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6월 28일 월요일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 전야 미사
베드로 사도는 이스라엘 갈릴래아 호수에 인접한 벳사이다 출신으로, 본이름은 시몬이다. 동생 안드레아와 함께 어부 생활을 하다가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이름을 베드로(반석)로 바꾸시고, 그를 사도단의 으뜸으로 세우셨다. 복음서에 소개되는 베드로 사도의 모습은 소박하고 단순하다. 예수님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라고 고백하여 칭찬받기도 하고, 예수님의 수난을 반대하다가 심한 꾸중을 듣기도 하였다. 로마교구의 첫 주교며 첫 교황이기도 한 베드로 사도는 67년 무렵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였다.
바오로 사도는 열두 제자와 달리, 비교적 늦게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그는 그리스도교를 열성적으로 박해하던 사람이었다. 그리스도인들을 체포하려고 다마스쿠스로 가던 길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하고서 회심하여 그리스도의 사도가 되었다. 바오로 사도는 이방인들이 사는 여러 지역에 교회를 세웠으며, 그곳 공동체들에 보낸 많은 서간이 오늘날 『성경』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전승에 따르면, 67년 무렵 로마에서 참수되었다.
<이 미사는 6월 28일 저녁, 대축일 제1 저녁 기도 앞이나 뒤에 드린다.>
입당송
본기도
말씀의 초대
성전에 기도하러 들어가던 베드로와 요한은 불구자가 자선을 청하자,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그를 고쳐 준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자신이 전한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통하여 받은 것이라며,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밝힌다(제2독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당신을 사랑하느냐고 세 번이나 물으시고, 당신 양들을 돌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3,1-10
화답송시편 19(18),2-3.4-5ㄱㄴ(◎ 5ㄱ)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나를 따로 뽑으셨습니다.>1,11-20
복음 환호송요한 21,17 참조
복음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21,15-19
예물 기도
감사송
<베드로와 바오로의 사명>영성체송 요한 21,15.1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나를 사랑하느냐?” 예수님께서는 이 질문으로, 스승을 배반하고 자책감에 빠져 있던 베드로 사도에게 꾸중과 질책보다 더 큰 힘을 가진 사랑을 일깨워 주십니다.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고, 끝까지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하였습니다. 우리도 저마다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사도가 되어야 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가르침에 따라서 살면 나만 손해를 보는 듯한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의 모습은 성인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이러한 우리에게 베드로 사도의 모습은 희망을 줍니다. 베드로는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최후의 만찬에서 그는 “주님을 위해서라면 저는 목숨까지 내놓겠습니다.”(요한 13,37)라고 혈기 왕성한 대답을 내놓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잡혀가시자 그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합니다(요한 18,17.25.27 참조). 그는 목숨까지 걸겠다고 호언장담하였지만, 정작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위협 앞에서는 예수님을 부인합니다. 그는 도망치고 비겁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나약함과 비겁함은 그를 성숙시켰습니다. 이제 그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마주합니다. 그는 예수님의 질문에 혈기만으로 대답하지 않습니다. 그의 대답은 “제가 주님을 사랑합니다.”가 아닙니다. 그는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라며 자신이 아닌, 주님을 주어로 삼습니다. 그의 변화입니다. 그 변화 속에서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다시 사랑을 전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가 하였던 세 번의 부인을, 세 번의 사랑의 다짐으로 상쇄시키시며 베드로에게 이제 마음의 짐을 덜고 “나를 따라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베드로는 신앙의 성숙을 위한 여정을 걸었습니다. 처음부터 사도로서 온전하게 투신하는 삶을 살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서 그분을 알게 되었고, 예수님의 수난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으며, 주님의 부활을 통해서 주님께 자신을 온전히 내어 맡길 수 있었습니다. 신앙은 완성된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완성을 향해서 나아가는 여정입니다. 베드로의 여정처럼 내가 부족하기에 주님께서 나를 부르고 계심을 기억하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