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02일 금요일
[백] 수호천사 기념일
수호천사는 사람을 선으로 이끌며 악에서 보호하는 천사다. 교회 전승에 따르면, 하느님께서는 누구에게나 수호천사를 정하여 주시어 그를 지키며 돕게 하신다. “그분께서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어, 네 모든 길에서 너를 지키게 하시리라”(시편 91[90],11). “저를 모든 불행에서 구해 주신 천사께서는 이 아이들에게 복을 내려 주소서”(창세 48,16).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마태 18,10). 수호천사에 관한 성경의 이러한 표현은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낸다.
입당송 다니 3,58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천사를 보내시어, 곁에서 그들을 지키고 주님께서 마련하신 곳으로 데려가게 하실 것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나의 천사가 앞장설 것이다.>23,20-23
화답송시편 91(90),1-2.3-4ㄱㄴ.4ㄷ-6.10-11(◎ 11 참조)
복음 환호송시편 103(102),21
복음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18,1-5.10
예물 기도
감사송
<천사 감사송 : 천사들이 드러내는 하느님의 영광>영성체송 시편 138(137),1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어린이처럼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본문에 나오는 ‘어린이’의 그리스말은 ‘파이디온’인데, 본디 이 단어는 열 살 아래의 아이나 유아를 가리킵니다. 이 말에서 ‘파이다고고스’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직역을 하자면 ‘어린이를 이끄는 사람’으로서 우리말로는 ‘보호자’를 가리킵니다. 이렇게 볼 때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어린이’란 어른의 보호를 받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아이를 뜻합니다. 따라서 신앙 안에서 어린이처럼 된다는 것은 하느님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인식을 지니고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본당 신부였을 때 날마다 미사에 참례하는 서너 살짜리 꼬마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제가 사탕을 줄 때 말고는 자기 아빠에게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였습니다. 이른바 ‘껌딱지’처럼 아빠에게 붙어 있는 그 아이를 바라보면서 저는 저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과연 나는 하느님께 껌딱지처럼 붙어 있는가?’, ‘과연 나는 저 아이처럼 하느님을 나의 아버지로 온전히 의지하고 있는가?’ 하고 말이지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어른 행세를 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존재가 아닙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나약하고 부족하며 철없는 아이일 뿐입니다. 그런 우리를 위하여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드님을 우리의 형제로 내어 주셨고, 우리 각자에게 알맞은 ‘파이다고고스’, 곧 ‘수호천사’를 보내 주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몫은 오직 그분께 껌딱지처럼 붙어 있는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