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09일 금요일
[녹]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또는
[홍] 성 디오니시오 주교와 동료 순교자들 또는
[백] 성 요한 레오나르디 사제
입당송 에스 4,17②-③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아무도 율법으로 의롭게 되지 못한다며, 믿음으로 사는 이들이 복을 받는다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당신을 반대하는 자고, 당신과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믿음으로 사는 이들은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습니다.>3,7-14
화답송시편 111(110),1ㄴㄷㄹ-2.3-4.5-6(◎ 5ㄴ 참조)
복음 환호송요한 12,31-32 참조
복음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11,15-26
예물 기도
영성체송 애가 3,25
1코린 10,1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쉴 데를 찾아 물 없는 곳을 돌아다니지만 찾지 못한다. 그때에 그는 ‘내가 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말한다. 그러고는 가서 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진다.”
암 수술을 받으면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잘 관리하여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우리의 신앙도 비슷합니다. 악에서 해방되고 난 뒤에 더 큰 악이 찾아오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깨어 있어야 합니다. 이는 바오로 사도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예수님을 만나 회심하게 되었지만 이후 그에게 찾아온 시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유다인들은 바오로를 배신자라고 낙인찍어, 그는 죽음의 위기를 겪습니다. 그리스도인들도 그가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사실을 도무지 믿지 못하고 경계하였습니다.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받아들여지기까지 10년의 세월 동안 바오로는 홀로 지내야만 하였습니다. 언뜻 생각하기로는 하느님의 은총을 충만히 받아 예수님을 만나기까지 하였고, 회심의 길을 걷게 되었으니 그 이후의 삶이 탄탄대로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바오로 사도의 경우는 정반대였습니다. 은총의 체험 뒤에 더 큰 시련이 찾아왔던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 체험이 있으면 그다음부터 좋은 일보다는, 그 체험으로 얻게 된 신앙이 더욱 견고해지도록 더 큰 시련이 닥쳐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은총을 입은 사람은 무릇 그 은총에 맞갖게 살아가려는 굳센 마음을 갖추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