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8월 31일 월요일
[녹]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입당송 시편 86(85),3.5
본기도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결심하였다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나자렛 회당에서 안식일에 이사야 예언서 두루마리를 펴시고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신다(복음).
제1독서
<나는 여러분에게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하였습니다.>2,1-5
화답송시편 119(118),97.98.99.100.101.102(◎ 97ㄱ)
복음 환호송루카 4,18
복음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4,16-30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31(30),20 참조
마태 5,9-10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바빌론 유배 이후 예루살렘 성전을 잃은 이스라엘은 하느님께 제사를 바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장소의 거룩함 대신 시간의 거룩함을 선택하여 ‘안식일’을 중요시하였고, 하느님 말씀을 바탕으로 전례를 거행하는 ‘회당’을 세웁니다. 간소하였던 회당 전례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회중 모두 일어서서 예루살렘을 향하여 기도한 뒤 율법서를 봉독합니다. 유다인들의 신앙 고백인 ‘이스라엘아, 들어라!’(신명 6,4-5 참조)를 낭송한 뒤 시편과 ‘18조 기도문’(2마카 1,24-25 참조)을 바칩니다. 이어서 독서자(히브리어로 ‘마기드’)가 율법서를 봉독하고 설교한 다음, 또 다른 독서자(히브리어로 ‘마프티르’)가 예언서를 읽고 설교를 합니다. 그리고 회당 전례는 회당장의 축복문(민수 6,24-26 참조) 낭송으로 끝납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고향 나자렛에 가시어 회당 전례에 참여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독서자(마프티르)가 되시어 이사야 예언서를 봉독하십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이어서 설교를 하십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문제는 예수님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면서도 그분이 누구의 아들이신지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고향 사람들의 태도입니다. 특히 오직 메시아에게만 주어진 ‘눈먼 이들이 다시 보게 되는 일’이 예수님에게서 이루어진다는 말에 화가 잔뜩 나, 예수님을 고을 밖으로 내몰고 맙니다.
주님의 영이 내린 예수님을 제대로 받아들이려면, 그분을 바라보는 우리에게도 성령의 힘이 내려야 합니다. 우리의 믿음은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의 힘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말이나 지혜로 하느님의 신비를 선포하기에 앞서, 그 말씀의 신비를 깨우칠 수 있는 성령의 힘을 청합시다.
(박기석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