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5월 15일 일요일
[백] 부활 제5주일
오늘 전례
▦ 오늘은 부활 제5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성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인간과 만물을 새롭게 하셨습니다. 사랑의 새 계명을 우리 삶의 규범으로 받아들여,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주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세상을 새롭게 하시는 성령의 힘을 드러냅시다.
입당송 시편 98(97),1-2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교회마다 원로들을 임명하고, 단식하며 기도한 뒤에 주님께 그들을 의탁하고 안티오키아로 간다(제1독서). 요한은, 어좌에 앉으신 분께서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드신다는 소리를 듣는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새 계명을 주시며, 서로 사랑하라고 이르신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해 주신 모든 일을 교회에 보고하였다.>14,21ㄴ-27
화답송시편 145(144),8-9.10-11.12-13ㄱㄴ(◎ 1 참조)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21,1-5ㄴ
복음 환호송요한 13,34 참조
복음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13,31-33ㄱ.34-35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사랑의 새 계명으로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교회를 이끌어 주시어, 주님의 제자들이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세상 사람들이 주님을 찬미하게 하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샘이신 주님, 갖가지 시련을 겪어 온 이 나라를 굽어보시어, 국민이 피 흘려 이룩한 민주주의를 잘 지켜 나가며, 평화롭고 행복한 나라를 이룩하도록 도와주소서.
3. 스승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스승이신 주님, 학교를 비롯하여 교회와 사회에서 스승으로 불리는 이들을 이끄시어, 바른길을 걸어가는 겸손한 사람들로서 뭇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게 하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창조주이신 주님, 창조의 협력자로서 가정 공동체를 이룬 부부들에게 강복하시어, 혼인성사로 부부 사랑과 자녀 출산을 축복하신 주님의 뜻을 깊이 새기며 살아가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영성체송 요한 15,1.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표지는 사랑입니다. 주님께서 명하신 대로,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사랑하면, 우리는 주님의 제자로서 부활의 증인이 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교는 그 나름대로 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교리를 삶에서 실천하도록 계명을 제시합니다. 그리스도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로, 그리스도교의 계명은 “사랑하여라!”로 요약됩니다. 그런데 이 계명의 목적어가 구약과 신약이 조금씩 다르고, 또 신약에서도 공관 복음과 요한 복음이 서로 다릅니다.
먼저, 구약에서는 대표적인 목적어가 “주 하느님”으로 되어 있습니다. 유다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쉐마 이스라엘’(이스라엘아, 들어라.)에서 이것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신명 6,5). 공관 복음을 보면 신약의 예수님께서도, 구약의 전통 안에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첫째가는 계명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 계명에 레위기 19장 18절에서 발견되는 이웃 사랑에 대한 계명을 덧붙여 ‘사랑하여라!’는 계명의 목적어를 이중으로, 곧 하느님과 이웃으로 밝혀 놓았습니다.
그런데 요한 복음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 사랑의 이중 계명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예수님께서 주신 새롭고 유일한 계명이 “서로 사랑하여라.”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어지는 요한 복음 15장에서 더욱 분명해집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서로 사랑하여라”(15,12.17).
따라서 적어도 요한 복음에서 ‘사랑하여라!’는 계명의 목적어가 분명히 하느님에게서 사람에게 옮겨 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 사랑이 한쪽의 일방적인 사랑이 아니라, 서로 간의 사랑이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주신 단 하나의 계명을 마음에 새기며, 오늘은 ‘서로’라는 낱말에 주목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요한의 첫째 편지가 들려주는 다음의 말씀도 함께 기억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시고 그분 사랑이 우리에게서 완성됩니다”(1요한 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