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8월 06일 목요일

[백]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마태 17,1-2).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은 공관 복음이 공통적으로 전하는 이 말씀에 따른 것이다. 곧,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신 일을 기리는 축일이다.
오늘 축일은 ‘성 십자가 현양 축일’(9월 14일)의 40일 전에 지낸다. 교회의 전승에 따라,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40일 전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십자가 수난과 죽음의 결과인 영광스러운 부활을 미리 보여 주시고자 거룩한 변모의 표징을 드러내셨다. 1457년 갈리스토 3세 교황이 로마 전례력에 이 축일을 도입하였다.

입당송

 마태 17,5 참조
빛나는 구름 속에서 성령이 나타나시고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본기도

 
하느님,
외아드님의 영광스러운 변모 때에
율법과 예언서의 증언으로 신앙의 신비를 밝혀 주시고
저희를 자녀로 삼으실 것을 미리 알려 주셨으니
하느님의 종인 저희가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과 함께 공동 상속자가 되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

말씀의 초대

 

다니엘 예언자는, 연로하신 분이 옥좌에 앉으시는데, 그분의 옷은 눈처럼 희고 머리카락은 깨끗한 양털 같았다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러 산에 오르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옷은 빛처럼 하얘진다(복음).

제1독서

<그분의 옷은 눈처럼 희었다.>
▥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7,9-10.13-14
9 내가 보고 있는데
마침내 옥좌들이 놓이고 연로하신 분께서 자리에 앉으셨다.
그분의 옷은 눈처럼 희고 머리카락은 깨끗한 양털 같았다.
그분의 옥좌는 불꽃 같고 옥좌의 바퀴들은 타오르는 불 같았다.
10 불길이 강물처럼 뿜어 나왔다. 그분 앞에서 터져 나왔다.
그분을 시중드는 이가 백만이요
그분을 모시고 선 이가 억만이었다.
법정이 열리고 책들이 펴졌다.
13 내가 이렇게 밤의 환시 속에서 앞을 보고 있는데
사람의 아들 같은 이가 하늘의 구름을 타고 나타나 연로하신 분께 가자
그분 앞으로 인도되었다.
14 그에게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져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를 섬기게 되었다.
그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서 사라지지 않고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또는>
<우리는 하늘에서 들려온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 베드로 2서의 말씀입니다.
1,16-19
사랑하는 여러분,
16 우리가 여러분에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권능과 재림을 알려 줄 때,
교묘하게 꾸며 낸 신화를 따라 한 것이 아닙니다.
그분의 위대함을 목격한 자로서 그리한 것입니다.
17 그분은 정녕 하느님 아버지에게서 영예와 영광을 받으셨습니다.
존귀한 영광의 하느님에게서,
“이는 내 아들, 내가 사랑하는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하는 소리가
그분께 들려왔을 때의 일입니다.
18 우리도 그 거룩한 산에 그분과 함께 있으면서,
하늘에서 들려온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19 이로써 우리에게는 예언자들의 말씀이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서 날이 밝아 오고 샛별이 떠오를 때까지,
어둠 속에서 비치는 불빛을 바라보듯이
그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7(96),1-2.5-6.9(◎ 1ㄱ과 9ㄱ)
◎ 주님은 임금이시다. 온 땅 위에 지극히 높으신 분이시다.
○ 주님은 임금이시다. 땅은 즐거워하고, 수많은 섬들도 기뻐하여라. 흰 구름 먹구름 그분을 둘러싸고, 정의와 공정은 그분 어좌의 바탕이라네. ◎
○ 주님 앞에서 산들이 밀초처럼 녹아내리네. 주님 앞에서 온 땅이 녹아내리네. 하늘은 그분 의로움을 널리 알리고, 만백성 그분 영광을 우러러보네. ◎
○ 주님, 당신은 온 땅 위에 지극히 높으신 분, 모든 신들 위에 아득히 높으시옵니다. ◎

복음 환호송

마태 17,5
◎ 알렐루야.
○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 알렐루야.

복음

<예수님의 얼굴은 해처럼 빛났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1-9
그 무렵 1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2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
3 그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4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5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6 이 소리를 들은 제자들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하였다.
7 예수님께서 다가오시어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8 그들이 눈을 들어 보니 예수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9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하고 명령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주님께 바치는 예물을
외아드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로 거룩하게 하시고
찬란한 그 빛으로 저희 죄를 깨끗이 씻어 주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9 : 변모의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뽑힌 증인들 앞에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고
당신의 모습이 온통 찬란히 빛나게 하시어
제자들 마음속에서 십자가의 걸림돌을 없애 주셨으며
머리이신 당신에게서 신비롭게 빛난 그 영광이
당신 몸인 온 교회 안에도 가득 차리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능품천사들과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위엄을 찬미하며 끝없이 외치나이다.

영성체송

 1요한 3,2 참조
그리스도가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되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천상 양식을 받아 모시고 비오니
영광스러운 변모로 보여 주신 아드님의 그 빛나는 모습을 닮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 나오는 ‘높은 산’을, 학자들은 헤로몬산 아니면 타보르산으로 추정합니다. 헤르몬산은 베드로가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라고 고백한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있습니다. 따라서 베드로의 신앙 고백과 주님의 거룩한 변모가 바로 이어질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있는데, 산의 높이가 2,814미터에 이릅니다. 그러나 교회 전통은 높이 575미터인 타보르산을 주님의 거룩한 변모 장소로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셨던 나자렛과 가깝고, 당시 초기 교회의 성지 순례 여정의 불편함을 덜어 주었기에 일반적으로 그렇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산의 정확한 위치나 높이보다 산에서 이루어진 주님의 거룩한 변모의 의미가 우리에게는 더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야고보 그리고 요한만을 데리고 산에 오르셨습니다. 그들이 거기에 있는 동안 예수님께서는 율법과 예언자의 상징인 모세, 엘리야와 대화를 나누시며 진정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십니다. 

주님의 거룩한 변모는 제자들에게 하느님의 영광을 맛보게 하고,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과 함께 걸을 때 그들이 인식해야 할 주님을 엿보게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 영광을 보지만, 동시에 사람이 되신 말씀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때의 깊이를 생각해야만 합니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필리 2,6-9). 

(박기석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