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03일 일요일
[녹] 연중 제31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31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한 분이신 주님이시며 주님밖에 다른 신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님의 말씀을 듣는 은총을 주시어, 언제나 우리의 마음과 생각과 정신을 다하여 영원한 대사제이신 성자의 복음, 구원의 말씀을 받아들이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시편 38(37),22-23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이스라엘아, 들어라! 너희는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사랑해야 한다.>6,2-6
화답송시편 18(17),2-3ㄱ.3ㄴㄷ-4.47과 51(◎ 2)
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영원히 사시기 때문에 영구한 사제직을 지니십니다.>7,23-28
복음 환호송요한 14,23 참조
복음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12,28ㄱㄷ-34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목자이신 주님, 주님의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주님 아래 하나로 모이고, 길 잃은 이들을 찾아 나서도록 이끌어 주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만물의 주님, 세계의 힘 있는 나라들을 정의의 길로 이끌어 주시어, 세상의 모든 것은 주님의 선물임을 깨닫고, 이기적 욕심을 버리고 공동선을 실현하며 주님의 평화를 이루게 하소서.
3. 부부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의 근원이신 주님, 세상 부부들을 돌보아 주시어, 사랑으로 하나 되고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을 소중히 받아들이며, 주님의 일에 협조자가 되고 주님 사랑의 증인이 되게 하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스승이신 주님, 저희 본당 공동체를 굽어보시어, 위령 성월의 의미를 되새기고 깊이 묵상하며, 참신앙과 거룩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3 : 사람이신 그리스도를 통한 인류 구원>영성체송 시편 16(15),11 참조
요한 6,5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라는 첫째가는 계명을 잊지 않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라는 둘째 계명을 지키는 이는 하느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습니다. 이것을 명심하고 계명을 실천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의 독서와 복음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요약되는 사랑의 이중 계명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사랑은 내가 중심이기를 멈추고, 상대가 나의 중심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자신을 향한 이기주의적 움직임을 포기하고, 다른 이를 향하여 내가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민범식, 『하느님 길만 걸으세요』, 156-165면 참조). 그래서 만일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유가 나에게 있다면 그 사랑은 아직 성숙한 사랑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와 함께 있으면 내가 기쁘기 때문에, 내가 충만해지기 때문에 그를 사랑한다면 아직도 내가 중심에 있고 그 사랑은 나를 향한 움직임입니다. 반면에 사랑하는 상대의 행복을 바라고, 상대의 완성을 위하여 기꺼이 나를 희생할 마음이 있다면, 진정으로 성숙한 사랑을 하는 것입니다. 상대가 자신의 중심이 되고 자신이 상대를 향하여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온 생애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보여 주셨습니다. 당신보다 하느님께서 먼저이시고, 이웃이 먼저이셨습니다. 예수님의 모든 행적은 하느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고,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십자가에서 당신을 바치신 것은 참으로 하느님과 인간을 위하여 자신을 기꺼이 포기하신 ‘너-중심적 사랑’의 행위였습니다. 이것은 분명 자신의 행복이 아니라, 상대의 행복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진정한 사랑 안에서는 상대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 됩니다. 상대가 불행해야 내가 행복할 수 있고, 상대가 행복하면 내가 불행해진다는 사고로는 이 사실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상대가 중심이 되는 진정한 사랑 안에서 아주 쉽게 이해되는 놀라운 신비입니다. 하느님의 기쁨이 내 기쁨이 되고, 이웃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라 여기는 사랑이 우리 안에 깊게 자리하기를 주님께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