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4월 03일 일요일
[자] 사순 제5주일
주교회의의 판단에 따라, 이 주일부터 성당에 있는 십자가와 성화 상들을 가리는 관습을 보존할 수 있다(한국 교구들에서는 이 관습을 보존할 수 있다). 십자가는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 거행을 마칠 때까지 가려 둔다. 성화 상들은 파스카 성야 예식을 시작할 때까지 가려 둔다.
파스카 성야에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들을 받을 예비 신자들을 위한 세례 준비로 셋째 수련식을 이 주일에 거행한다. 이 수련식에서는 고유 기도문과 고유 전구를 사용한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사순 제5주일입니다. 좋으신 주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심판하시려 외아드님을 보내시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앞에 서 있는 우리를 가련히 보시고 우리 죄를 용서하시어, 우리 마음 안에서 감사와 기쁨의 노래가 흘러넘치게 하여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시편 43(42),1-2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께서 새 일을 시작하려 하시며, 광야에 길을 내고 사막에 강을 내시리라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해로운 것으로 여긴다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끌고 온 이들에게,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지라고 하시고는 그 여자를 단죄하지 않고 보내신다(복음).
제1독서
<보라, 내가 새 일을 하려 한다. 나의 백성에게 물을 마시게 하리라.>43,16-21
화답송시편 126(125),1-2ㄱㄴ.2ㄷㄹ-3.4-5.6(◎ 3 참조)
제2독서
<그리스도 때문에 나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죽음을 겪으시는 그분을 닮을 것입니다.>3,8-14
복음 환호송요엘 2,12-13 참조
복음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8,1-11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도자이신 주님, 사순 시기를 지내는 주님의 백성인 교회를 이끌어 주시어, 기도와 단식과 자선으로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더 가까워진 세계를 살펴 주시어, 개인주의와 물질 만능주의에 휩쓸리지 않고, 가족과 사회 공동체를 존중하며 가진 것을 나누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게 하소서.
3. 사형 제도 폐지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님, 주님 모습대로 창조된 인간의 생명은 그 무엇보다 귀하며 아무도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셨으니, 이 땅에서 사형 제도가 폐지되어 어떤 죄인이라도 새 삶을 시작할 기회를 얻게 하시며, 피해자 가족을 위로하시어 용서와 평화로 참기쁨을 얻게 하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주님을 믿으며 의롭게 살아가려는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굽어살피시어, 이웃의 잘못을 들추고 단죄하기보다 사랑으로 감싸며 스스로 뉘우치도록 이끌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사순 감사송 1 : 사순 시기의 영성적 의미>영성체송 요한 8,10-11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예전의 일들을 기억하지 말고, 옛날의 일들을 생각하지 마라.”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그분 고난에 동참하여 부활에 이르도록 합시다. “나는 내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내달리고 있습니다.” 목표를 향하여 힘껏 달려갑시다.
영성체 후 기도
백성을 위한 기도
오늘의 묵상
구약의 율법에는 이웃의 남편 또는 아내와 간음한 자는 죽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레위 20,10; 신명 22,22-24 참조).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왜 이 규정을 주셨을까요? 그분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도 거룩함 속에 머무르도록 해 주시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레위 11,45; 20,26 참조).
오늘 복음에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율법 규정을 근거로 간음한 여인을 단죄하려 합니다. 또한 그들은 예수님께 올가미를 씌우려고 “모세는 율법에서 이런 여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스승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하고 묻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하고 받아치십니다. 그러자 단죄하던 자들은 하나둘 떠나갑니다. 타인에게 적용하는 단죄의 기준을 자신에게 적용할 때, 아무도 하느님과 이웃 앞에 죄인이 아니라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이웃을 평가하려는 잣대를 날카롭게 ‘연마’하는 데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냅니까? 그렇게 마련한 잣대를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하며 내면화하고 있습니까? 율법의 본정신인 거룩함은 어쩌면 이웃을 향한 잣대에 집중하기보다, 자기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것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고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을 통하여 가르쳐 주십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바오로 사도의 말씀은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나는 이미 그것을 얻은 것도 아니고 목적지에 다다른 것도 아닙니다. 그것을 차지하려고 달려갈 따름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이미 나를 당신 것으로 차지하셨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