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2월 28일 일요일
[자] 사순 제2주일
오늘 전례
▦ 오늘은 사순 제2주일입니다. 좋으신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우리 죄인들에게 외아드님을 아낌없이 내어 주셨습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순종하는 힘을 얻어, 모든 일에서 외아드님의 발자취를 따르고 외아드님의 모습으로 변하여, 영광의 빛을 누리게 해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시다.
입당송 시편 27(26),8.9 참조
시편 25(24),6.2.22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을 시험해 보시려고 외아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하시자 아브라함은 이를 실행하려 하는데, 하느님께서는 이를 보시고 복을 내리시겠다고 맹세하신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냐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는데,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신다(복음).
제1독서
<우리 성조 아브라함의 제사>22,1-2.9ㄱ.10-13.15-18
화답송시편 116(114―115),10과 15.16-17.18-19ㄱㄴ(◎ 9)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친아드님마저 아끼지 않으십니다.>8,31ㄴ-34
복음 환호송
복음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다.>9,2-10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거룩하신 주님, 주님의 백성인 교회를 거룩하게 지켜 주시어, 교회가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충실히 살아가며 복음 선포를 위하여 기꺼이 몸 바치게 하소서.
2. 공직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빛이신 주님, 봉사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는 공직자들을 굽어살피시어, 그들이 모든 사람의 존엄과 권리를 기억하며, 주님의 진리를 따라 공동선 실현에 앞장서게 하소서.
3. 소외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자이신 주님, 과학 기술의 발전과 풍요에서 오히려 소외된 이들을 위로하시고, 저희가 그들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4. 본당 단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도자이신 주님, 주님 수난의 뜻을 마음에 새기며 사순 시기를 지내는 저희 본당 단체들을 살펴 주시어, 서로 희생하고 양보하며 주님 부활을 준비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사순 감사송 6 : 주님의 거룩한 변모(사순 제2주일)>영성체송 마태 17,5
영성체 후 묵상
▦ 제자들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를 목격하고 겁에 질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 바오로 사도처럼 우리도 굳건한 믿음을 고백하며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을 의롭게 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영성체 후 기도
백성을 위한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제1독서인 아브라함과 이사악의 이야기에서,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향한 아브라함의 순종이 강조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나치지 말아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백 살에 아들 이사악을 낳았고, 창세기에서 이사악을 지칭할 때 사용된 “아이”(창세 22,5.12)는 아기가 아닌 10대의 소년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백 살이 넘는 노인이 힘으로 10대 청소년을 제압하여 제단에 묶어 놓을 수 있었을까요?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이사악의 순종도 함께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는 복음에서 다시 언급됩니다. 바로 하느님 아버지와 그분의 외아드님이신 예수님의 관계입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느님과 예수님의 관계가 아버지와 아들로 명확하게 언급됩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자 아들을 봉헌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당신의 뜻과 의지로 당신의 외아들을 기꺼이 희생시키고자 하셨습니다.
그럼 이사악을 보겠습니다. 이사악은 기꺼이 아버지 아브라함의 뜻을 따랐지만, 죽음을 맞이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사악을 뛰어넘는 순종의 길을 가셨습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에 대한 신뢰 속에서 수난의 길, 십자가의 희생 제물이 되는 길을 걸어가십니다. 예수님께서 이 길을 걸어가실 수 있으셨던 힘은 바로 당신을 사랑하시는 아버지를 사랑하시고, 당신을 신뢰하시는 아버지를 신뢰하시는 깊은 관계에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 변모의 모습을 보고 기뻐하면서도 두려움을 느꼈던 제자들을 향하여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말씀만 듣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 온전히 순명하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를 신뢰하시며 사랑받으시는 아드님으로 좁고 험한 길을 가셨던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예수님의 뜻을 따라, 아버지를 신뢰하면서 그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그 결심의 시기가 바로 사순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