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03일 일요일
[녹] 연중 제27주일 (군인 주일)
한국 교회는 1968년부터 군 사목에 종사하고 있는 군종 사제를 비롯하여 군인 성당과 국군 장병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물질적으로 돕고자 해마다 10월 첫 주일을 ‘군인 주일’로 지내 왔으며, 2023년부터는 10월 둘째 주일에 지내기로 하였다(주교회의 2022년 추계 정기 총회). 오늘 전국 각 본당에서는 군의 복음화를 위한 특별 헌금을 봉헌한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27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시고 한 가정을 이루게 하시어, 사랑 안에서 모든 것을 조화시키는 원리로 세우셨습니다. 창조주 하느님께서 하나로 맺어 주신 것을 인간이 갈라놓지 못하도록 도와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에스 4,17②-③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주 하느님께서는 사람에게서 빼내신 갈빗대로 여자를 지으신다.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음을 겪으셨고, 하느님께서는 구원의 영도자이신 그분을 고난으로 완전하게 만드셨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남편과 아내는 한 몸이니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둘이 한 몸이 된다.>2,18-24
화답송시편 128(127),1-2.3.4-5.6(◎ 5 참조)
제2독서
<사람들을 거룩하게 해 주시는 분이나 거룩하게 되는 사람들이나 모두 한 분에게서 나왔습니다.>2,9-11
복음 환호송1요한 4,12
복음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10,2-16
10,2-12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모든 민족들의 주님, 세례 받은 모든 이를 이끌어 주시어, 그들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삶으로 선교에 나서고 세상의 복음화에 기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세계의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세계 지도자들에게 사랑과 절제의 은총을 주시어, 자국의 이익만을 취하려는 욕망을 깨치고 뉘우치며, 주위의 어려운 나라들을 위하여 공동선을 실현하게 하소서.
3. 군인 주일을 맞아, 군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만군의 주님, 군 사목을 하는 사제들과 군인들을 보살펴 주시어,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이 계속되는 이때에 그들이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며 맡은 임무를 다할 수 있게 하시고, 건강을 지켜 주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도자이신 주님,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를 주님의 진리로 이끌어 주시어, 공동체가 희망찬 미래를 위하여 노력하고,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일에 다 함께 힘쓰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6 : 영원한 파스카의 보증>영성체송 애가 3,25
1코린 10,1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 무색해진 시대에 예수님께서는 다시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면, 그 아내를 두고 간음하는 것이다. 또한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혼인하여도 간음하는 것이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하여 혼인의 의미를 일깨워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혼인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를 따라 산다는 것이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예수님과 교회의 가르침대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은 그것과는 거리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첫 번째 부부는 ‘아담과 하와’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아담은 하와를 만나 “이야말로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하고 외칩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협력자를 마련해 주신 데 대한 기쁨과 감사의 외침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열매를 먹고 난 뒤, 하느님 앞에서 하와에 대하여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먹었습니다”(창세 3,12). 앞에서 한 말과 지금 이 말이 같은 사람이 한 것으로 보이나요? 아담의 이 말을 들은 하와의 마음은 어떠하였을까요? 그에게 아담은 남편이 아니라, 이른바 ‘남의 편’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인류의 첫 부부도 이처럼 현실적인 모습을 지녔습니다.
성경이 전해 주는 부부의 모습은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습니다. 다만 그들은 자신들이 맞이한 어려움을 하느님 안에서 함께 견뎌 내었습니다. 이렇게 성경은 하느님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 혼인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 줍니다. 때로는 ‘남의 편’ 같고, 때로는 ‘부인하고 싶은 사람’일 수 있겠지만, 남편 그리고 아내는 하느님께서 보내 주시어 한 몸을 이룬 존재임을 기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