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01일 금요일
[백] 모든 성인 대축일
오늘은 하늘 나라의 모든 성인을 기리는 대축일로, 하느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는 성인들의 모범을 본받고자 다짐하는 날이다. 특히 전례력에 축일이 따로 지정되지 않은 성인들을 기억하고 기린다. 이 축일은 동방 교회에서 먼저 시작되어 609년 성 보니파시오 4세 교황 때부터 서방 교회에서도 지내게 되었다. 처음에는 5월 13일이었는데, 9세기 중엽에 11월 1일로 바뀌었다. 교회는 이날 그리스도인들에게 죽음 뒤의 새로운 삶을 바라며 살아가도록 미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고, 우리와 천국의 모든 성인 사이의 연대성도 깨우쳐 준다.
오늘 전례
입당송
본기도
말씀의 초대
제1독서
<내가 보니, 아무도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큰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백성과 언어권에서 나온 사람들이었습니다.>7,2-4.9-14
화답송시편 24(23),1-2.3-4ㄱㄴ.5-6(◎ 6 참조)
제2독서
<우리는 하느님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입니다.>3,1-3
복음 환호송마태 11,28 참조
복음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5,1-12ㄴ
예물 기도
감사송
<성인 감사송 3 : 우리의 어머니인 예루살렘의 영광>영성체송 마태 5,8-10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성인들은 하느님과 함께 영원한 행복을 누리고 있는 이들입니다. 오늘 복음의 참행복 선언은 누가 그러한 성인이 될 수 있는지, 누가 이미 하느님과 영원한 행복을 누리고 있는 성인인지를 알려 줍니다.
하느님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고백하며 철저히 하느님께 순종하는 사람, 진정으로 마음이 가난한 사람, 하느님의 뜻이 거부되는 상황을 슬퍼하는 사람, 예수님을 닮아 다른 이들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는 온유한 사람,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곧 아버지의 의로움이 드러나기를 갈망하는 사람, 하느님께 자비를 입은 것처럼 원수에게까지 자비를 베푸는 사람, 몸과 마음을 주님 법으로 깨끗이 하며, 하느님과 인간, 이웃과 이웃의 깨진 관계를 다시금 잇는 평화를 이루는 사람, 의로움, 특히 예수님 때문에 박해받는 사람이 바로 참된 행복을 누리게 될, 아니 이미 참된 행복을 누리고 있는 성인들입니다.
제1독서에서 봉독한 요한 묵시록은 하늘 나라를 차지하여 참된 행복을 누리게 될 이들의 수가 144,000명이라고 말합니다. 144,000은 구약의 이스라엘(열두 부족)과 신약의 이스라엘(열두 사도)에, 구원 역사 안에 현존하시면서 구원을 성취하시는 그리스도의 기간인 1,000을 곱하여 나온 수로,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무수한 성도들을 상징하는 수입니다.
이렇게 되면 성인이란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성인 말고도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모든 이를 가리키는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2독서가 말하듯 하느님의 큰 사랑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 하나하나가 성인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인들을 두고 직접 ‘성도들’, 곧 ‘성인들’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지상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성도들, 성인들이라 불리면서도 부족함으로 말미암아 여전히 참행복을 누리며 살지 못합니다. 모든 성인 대축일을 지내면서 성인들처럼 하느님과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이미 성인 반열에 드신 모든 성인에게 다시 한번 도움을 간청합시다.
(염철호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