 종교를 버리고
그의 명령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하더라도,
20 나와 내 아들들과 형제들은 우리 조상들의 계약을 따를 것이오.
21 우리가 율법과 규정을 저버리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소.
22 우리는 임금의 말을 따르지도 않고
우리의 종교에서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벗어나지 않겠소.”
23 그가 이 말을 마쳤을 때, 어떤 유다 남자가 나오더니 모든 이가 보는 앞에서
왕명에 따라 모데인 제단 위에서 희생 제물을 바치려고 하였다.
24 그것을 본 마타티아스는 열정이 타오르고 심장이 떨리고 의분이 치밀어 올랐다.
그는 달려가 제단 위에서 그자를 쳐 죽였다.
25 그때에 그는 제물을 바치라고 강요하는 임금의 신하도 죽이고
제단도 헐어 버렸다.
26 이렇게 그는 전에 피느하스가 살루의 아들 지므리에게 한 것처럼,
율법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27 그러고 나서 마타티아스는 그 성읍에서 “율법에 대한 열정이 뜨겁고
계약을 지지하는 이는 모두 나를 따라나서시오.” 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28 그리고 그와 그의 아들들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성읍에 남겨 둔 채
산으로 달아났다.
29 그때에 정의와 공정을 추구하는 많은 이들이
광야로 내려가서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50(49),1-2.5-6.14-15(◎ 23ㄴ)

◎ 올바른 길을 걷는 이는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 하느님, 주 하느님이 말씀하시네. 해 뜨는 데서 해 지는 데까지, 온 땅을 부르시네. 더없이 아름다운 시온에서, 하느님은 찬란히 빛나시네. ◎
○ “내 앞에 모여라, 나에게 충실한 자들아, 제사로 나와 계약을 맺은 자들아!” 하늘이 그분의 의로움을 알리네. 하느님, 그분이 심판자이시네. ◎
○ 하느님에게 찬양 제물을 바치고, 지극히 높은 분에게 너의 서원을 채워라. 불행한 날에 나를 불러라. 나는 너를 구해 주고 너는 나를 공경하리라. ◎

복음 환호송시편 95(94),7.8

◎ 알렐루야.
○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 알렐루야.

복음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 … !>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9,41-44
그때에 41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이르시어
그 도성을 보고 우시며 42 말씀하셨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 !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
43 그때가 너에게 닥쳐올 것이다.
그러면 너의 원수들이 네 둘레에 공격 축대를 쌓은 다음,
너를 에워싸고 사방에서 조여들 것이다.
44 그리하여 너와 네 안에 있는 자녀들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네 안에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
하느님께서 너를 찾아오신 때를 네가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지극히 높으신 주님께 바치는 이 예물을 굽어보시어
저희가 오롯이 주님을 사랑하며 살다가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73(72),28

저는 하느님 곁에 있어 행복하옵니다. 주 하느님을 피신처로 삼으리이다.
<또는>
마르 11,23.24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미 받은 줄로 믿어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지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하신 성체를 받아 모시고 간절히 비오니
성자께서 당신 자신을 기억하여 거행하라 명하신 이 성사로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예전에는 눈물을 흘리는 것이 굉장히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초등학교 때 친구와 싸우고 나서 울면 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자주 울컥합니다. 강의를 할 때도, 영화를 보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조용히 눈물을 훔칠 때가 많습니다. ‘눈물’은 단순히 슬픔을 표현하지 않습니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전혀 다른 감정 안에서 눈물을 흘립니다. 분노하거나 억울하고 안타까울 때도 눈물을 흘립니다. 어쩌면 눈물의 의미는 ‘감동’과 ‘공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기쁨과 슬픔에 감동하고 공감하며 자신의 추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립니다. 반대로 누군가가 자신의 생각과 마음에 공감해 주지 못할 때, 그리고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해 주지 못할 때 억울해하며 눈물을 보입니다. 
오늘 예루살렘 도성을 보고 흘리신 예수님의 눈물은 어떤 의미일까요?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 하시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시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안타까움이 엿보입니다. 예수님의 눈에 보이는 뻔한 결과를 그들이 알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억울함도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당신께서 그들을 위해서 그렇게 많은 말씀과 사랑을 베푸셨지만, 그들은 변하지도 달라지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안타까움은 또한 그들이 겪을 아픔에 대한 공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혼란에 빠져 얼마나 힘들어할지 걱정하고 아파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지금 우리를 보시면서도 눈물을 흘리고 계십니다. 안타까움에, 분노와 슬픔에, 그리고 우리가 겪고 있는 아픔과 고통에 함께 눈물을 흘리십니다. 그런데 혹시 다른 눈물을 흘리고 계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회개하는 모습, 당신 뜻을 따라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에 흘리시는 기쁨과 감동의 눈물 말입니다. 여러분은 예수님께 어떤 의미의 눈물을 드리고 있습니까? 

(최종훈 토마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