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25일 목요일
[백]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 남북통일 기원 미사
민족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사는 한국 교회는 1965년부터 해마다 6월 25일에 가까운 주일을 ‘침묵의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하였다. 1992년에 그 명칭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로 바꾸고, 2005년부터 이날을 6월 25일이나 그 전 주일에 지내다가, 2017년부터는 6월 25일에 거행하기로 하였다. 한국 교회는 남북한의 진정한 평화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며 노력하고 있다.
입당송 예레 29,11.12.14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모세는 백성에게,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주님의 말씀을 들으면, 주 하느님께서 그들의 운명을 되돌려 주실 것이라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라고 권고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두 사람이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다시 모아들이실 것이다.>30,1-5
화답송예레 31,10.11-12ㄱㄴ.13ㄷㄹ-14(◎ 10ㄷ 참조)
제2독서
<서로 용서하십시오.>4,29―5,2
복음 환호송
복음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다.>18,19ㄴ-22
예물 기도
감사송
<한국 고유 감사송 4 : 민족의 일치와 통일을 이루시는 하느님>영성체송 콜로 3,14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하느님께서 당신 자녀들에게 가장 바라시는 것 가운데 하나가 공동체를 이루는 것입니다. 이는 아담이 혼자 있는 것을 두고 좋지 않다 여기신 데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동체를 이루며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오늘 복음에서 “마음을 모아”라는 표현은 그리스 말 ‘심포네오’를 번역한 것입니다. ‘심포네오’라는 단어에서 ‘교향곡’을 뜻하는 영어 ‘심포니’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따라서 마음을 모아 공동체를 이룬다는 것은 하나의 멋진 교향곡을 연주하는 것과도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교향곡이란 저마다 다른 악기들이 서로 다른 음을 연주하면서 하나의 곡을 탄생시키는 것입니다. 공동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고유한 모습을 간직하면서도 그것이 불협화음이 아닌 조화와 어울림의 소리를 내는 것이 공동체입니다.
성공적인 교향곡을 연주하려면 두 가지가 있어야 합니다. 첫째는 지휘자입니다. 지휘자가 없는 교향악단은 없으며, 단원들이 지휘자의 손길을 얼마나 잘 따라가느냐에 따라 훌륭한 음악이 만들어집니다. 둘째는 단원들이 서로의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자기 소리만 멋지게 내는 것은 합주가 아니라 독주일 뿐입니다. 다른 악기의 소리에 맞추어 소리의 크기를 조절하거나 박자를 맞추어야 합니다. 다른 단원들의 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아름다운 곡을 완성할 수 없습니다.
‘마음을 모아 하느님께 청한다.’라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탁월한 지휘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끄심에 따라 기도하고, 함께하는 이들의 마음을 읽으며 청해야 합니다. 그러한 기도야말로 정말 멋진 교향곡처럼 아름다울 것입니다.
(한재호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