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09일 토요일
[백]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라테라노 대성전은 로마에 있는 최초의 바실리카 양식의 대성당이다. 이 축일은 324년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라테라노 대성전을 지어 봉헌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며, 12세기부터 11월 9일에 지내 왔다고 한다. ‘전 세계와 로마의 모든 교회의 어머니요 머리’라고 일컫는 대성전의 영예를 기리는 이 축일은 처음에는 로마에서만 지내다가,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 성인이 기록한 대로 “사랑의 모든 공동체를 이끄는” 베드로 교좌에 대한 사랑과 일치의 표지로서 로마 예법의 모든 교회로 확대되어 나갔다.
라테라노 대성전은 ‘모든 성당의 어머니요 으뜸’으로 불리면서 현재의 베드로 대성전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거의 천 년 동안 역대 교황이 거주하던, 교회의 행정 중심지였다. 각 지역 교회가 로마의 모(母) 교회와 일치되어 있음을 드러내고자 라테라노 대성전의 봉헌 축일을 지낸다.
입당송 묵시 21,2
묵시 21,3 참조
본기도
하느님의 교회를 배필이라 이르시니
하느님의 이름을 섬기는 백성이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사랑하며 따르도록 이끌어 주시어
약속하신 천상 행복에 이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제1독서
<성전 오른쪽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보았네. 그 물이 닿는 곳마다 모두 구원을 받았네(따름 노래 “성전 오른쪽에서”).>47,1-2.8-9.12
3,9ㄴ-11.16-17
화답송시편 46(45),2-3.5-6.8-9(◎ 5)
복음 환호송2역대 7,16 참조
복음
<예수님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2,13-22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10-2 : 그리스도의 배필이며 성령의 성전인 교회의 신비(성당 봉헌)>영성체송 1베드 2,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제1독서의 에제키엘은 기원전 597년 일어난 바빌론 1차 유배 때 끌려간 사제였습니다. 그런 그가 ‘새로운 성전과 그 성전에서 솟아나오는 물’이라는 환시를 봅니다.
당시, 예루살렘 성전 동쪽에는 기혼이라는 샘이 있었습니다. 풍부한 수량을 가지고 있는 이 샘 덕분에 예루살렘은 주변의 환경이 척박한데도 중요한 군사, 정치의 중심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기혼 샘의 물은 예루살렘 성전을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집인 성전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물은 필수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새로운 성전과 그 성전에서 솟아나오는 물에 관한 환시는 옛 성전이 새롭게 복구되고 정화된다는 것을 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새롭게 복구된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강을 이루며 바다로 들어가서, 닿는 것이면 무엇이든 살려 내는, 곧 모든 생명, 온 세상을 위한 물이라는 것을 보면, 이 환시가 단순히 과거의 성전으로 되돌아갈 것임을 알려 주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오늘 복음으로 봉독한 요한 복음 2장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이 바로 새로운 성전이심을 밝히십니다. 그리고 요한 복음 19장 34절은 예수님께서 희생 제물로 십자가 위에서 바쳐지셨을 때, 그분의 몸, 곧 옆구리에서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고 전합니다. 이 피와 물이 바로 에제키엘이 예언한 새로운 성전에서 솟아나온 물로, 온 세상 사람들이 구원을 얻게 해 줄 물입니다. 우리 모두는 예수님에게서 흘러나오는 생명의 물을 마시고 생명을 얻게 된 이들입니다.
우리 교회 공동체, 나아가 우리 각자는 예수님처럼 하느님의 성전이 된 이들입니다(1코린 3,16 참조). 그렇다면 우리를 통해서도 다른 이들을 살릴 생명의 물이 흐르고 있습니까?
(염철호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