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1월 12일 일요일
[백] 주님 세례 축일
오늘 전례
입당송 마태 3,16-17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겉모습만이 아니라 내면에서도 저희가 그분을 닮아 새로워지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말씀의 초대
제1독서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 마음에 드는 이다.>42,1-4.6-7
화답송시편 29(28),1ㄱ과 2.3ㄱㄷ과 4.3ㄴ과 9ㄷ-10(◎ 11ㄴ)
제2독서
<하느님께서 예수님께 성령을 부어 주셨습니다.>10,34-38
복음 환호송마르 9,7 참조
복음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영이 당신 위로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3,13-17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그리스도를 따르는 교회가 기쁨과 평화를 세상에 드러내며, 빛과 소금의 모범을 보이게 하소서.
2.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정의로우신 주님, 이 나라 모든 정치인에게 주님의 지혜와 사랑을 심어 주시어, 그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데 힘쓰며, 특히 힘없고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3. 예비 신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모든 이의 구원을 바라시는 주님, 주님의 빛을 찾아 교회로 온 예비 신자들을 돌보시어, 그들이 교회 안에서 주님의 사랑을 느끼며, 주님의 진리를 배우고 깨닫는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영원한 목자이신 주님, 저희 본당 공동체가 주님에 대한 믿음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늘 주님을 찾고 찬미하며,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3 : 주님 세례(주님 세례 축일)>영성체송 요한 1,32.34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요한의 세례는 죄를 씻는 일이었고, 죄를 씻는 것이 하느님을 만나는 일로 이해됩니다. 죄를 씻기 위하여 우리는 죄를 찾아내려 애씁니다. 고해소 앞에서 무엇을 잘못하였는지 되돌아보는 일은 꽤나 아픈 일입니다. 고백하건대, 지난 과오를 진정으로 뉘우쳐서 아프기보다 그 과오 때문에 부끄러운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 더 아픕니다.
우리가 믿는 예수님께서는 죄가 없으시지만 세례를 받으십니다. 오늘 복음이 말하는 예수님의 세례는 ‘모든 의로움’을 이루는 일입니다. 예언자 시대부터 ‘의로움’은 하느님과 제대로 만나는 일이었습니다. 그 만남은 대개 계층 간에 벌어지는 갈등의 자리에서, 권력의 다툼 안에 희생된 약자들의 자리에서 더욱 강조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선택하시고 집중하시는 곳은 아픔과 슬픔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는 장면에서, 신앙인들이 일상에서 만나고 웃고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되돌아봅니다. 의로움을 이루려고 만나는 자리가 있을 수 있고, 죄를 씻기는커녕 서로의 탓을 곱씹느라 죄 속에 허덕이는 피폐한 영혼들을 맞닥뜨리는 자리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끝은 이렇습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이사야서에 따르면 그 아들은 다른 이의 죄를 대신 짊어져도 말 한마디 없이 죽어 가는 고난받는 종이었습니다. 다른 이를 위하여 대신 죄를 짊어지는 희생을 실천하기 어렵다면, 적어도 서로에게 죄를 짊어지우는 일만큼은 줄여야겠습니다. 의로움은 특정한 상황에서 이를 이루고야 말겠다는 굳은 결심과 실천으로 실현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평범한 일상에서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자신을 비워 내고, 내어 주고, 참아 주는 사랑으로 완성됩니다.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