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4일 수요일
[홍]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안드레아 둥락 성인은 1795년 베트남 박닌의 이교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1823년 사제가 된 그는 베트남의 여러 지역에서 열정적으로 사목 활동을 펼쳤다. 1833년 박해가 시작되자 베트남 교회의 주요 인물이었던 그는 관헌들의 끈질긴 추적으로 체포되어, 1839년 참수형으로 순교하였다. 1988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그를 비롯한 116명의 베트남 순교자들을 시성하였다.
입당송 갈라 6,14; 1코린 1,18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다니엘은 벨사차르 임금의 잔치에 나타난 손가락이 쓴 글자를 풀이하며, 바빌론 왕국의 운명을 예고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의 이름 때문에 박해를 받을 것이라고 하시며, 인내로써 생명을 얻으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사람 손가락이 나타나더니,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5,1-6.13-14.16-17.23-28
화답송다니 3,62.63.64.65.66.67(◎ 59ㄴ)
복음 환호송묵시 2,10 참조
복음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21,12-19
예물 기도
영성체송 마태 5,10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몇 년 전 피정 때 산책을 하면서 선배 신부님과 나누었던 대화가 기억납니다. “신부는 참고 인내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지 않을까요?” 하고 제가 말하였더니, 선배 신부님이 “어쩌면 너도 나를 참아 주며 살았겠지만, 나도 너를 견디며 살았다! 니만 견딘 것이 아니여!”라고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언제나 자신이 참고 인내한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상대가 나를 더 많이 참아 주고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인내합니다. 삶의 목줄을 쥐고 있는 이 앞에서 비굴하게 견뎌 내고, 곁에 있는 가족들은 늘 마주하여야 하기에 또 서로를 견뎌 냅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 아무 일 없는 듯 견뎌 내기도 하고, 모든 것을 잃을까 하는 두려움에 상대를 견뎌 내기도 합니다. 분란과 분열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참기도 하고, 나보다 내가 바라보는 이가 더 행복해지게 하려고 인내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인내하고 참고 견뎌 내는 이유’입니다.
생명을 얻고자 하는 인내는 자신을 위한 인내가 아닐 것입니다. 자신을 위한 인내는 한계가 있지만, 사랑을 위한 인내는 한계가 없지 않을까요? 예수님께서 그러셨고 성모님께서 그러셨으며 우리의 부모님이 그러셨습니다. 순교자들은 아프지 않아서 두렵지 않아서 고통을 참아 냈던 것이 아닙니다. 그 고통보다 예수님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더 크기에 인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인내의 이유가 사랑이었으면 합니다. 그 사랑의 마음은, 우리에게 아픔과 고통이 참아 내야 하는 무엇이 아니라, 당연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행복이 되게 해 줄 것입니다. 그것이 생명을 얻는 일입니다. 더 많이, 더 자주, 더 열렬히 사랑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