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7월 18일 일요일
[녹] 연중 제16주일 (농민 주일)
한국 교회는 주교회의 1995년 추계 정기 총회의 결정에 따라, 해마다 7월 셋째 주일을 농민 주일로 지내고 있다. 이날 교회는 농민들의 노력과 수고를 기억하며 도시와 농촌이 한마음으로 하느님의 창조 질서에 맞갖게 살도록 이끈다. 각 교구에서는 농민 주일에 여러 가지 행사를 마련하여 농업과 농민의 소중함과 창조 질서 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16주일이며 농민 주일입니다. 교회는 주일마다 함께 모여 주님의 파스카를 경축합니다. 말씀과 생명의 빵 안에 계시는 성자를 알아 뵙고, 그분을 참된 예언자요 목자로 모시어, 영원한 기쁨의 샘에 이르게 해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시다.
입당송 시편 54(53),6.8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예레미야 예언자는, 주님께서 살아남은 양들을 다시 모아들여 그들이 살던 땅으로 데려오시고, 그들을 돌볼 목자를 세워 주시리라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시고 당신 몸으로 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셨다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배를 타고 외딴 곳으로 가셨는데, 거기서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신다(복음).
제1독서
<나는 살아남은 양들을 다시 모아들여 그들을 돌보아 줄 목자들을 세워 주리라.>23,1-6
화답송시편 23(22),1-3ㄱ.3ㄴㄷ-4.5.6(◎ 1)
제2독서
<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신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2,13-18
복음 환호송요한 10,27 참조
복음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6,30-34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임금이신 주님, 주님의 평화를 선포하는 교회를 도와주시어, 분열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 세상에서 언제나 주님 안에 머무르고 기도하며, 늘 새로운 힘을 얻게 하소서.
2. 세계의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의로우신 주님, 세계 지도자들에게 지혜와 용기의 은총을 주시어,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기보다 온 세상의 안전과 평화를 위하여 끊임없이 소통하며 책임을 다하게 하소서.
3. 농민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창조주이신 주님, 땅을 일구며 살아가는 농민들을 보살펴 주시어, 지구 온난화로 예측하기 어려워진 자연환경 속에서 힘을 잃지 않게 하시고, 농민 주일을 지내는 교회가 농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데 앞장서게 하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이신 주님, 그리스도인 가정들을 이끌어 주시어, 우리 농산물을 가까이하고, 사회와 자연의 환경과 생태를 돌보며 생명 수호에 앞장서는 생명의 지킴이가 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6 : 영원한 파스카의 보증>영성체송 시편 111(110),4-5
묵시 3,20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자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멀리 있던 이들에게도 가까이 있던 이들에게도 평화를 선포하신 예수님의 권고대로, 좀 쉬고 다시 열정적으로 기쁜 소식을 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인류의 역사에서 발생한 모든 전쟁은 어쩌면 더 많은 빵을 얻기 위한 것이었는지 모릅니다. 강대국이 약소국을 도와준다는 명분이라 하더라도, 결국은 자국의 이익을 더 많이 얻으려는 싸움일 뿐입니다. 테러와의 전쟁, 평화 유지를 위한 싸움도 무기를 팔아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권력을 얻고 그 지역의 지배권을 가지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이 세상에 옳은 전쟁과 싸움은 없습니다. 이렇게 역사 이래 인간의 탐욕은 전쟁과 폭력을 사라지지 않게 합니다. 그 때문에 가난한 이는 더욱 가난해지고, 가진 자는 더 많이 가지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역사 속의 전쟁과 같은 싸움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더 많은 부와 명예를 얻으려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짓밟으며 경쟁합니다. 짓밟지 않으면 짓밟히고 빼앗기기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움에서 이기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그래서 늘 경계와 의심의 눈초리로 주위를 바라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마르 6,35-44 참조)을 행하시기 직전의 상황입니다. 당신을 따르는 모든 사람을 배불리 먹이시기 전, 예수님께서 어떤 시선과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셨는지를 잘 보여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쉬고 싶으셨습니다. 쉬시며 허기를 달래고 싶으셨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오가는 바람에 제자들과 함께 외딴곳으로 떠나십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곳까지 쫓아와 예수님께서는 쉬실 수도, 허기를 달래실 수도 없으셨습니다. 이렇게 배고프고 피곤하신 예수님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당신의 허기를 달랠 빵이 아닌 굶주린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습니다. 그 시선에서 예수님의 기적이 시작됩니다.
우리 또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빵이 필요합니다. 충분하기보다는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내 이익과 욕심에 주의를 빼앗길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때에 기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더 가난하고 아파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시선을 돌리고, 아주 작은 것이라도 그들과 함께 나눌 때 기적은 일어납니다. 예수님의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기적의 현장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서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