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4일 목요일
[녹] 연중 제32주간 목요일
입당송 시편 88(87),3 참조
본기도
제1독서
<그를 종이 아니라 사랑하는 형제로 맞아들여 주십시오.>7-20
화답송시편 146(145),6ㄷ-7.8-9ㄱ.9ㄴㄷ-10ㄱㄴ(◎ 5ㄱ)
복음 환호송요한 15,5 참조
복음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17,20-25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23(22),1-2
루카 24,3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제1독서에서 봉독되는 필레몬서는 한 장으로 구성되었고, 성경에서 가장 짧은 책입니다. 부유한 신자 필레몬의 노예였던 오네시모스가 도망쳤다가 바오로 사도를 만났습니다. 그는 바오로를 통하여 입교하였고, 옥중에 있는 바오로의 시중을 들었습니다. 그 뒤 바오로는 오네시모스의 안전을 생각하여 그를 다시 필레몬에게 돌려보냅니다. 그러면서 바오로는 필레몬에게 편지로 오네시모스가 노예로서 지은 죄를 용서하고 신앙의 형제로 너그럽게 받아들여 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바오로는 신앙의 지도자로서 필레몬에게 요구할 권위가 있음에도, 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대의 승낙 없이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대의 선행이 강요가 아니라 자의로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필레 14절). 바오로가 이 두 그리스도인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려고 쓴 방식은 권위로 지시하기보다 필레몬의 성숙한 신앙과 애덕을 믿으며 그의 선한 마음을 일깨우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바오로는 오네시모스가 필레몬에게 입힌 손해를 자신이 직접 갚아 주기로 합니다. 이러한 희생적 사랑의 행위가 필레몬의 마음을 누그러뜨렸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두 사람 사이를 섬세하게 중재하는 바오로의 모습에서 교회 공동체 안에서 갈등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중재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신앙의 차원에서 이 사건을 다시 보며, 그들 안에 있는 성숙한 신앙과 애덕에 기대야 합니다. 권위적인 지시보다, 선의를 움직이게 하는 부탁과 제안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손해를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중재자의 희생적인 행위도 화해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