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4월 01일 목요일
[자] 성주간 목요일 - 성유 축성 미사 [백]
오늘 아침, 주교는 자기 사제단과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하여 주교와 신부들의 일치와 친교를 드러내며, 한 해 동안 사용할 성유들을 축복하고 축성한다. 또한 미사 중에 사제들은 자신의 직무에 더욱 충실할 수 있도록 수품 때 한 서약을 공적으로 새롭게 한다. 교구 내의 사목자들은 성유를 받아 가 일 년 동안 성사(세례, 견진, 병자)를 집전할 때 사용한다. 이로써 성사 집전에서 교구 전체의 연대성이 드러난다.
입당송 묵시 1,6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께서 그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고 한다(제1독서). 요한 사도는 그리스도께서 구름을 타고 오실 것이고, 모든 눈이 그분을 볼 것이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고향 나자렛의 회당에서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를 펴시고,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신다(복음).
제1독서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고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며 기쁨의 기름을 주게 하셨다.>61,1-3ㄹ.6ㄱㄴ.8ㄷ-9
화답송시편 89(88),21-22.25와 27(◎ 2ㄱ 참조)
제2독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한 나라를 이루어 아버지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가 되게 하셨다.>1,5-8
복음 환호송이사 61,1 참조(루카 4,18 인용)
복음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4,16-21
사제들의 서약 갱신
╋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 기도합시다.
◎ 그리스도님, 저희의 기도를 들으소서. 그리스도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또한 이 주교를 위해서도 …… 기도하여 주십시오.
◎ 그리스도님, 저희의 기도를 들으소서. 그리스도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주님, …… 이끌어 주소서.
◎ 아멘.
<신경과 보편 지향 기도는 하지 않는다.>
성유와 봉헌 행렬 때
◎ 구세주께 정성들여 찬미찬송 노래하세.
○ 옹골차게 익은열매 짜서얻은 기름이라.
우리모두 엎드려서 구세주께 봉헌하세. ◎
○ 하늘나라 임금님은 올리브기름 축성하여
악령들을 물리치는 창검되게 하옵소서. ◎
○ 성유발라 우리모두 다시나고 새로워져
상처받은 인간품위 영예롭게 되나이다. ◎
○ 세례수로 마음씻어 죄악일랑 물리치고
이마위에 성유발라 천상은사 받으리라. ◎
○ 동정녀께 나신예수 하느님의 아드님은
성유로써 비추시어 영원죽음 없애소서. ◎
○ 영원무궁 길이길이 이날축제 기념하세.
오랜세월 지나가도 항상다시 기억하세. ◎
<행렬이 제대에 이르면 주교는 빵과 포도주와 물을 받아 놓고, 성유들을 받아 부제 봉사자에게 주어 마련된 상에 놓게 한다.>
예물 기도
감사송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사제들의 직무>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외아드님에게 성령의 기름을 부으시어
새롭고 영원한 계약의 대사제로 세우시고
오묘한 섭리로 성직을 마련하시어
교회 안에 단일한 사제직이 보존되게 하셨나이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소유가 된 백성을 임금의 사제직으로 돌보시고
형제의 사랑으로 사람들을 뽑으시어
안수로 당신의 거룩한 직무에 참여하게 하셨나이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인류 구원의 제사를 새롭게 하며
주님의 자녀들과 파스카 잔치를 거행하고
거룩한 백성을 사랑으로 이끌며
말씀으로 기르고 성사로 거룩하게 하나이다.
또한 그들은 형제들의 구원과 주님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어 놓으며
그리스도의 모습을 애써 닮고
끊임없이 아버지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보여 주나이다.
그러므로 주님, 모든 천사와 성인과 함께
저희도 주님을 찬양하며 환호하나이다.
병자 성유 축복
◎ 아멘.
영성체송 시편 89(88),2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예비 신자 성유 축복
◎ 아멘.
축성 성유의 축성
╋ 하느님, 영신의 모든 성장과 …… 비나이다.
◎ 아멘.
╋ 성사를 세우시고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 …… 되시리이다.
◎ 아멘.
오늘의 묵상
2001년 공소에서 본당으로 갓 승격된 작은 시골 성당에 부임하여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듬해 파스카 성야 미사에 많은 신자가 찾아와 교실 한 칸보다 작은 성당은 발 디딜 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제단으로 올라와 제대 주변에 앉게 하고 예식을 시작하였습니다.
봉헌 행렬이 시작되면서 그 많은 신자가 움직이기 시작하니, 마룻바닥이 꿀렁거리며 파스카 초가 넘어져 한 어린아이 머리 위로 떨어졌습니다. ‘딱’ 소리와 함께 그 두꺼운 초가 완전히 두 동강이 나고, 동시에 ‘엉엉’하는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다행히 아이 이마에 커다란 혹 하나만 생기고 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뒤, 공동체는 성당을 빨리 짓기로 하고 성당 건축을 위한 원칙을 세웠습니다.
그 원칙은 ‘전례를 중심으로 하는 성당 짓기’였습니다. 전례 중심의 성당을 짓고자 성당 안에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제대만 보이게 하고, 제의 방은 제대 맞은편에 두어 입당과 퇴장을 확실히 하였습니다. 이는 저 스스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늘 기억하려는 뜻이었습니다.
첫째, 미사를 집전하고자 신자들 사이를 지나 제단에 오를 때마다 목자로서 양들과 함께 그리스도께, 하느님께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제대를 중심으로 말씀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의 기쁜 소식을 듣고, 성체를 모심으로써 그 사랑을 온몸으로 체험하려 함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사가 끝난 뒤, 다시 신자들 가운데로 들어감으로써 몸으로 체험한 그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드러내고자 섬김과 돌봄, 그리고 헌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