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4월 11일 일요일
[백] 부활 제2주일 곧, 하느님의 자비 주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대희년인 2000년 부활 제2주일에,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신심이 매우 깊었던 폴란드 출신의 파우스티나 수녀를 시성하셨다. 그 자리에서 교황께서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특별히 하느님의 자비를 기릴 것을 당부하셨다. 이에 따라 교회는 2001년부터 해마다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내고 있다. 외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죽음과 부활로 우리를 구원하여 주신 하느님의 크나큰 자비에 감사드리고자 하는 것이다.
오늘 전례
▦ 오늘은 부활 제2주일이며 하느님의 자비 주일입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파스카 주일마다 놀라운 구원을 체험하게 하십니다. 우리가 형제들의 모임에서 주님을 알아 뵙고, 주님의 부활을 힘차게 증언할 수 있도록 성령의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1베드 2,2 참조
4에즈 2,36-37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제1독서). 요한 사도는,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모두 세상을 이긴다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평화를 비시고, 보지 않고는 믿지 못하겠다던 토마스에게도 나타나시어 의심을 버리고 믿으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한마음 한뜻>4,32-35
화답송시편 118(117),2-4.16-18.22-24(◎ 1)
제2독서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모두 세상을 이깁니다.>5,1-6
부속가
<자유로이 할 수 있다.>파스카 | 희생제물 | 우리모두 | 찬미하세. |
그리스도 | 죄인들을 | 아버지께 | 화해시켜 |
무죄하신 | 어린양이 | 양떼들을 | 구하셨네 |
죽음생명 | 싸움에서 | 참혹하게 | 돌아가신 |
불사불멸 | 용사께서 | 다시살아 | 다스리네. |
마리아 | 말하여라 | 무엇을 | 보았는지. |
살아나신 | 주님무덤 | 부활하신 | 주님영광 |
목격자 | 천사들과 | 수의염포 | 난보았네. |
그리스도 | 나의희망 | 죽음에서 | 부활했네. |
너희보다 | 먼저앞서 | 갈릴래아 | 가시리라. |
그리스도 | 부활하심 | 저희굳게 | 믿사오니 |
승리하신 | 임금님 | 자비를 | 베푸소서. |
복음 환호송요한 20,29 참조
복음
<여드레 뒤에 예수님께서 오셨다.>20,19-31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자하신 주님,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어려운 세상에서 살아가는 교회를 지켜 주시어, 주님께서 보여 주신 자비로운 사랑을 실천하며, 인류 구원의 복음을 용감히 전하게 하소서.
2.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정치인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살펴 주시어, 정의롭고 평화로우며 사람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뜻을 모으고 함께 실천하게 하소서.
3. 난민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온유하신 주님, 사회적 정치적 문제로 생겨나는 난민들을 보살펴 주시고, 저희가 그들을 두려움과 편견 없이 주님의 귀한 생명으로 기쁘게 받아들이게 하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일치의 주님, 부활 시기를 지내며 주님을 찬미하는 그리스도 신자들을 하나로 모으시어, 지역 사회 안에서 일치와 사랑의 본보기가 되고 부활의 희망을 전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영성체송 요한 20,2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가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고 성체를 받아 모셨으니, 이 신비를 마음속에 간직하여 삶으로 드러내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진나라 환온이 촉을 정벌하려고 군사들과 함께 배를 타고 가던 중에 양쯔강의 삼협이라는 곳을 지났습니다. 그곳을 지나면서 한 병사가 새끼 원숭이 한 마리를 잡아 왔는데, 그 어미 원숭이가 환온이 탄 배를 쫓아 백여 리를 슬피 울며 뒤따라오는 것이었습니다. 배를 강기슭에 대자 어미 원숭이가 몸을 날려 배 위로 뛰어올랐지만 오르자마자 죽고 말았답니다. 병사들이 하도 이상하여 죽은 원숭이의 배를 가르자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이토록 창자가 끊어질 만큼 자식을 잃은 슬픔이 컸던 것입니다.
오늘은 하느님의 자비 주일입니다. ‘자비’는 ‘크게 사랑하고 가엾게 여김’으로, 성경에서는 ‘가엾이 여기다’로 자주 표현됩니다. ‘가엾이 여기다’는 그리스어로 ‘스플랑크니조마이’인데, 오장육부, 곧 창자 등을 뜻하는 단어에서 파생된 말입니다. 그래서 자비는 ‘애끊는 마음’, ‘단장의 슬픔’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자비의 마음을 아주 잘 나타내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에서,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된 사람을 보고 가던 길을 멈추고 그를 살피는 사마리아인의 마음입니다(루카 10,33 참조). 또 되찾은 아들의 이야기에서, 유산을 다 탕진해 버리고 굶어 죽게 되어 힘없이 돌아오는 작은아들을 멀리서 발견하고는 한숨에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 맞추는 아버지의 마음입니다(루카 15,20 참조).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칙서 「자비의 얼굴」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과 행동, 당신의 온 인격으로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드러내십니다. …… 자비는 하느님과 사람을 이어 주는 길이 되어 우리가 죄인임에도 영원히 사랑받으리라는 희망을 품게 해 줍니다. …… 우리가 먼저 자비를 입었으므로, 우리도 자비를 베풀어야 합니다. …… 주님께서는 무엇보다도 심판하지 말고, 단죄하지 말라고 …… 용서하고 자신을 내어 주라고 요청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마태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