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3월 03일 수요일
[자] 사순 제2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38(37),22-23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예레미야 예언자는, 예루살렘 주민들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며 구덩이를 파 놓았다고 주님께 하소연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은 예루살렘에서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넘겨질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어서 그를 치자.>18,18-20
화답송시편 31(30),5-6.14.15-16(◎ 17ㄴ 참조)
복음 환호송요한 8,12 참조
복음
<그들은 사람의 아들에게 사형을 선고할 것이다.>20,17-28
예물 기도
감사송
<사순 감사송 1 : 사순 시기의 영성적 의미>영성체송 마태 20,28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백성을 위한 기도
<자유로이 바칠 수 있다.>오늘의 묵상
‘동행’이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든든합니다. 낯선 거리를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걸으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먼 길을 떠날 때에도 누군가와 함께라면 외롭지 않고 힘이 되어 든든합니다. 또한 같은 목표를 가지고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며 동행합니다. 가족들과 함께, 직장에서, 교회에서, 공동체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동행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같은 길을 가고 있을 뿐 동행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일하지만, 저마다 생각이 다르고 가치가 다르며 목표를 이루려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함께 사랑한다고 하지만, 사랑을 나누는 방식이 다르고 사랑의 표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길을 가고 있지만, 동행하지 못하는 우리입니다.
예수님과 제자들도 같은 길을 갔습니다. 오랜 시간 함께 지냈고 하느님 나라와 복음을 같이 선포하였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가치와 삶을 오랫동안 보아 왔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과 동행하는 듯 보였던 제자들의 생각과 가치는 예수님과 달랐습니다. 제베대오의 두 아들도, 다른 제자들도 자신들의 욕심과 출세만을 위하여 예수님과 함께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수난과 십자가를 여러 번 이야기하셨지만, 그들은 듣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꿈과 가치만을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과 같이 걸었지만, 동행하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는 동행하고 싶습니다. 혼자 걷기보다 함께 걷고 싶어 합니다. 특히 예수님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동행하고 싶습니다. 그 동행을 위하여 자신의 가치와 생각을 강요하기보다 먼저 동행하는 이들의 생각과 꿈을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그래서 내가 앞장서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조금씩 천천히 자신의 것을 내어놓으면서 걸어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