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2월 12일 수요일
[녹] 연중 제5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95(94),6-7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제1독서
<스바 여왕은 솔로몬의 모든 지혜를 지켜보았다.>10,1-10
화답송시편 37(36),5-6.30-31.39-40(◎ 30ㄱ)
복음 환호송요한 17,17 참조
복음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7,14-23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07(106),8-9
마태 5,4.6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곱씹어 보면 우리의 내면이 얼마나 죄로 얼룩져 있는지, 우리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날마다 우리 내면을 정화한다고 하여도 더러움에서 벗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안의 것들 외에, 세상 그 어떤 것도 영적인 면에서 우리를 더럽히지 않는다고 하시니 말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 우리가 더럽고, 정결하지 못한 것을 이토록 잘 알고 계심에도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깨끗하여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라, 더러움에 찌들어 있어도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은 율법을 잘 지킴으로써 깨끗함을 유지할 수 있고, 그래야만 자기들이 하느님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알려 주신 하느님께서는 그 반대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무리 노력하여도 깨끗해질 수 없는 우리를 더러운 모습 그대로 사랑하시는 하느님, 먼지로 뒤범벅이 되고 찌들어 있는 우리를 역겨워하지 않으시고 그냥 안아 주시는 하느님을 알려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분께서 손수 정화수를 끼얹어 우리를 깨끗하게 해 주시리라는 것을 알려 주십니다. 그러니 영적 결벽증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다소 죄를 짓고 깨끗하지 못하더라도 우리의 죄보다 더 크신 하느님의 사랑을 신뢰할 필요가 있습니다.
죄를 지은 아담에게 가죽옷을 입혀 주시는 그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십니다. 제자들의 더러운 발을 씻어 주시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부르십니다. 더러운 모습 그대로 그분께 한 걸음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우리 스스로 깨끗함을 지키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깨끗한 마음을 먼저 맛보도록 합시다.
(한재호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