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7월 21일 수요일
[녹] 연중 제16주간 수요일 또는
[백] 브린디시의 성 라우렌시오 사제 학자
입당송 시편 54(53),6.8
본기도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모세에게 불평하는 소리를 들으시고 고기와 양식을 내려 주신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말씀하시고, 귀 있는 사람은 들으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내가 하늘에서 너희에게 양식을 비처럼 내려 주리라.>16,1-5.9-15
화답송시편 78(77),18-19.23-24.25-26.27-28(◎ 24ㄴ 참조)
복음 환호송
복음
<열매는 백 배가 되었다.>13,1-9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11(110),4-5
묵시 3,20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삶 속의 성경.” 오랫동안 성경을 공부하고 성서 사도직의 소임을 맡으면서 언제나 마음에 품고 사는 표현입니다. 성경을 머리로만 배우고 익혔던 저입니다. 그래서 성경을 지식으로 받아들이기만 할 뿐, 가슴으로 삶으로 느끼고 다가가지 못하였습니다. 성서 사도직 소임을 하면서 성경을 통하여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성경, 나와 함께 아파하고 기뻐하며 나에게 말을 건네시는 하느님에 대하여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통해서 또 다른 그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각자가 저마다의 삶 속에서 성경을 읽고 하느님을 만나 기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태오 복음 13장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 하늘 나라에 대하여 설명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철학적 사유가 담긴 단어로 설명하지 않으십니다. 어렵고 난해한 신학적 단어나, 율법에 나와 있는 개념적 지식으로도 설명하지 않으십니다. 씨 뿌리는 일, 수확하는 일, 빵 만드는 일, 고기 잡는 일, 물건 파는 일 등 그들이 살아가는 일상을 통해서 하늘 나라가 어떤 곳인지, 어떻게 하면 하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할 수 있는지 알려 주십니다.
이러한 비유 말씀은 어쩌면 사람들의 언어를 통하여 하느님의 언어를 듣게 하시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삶 속에서 쉬이 지나치고, 또 잊고 살았던 하늘 나라를 찾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러나 이 비유는 스스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깨달을 수 없는 어려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비유를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것을 자신의 삶에 어떻게 비추어 보고 또한 어떻게 그 깨달음대로 살아가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 고민은 우리의 몫입니다. 땅을 갈아엎고 돌을 골라낸 뒤 흙을 부드럽게 하고, 가시덤불을 걷어 내어 햇볕이 잘 드는 땅으로 만들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삶 속에서 말씀의 신비를 실현하기를, 나의 마음과 삶을 햇볕이 잘 드는 비옥한 밭으로 가꾸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