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27일 토요일
[녹] 연중 제12주간 토요일 또는
[백] 알렉산드리아의 성 치릴로 주교 학자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28(27),8-9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애가의 저자는 예루살렘의 파멸을 보고 탄식하며, 주님께 소리를 지르라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의 믿음을 보시고 감탄하시며 그의 종을 고쳐 주시고, 베드로의 장모뿐 아니라 많은 이들을 고쳐 주신다(복음).
제1독서
<주님께 소리 질러라, 딸 시온의 성벽아.>2,2.10-14.18-19
화답송시편 74(73),1-2.3-4.5-7.20-21(◎ 19ㄴ)
복음 환호송마태 8,17 참조
복음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와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8,5-17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45(144),15 참조
요한 10,11.1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의 어떤 면을 보고 그를 칭찬하셨을까요? 백인대장이 예수님께 건넨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상관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여기서 “상관 밑에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직역하면 ‘권위 아래에 있는 사람’입니다. 백인대장은 로마 황제의 권위 아래에 있는 사람이었기에 군사들은 백인대장의 말에 순종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의 명령은 곧 로마 황제의 권위를 받아서 내리는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병마에게 명령을 내리신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권위를 받아서 내리시는 것이기에 병마까지도 순종할 수밖에 없습니다. 요컨대 백인대장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권위 아래에 계신 분’으로 고백하였기에 칭찬을 받은 것입니다. 정녕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권위 아래에 계셨기에, 그분의 가르침에는 권위가 있었고, 마귀들도 그분 말씀에 복종하였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하느님의 권위 아래에 있다는 말에는,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철저히 순종하셨다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순종하지 않았다면 하느님의 권위 위에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권위 아래에 머무르기를 바라셨기에 만나는 병자마다 기꺼이 그들을 고쳐 주셨습니다.
사실 병자들을 고칠수록 유다인 지도자들에게 증오를 사기 마련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분께서는 온갖 위험을 감수하시고 병자들을 고치시는 일을 마다하지 않으셨고, 그 결과 증오에 가득 찬 지도자들에 의하여 십자가에서 목숨을 바치시게 됩니다. 이사야의 말대로 “우리의 병고를 떠맡고 우리의 질병을 짊어”지시면서 하느님의 권위 아래에서 순종하신 것입니다.
(한재호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