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15일 일요일
[녹] 연중 제33주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2016년 11월 ‘자비의 희년’을 폐막하며 연중 제33주일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로 지내도록 선포하셨다. 이날 교회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의 모범을 보여 주신 예수님을 본받아, 모든 공동체와 그리스도인이 가난한 이들을 향한 자비와 연대, 형제애를 실천하도록 일깨우고 촉구한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33주일이며 세계 가난한 이의 날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창조와 은총의 모든 복을 사람의 손에 맡기시어, 우리가 좋은 뜻을 세워 아버지의 섭리로 많은 열매를 거두게 하십니다.
입당송 예레 29,11.12.14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잠언의 저자는, 우아함은 거짓이고 아름다움은 헛것이지만 주님을 경외하는 여인은 칭송을 받는다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그들은 어둠 속에 있지 않으므로 주님의 날이 도둑처럼 덮치지 않을 것이라며,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으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는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을 불러 재산을 맡기는 것과 같다며, 탈렌트의 비유를 드신다(복음).
제1독서
<훌륭한 아내는 제 손으로 즐거이 일한다.>31,10-13.19-20.30-31
화답송시편 128(127),1-2.3.4-5(◎ 1ㄱ 참조)
제2독서
<주님의 날이 여러분을 도둑처럼 덮치지는 않을 것입니다.>5,1-6
복음 환호송요한 15,4.5 참조
복음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25,14-30
25,14-15.19-21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주님의 백성인 교회가 주님께서 교회로 부르신 이들을 보호하고 도우며, 세상 속에서 구원의 희망을 전하고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2.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통치자이신 주님, 정치인들에게 지혜의 은총을 주시어, 사회의 배려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정책 마련에 더욱 힘쓰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게 하소서.
3.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자이신 주님, 도움이 필요한 가난한 이들을 살펴 주시어 몸소 위로하시고, 저희가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어려운 이웃을 찾아 나눔을 실천하게 하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저희 삶의 터전인 이 지역 사회를 주님의 사랑으로 이끄시어, 모든 구성원이 하느님께서 주신 본디 모습대로 행복할 수 있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3 : 사람이신 그리스도를 통한 인류 구원>영성체송 시편 73(72),28
마르 11,23.24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우아함은 거짓이고 아름다움은 헛것이다.” 잠언의 말씀대로 주님께서는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을 살피십니다. 주님께 받은 탈렌트를 활용하여 가난한 이에게 손을 펼치고 불쌍한 이에게 손을 내밀어 도와주는 사람에게, 주님께서는 기쁨을 함께 나누자고 하실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하늘 나라는, 주인이 종들에게 능력에 따라 재산을 나누어 준 것과 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능력을 가졌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누가 더 받고 누가 덜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는 누구의 능력이 더 큰지가 아니라 각자 받은 탈렌트를 어떻게 사용하였는지를 강조합니다. 따라서 탈렌트 양의 차이는 문제가 아닙니다.
주인이 맡긴 재산만큼 벌어들인 종들은 칭찬을 받습니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탈렌트, 곧 재능은 감추어 두거나 숨겨 두는 것이 아니라 잘 활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재능을 받은 이들이 그 재능을 세상에서 활용함으로써 하늘 나라는 풍성해집니다. 작은 일에 성실한 종에게는 이제 더 큰 일이 맡겨집니다.
‘성실하다.’라는 표현은 믿음과도 연결됩니다. 우리의 믿음은 하느님께서 성실하신 분이시라는 것에 바탕을 두고,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곧 하느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성실하게 따른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성실함은 하느님과 신앙인의 관계를 나타내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것에 성실하다는 것은 하느님께 받은 재능을 통하여 하느님의 현존이 드러나게 하는 것입니다. 그 재능을 자신만을 위하여 사용하는 것은 탈렌트를 땅에 숨겨 두는 것과 같습니다. 많고 적음을 떠나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