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4월 09일 토요일
[자] 사순 제5주간 토요일
입당송 시편 22(21),20.7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에제키엘 예언자는 주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한 민족으로 만드시고, 그들과 평화의 계약을 맺으시리라고 한다(제1독서). 카야파 대사제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낫다며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한다(복음).
제1독서
<그들을 한 민족으로 만들겠다.>37,21ㄴ-28
화답송예레 31,10.11-12ㄱㄴ.13(◎ 10ㄹ 참조)
복음 환호송에제 18,31 참조
복음
<예수님께서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리라.>11,45-56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수난 감사송 1 : 십자가의 힘>영성체송 요한 11,5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백성을 위한 기도
<자유로이 바칠 수 있다.>오늘의 묵상
복음에서 유다인들 가운데 종교 지도자들이 본격적으로 예수님을 죽일 것을 결의하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당시에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분을 거부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유다교 내에서 기득권을 쥐고 있던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후자에 해당합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일으키시는 많은 표징을 믿고 따르는 유다인들과 이를 통하여 군중이 동요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그들의 기득권을 한순간에 무너뜨리실 수 있을 만큼, 예수님을 위협적으로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그해의 대사제였던 카야파가 말을 잇습니다.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 요한 복음서의 저자는 주님의 수난 과정을 그분의 부활 사건에 비추어 해석하면서, 카야파의 발언이 그해의 대사제로서 예언적 차원을 지닌다고 여겨 다음을 덧붙입니다. “곧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하여 돌아가시리라는 것과, 이 민족만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시리라는 것이다.”
예수님에 관한 종교적 차원의 담론을 정치적 차원으로 교묘하게 옮겨 가는 카야파의 모습에는 기득권과 체제 유지를 지향하는 정치적이며 이기적인 마음이 숨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얄팍한 속셈과 계산, 속임수에 따라 예수님을 죽이기로 한 바로 그 결정이, 사실은 인류 전체에게 그리스도를 통한 보편적 구원을 가져오는 십자가 사건의 발판을 마련합니다. 이처럼 인간의 이기심과 거짓은 하느님의 이타적 사랑과 진실을 명확히 드러내는 도구일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