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2월 28일 금요일
[자]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입당송 시편 30(29),11
본기도
말씀의 초대
제1독서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58,1-9ㄴ
화답송시편 51(50),3-4.5-6ㄱㄴ.18-19(◎ 19ㄴㄷ)
복음 환호송아모 5,14 참조
복음
<신랑을 빼앗길 때에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9,14-15
예물 기도
감사송
<사순 감사송 1 : 사순 시기의 영성적 의미>영성체송 시편 25(24),4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백성을 위한 기도
<자유로이 바칠 수 있다.>오늘의 묵상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단식해야 하는 때가 언제인지를 다음과 같이 알려 주십니다.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신랑을 빼앗길 날’은 예수님께서 유다의 배반 때문에 체포당하시어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순간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에게 ‘신랑을 빼앗길 날’은 언제일까요? 혼인 잔치가 예수님과 우리의 참된 일치를 상징한다면, 신랑을 빼앗기는 순간은 우리에게서 예수님의 현존이 사라진 순간이 아닐는지요? 더욱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가정이나 신앙 공동체 안에서 사랑이 사라진 순간이 바로 신랑을 빼앗긴 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시며 예수님께서는 그러한 사랑을 이 세상에 당신의 삶 전체로 알려 주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혼인 잔치”와 “신랑을 빼앗길 날”이라는 표현을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다면, “단식”에 대해서도 폭넓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저 음식을 먹지 않는 것만이 단식이 아니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단식이 있습니다. 자존심을 지나치게 내세우기보다 먼저 용서와 화해를 청할 수도 있고, 시간을 들여 다른 이들을 위하여 봉사할 수도 있습니다. 경솔한 충고나 자기주장을 말하기보다는 다른 이의 소리를 기꺼이 들을 수도 있고, 우리가 소유한 것들을 내놓아 자선을 베풀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단식들은 세상에서 사랑의 불씨를 다시 일으킬 것이며, 더 많은 이들을 예수님께서 초대하시는 참된 일치의 잔치로 불러 모을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체중 관리나 건강을 위하여 단식을 합니다. 그러나 오늘 들려주시는 하느님의 말씀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위한 단식을 보여 줍니다. 사순 시기를 지내는 우리는 그러한 단식을 실천해야 합니다.
(한재호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