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30일 토요일
[녹] 연중 제30주간 토요일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105(104),3-4
본기도
말씀의 초대
이스라엘은 그들의 잘못으로 구원에서 멀어지고 하느님의 원수가 되었지만 이로써 다른 민족들이 구원을 받게 되었으며, 이스라엘은 조상들 덕분에 여전히 하느님께 사랑받는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초대받은 이들이 윗자리를 고르는 것을 보시고,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유다인들이 배척을 받아 세상이 화해를 얻었다면 그들이 받아들여질 때에는 죽음에서 살아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11,1ㄴ-2ㄱ.11-12.25-29
화답송시편 94(93),12와 13ㄴ.14-15.17-18(◎ 14ㄱ)
복음 환호송마태 11,29 참조
복음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14,1.7-11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20(19),6 참조
에페 5,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윗자리’와 ‘끝자리’, ‘영광스러움’과 ‘부끄러움’이 이루는 강한 대조가 오늘 복음을 이끌어 갑니다. 흥미로운 것은 윗자리를 추구하는 사람이 부끄럽게 되고, 끝자리를 찾는 사람이 영광스럽게 된다는 논리적 모순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논리에서는 윗자리가 영광을 주고, 끝자리는 부끄러움을 준다고 가르칩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예수님께서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당연하고 자명한 논리를 거스르는 예수님의 말씀은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라는 대목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세상 논리와 예수님 말씀이 충돌합니다.
그러기에 오늘 복음 말씀을 듣고 예수님 말씀을 따를 수 있을지 묻게 됩니다.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이라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초대한 이에게서 “이분에게 자리를 내어 드리게.”라는 말을 듣고 부끄러워하며 끝자리로 밀려나더라도, 또다시 윗자리를 고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그렇게 세상 논리를 더 익숙하고 편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논리의 옷을, 예수님 말씀의 옷으로 갈아입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바로 신앙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시지만 당신 자신을 낮추신 예수님의 길을 따라갈 수 있다면, 예수님께서 영광스럽게 되신 것처럼, 우리도 부끄러움이 아닌 영광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신앙이 우리에게 주는 희망이요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