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5월 03일 화요일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필립보 사도는 갈릴래아의 벳사이다 출신으로,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다가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열두 사도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그는 바르톨로메오로 짐작되는 나타나엘을 예수님께 데려와 사도가 되게 하였다(요한 1,43-51 참조).
성경에 나오는 야고보는 제베대오의 아들과 알패오의 아들이 있는데, 오늘 기념하는 야고보 사도는 알패오의 아들이다. ‘소 야고보’라 불리기도 하는 그는 신약 성경의 「야고보 서간」을 저술하였다. 예수님의 형제라는 야고보(마태 13,55 참조)와 같은 인물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입당송
본기도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이미 전한 복음을 상기시키며, 그리스도께서 성경 말씀대로 사흗날에 되살아나시어 자신에게도 나타나셨다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필립보에게, 당신을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주님께서는 야고보에게, 또 이어서 다른 모든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15,1-8
화답송시편 19(18),2-3.4-5ㄱㄴ(◎ 5ㄱ)
복음 환호송요한 14,6.9 참조
복음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14,6-14
예물 기도
감사송
<사도 감사송 1 : 하느님 백성의 목자인 사도>영성체송 요한 14,8-9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복음서를 읽다 보면 잘 이해되지 않는 말씀을 만나기도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물론 성경 또는 교의 신학적으로 그 의문들에 대한 정답을 이미 알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마음속에 생긴 의구심들이 말끔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복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저는 신앙심이 깊었던 어머니 덕에 태어난 지 단 이틀 만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뒤 신자로, 신학생으로, 사제로 살아온 것이 제 인생입니다. 그렇게 신앙인으로 살아오면서 늘 절실하게 느끼는 것이 바로 예수님처럼 사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도저히 온전히는 따라할 수 없는 일이 아니던가요?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믿기만 하면 당신께서 하신 것보다 훨씬 큰 일도 하게 되리라고 말씀하시니, 이 말씀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의 생애를 복음과 연결하여 묵상하다가 이 말씀이 조금 이해가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야고보 사도는 이집트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분노에 찬 이교인들에게 몽둥이로 매를 맞아 순교하였다고 합니다. 필립보 사도도 복음을 전하다가 십자가에 매달리게 되는데, 십자가에 매달린 것도 모자라 그 상태로 다시 돌에 맞아 순교하였다고 합니다. 사도들이 이렇게 모진 수난을 겪으면서도 복음을 증언할 수 있었던 것은 오늘 복음 말씀대로 자신의 힘이 아니라, 그들 안에 계신 아버지 하느님의 힘에 온전히 의탁하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 그리고 그렇게 나 자신이 아니라, 내 안에 계신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라면, 우리도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아니 그보다 더 큰 일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두 성인의 삶과 복음 말씀을 묵상하며, 우리 자신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굳게 믿고 또 그분의 힘으로 예수님처럼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는 오늘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