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6월 26일 일요일
[녹] 연중 제13주일 (교황 주일)
한국 교회는 해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6월 29일)이나 이날과 가까운 주일을 교황 주일로 지낸다. 이날 교회는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이 전 세계 교회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주님의 도움을 청한다. 교황 주일에는 교황의 사목 활동을 돕고자 특별 헌금을 한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13주일이며 교황 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시어 거룩한 신비를 거행하게 하십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에 하느님께서 사랑의 힘과 부드러움을 더해 주시어,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르며 너그러운 마음으로 형제들을 섬기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또한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를 기억하는 축일을 앞두고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님을 위해서도 기도합시다.
입당송 시편 47(46),2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엘리야에게, 사팟의 아들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그의 뒤를 이을 예언자로 세우라고 하신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자유롭게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으니, 그 자유를 육을 위하는 구실로 삼지 말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엘리사는 일어나 엘리야를 따라나섰다.>19,16ㄴ.19-21
화답송시편 16(15),1-2ㄱ과 5.7-8.9-10.11(◎ 5ㄱ 참조)
제2독서
<여러분은 자유롭게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5,1.13-18
복음 환호송1사무 3,9; 요한 6,68
복음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9,51-62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목자이신 주님, 주님의 종 프란치스코 교황을 자비로이 굽어보시어, 주님 자녀들의 신앙을 굳건히 하고, 일치의 토대가 되며, 모든 이를 하느님 나라로 이끌게 해 주소서.
2. 한반도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일치의 주님, 분단국가로 살아가는 남과 북을 이끌어 주시어, 지난 세월을 살펴보고 서로 새로이 바라보며 이해와 존중으로 한반도 평화를 함께 이루어 나가게 하소서.
3.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온유하신 주님, 가난한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니, 저희가 가난한 이웃 안에 살아 계시는 주님을 알아 뵙고 마음의 문을 열어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게 하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이신 주님, 지역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는 저희를 도와주시어,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무관심하지 않게 하시며, 소외되는 이 없이 모두 더불어 살아가는 데에 힘을 모으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2 : 구원의 신비>영성체송 시편 103(102),1
요한 17,20-21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자유롭게 되라고 부르심을 받은 우리는 육의 욕망을 채우려고 하다가 옛 종살이의 멍에를 다시 메고 맙니다. 그러니 성령의 인도에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나를 따라라.” 하시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예루살렘 상경기’라 불리는 루카 복음 9장 51절─19장 28절의 말씀은 구원이 실현되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향하여 올라가시는 예수님의 여정을 다룹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험난한 여정에서 당신의 협력자를 필요로 하시고 그들을 부르시는데, 오늘 복음에서 당신을 어떻게 따라야 하는지 알려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는 이에게 말씀하십니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이로써 주님께서는 어느 한 곳에 편히 정착하거나 안주하지 않으시고, 이스라엘 온 지방을 돌아다니시며 만나는 모든 이에게 끊임없이 하늘 나라의 복음을 전하시는 당신의 사명이 당신을 따르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계속될 것임을 암시하십니다.
또 다른 이에게 예수님께서 “나를 따라라.” 하시니, 그는 먼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도록 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인륜대사인 부모의 장례마저도 허락하지 않으시며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더욱 시급하고 고귀한 가치인 ‘하느님 나라의 선포’를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당신을 따르라는 것입니다. 그 다음 어떤 이가 주님을 따르겠다고 하면서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 하기를 청하자, 예수님께서는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제1독서에서 엘리야가 엘리사를 부를 때에 부모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에 자신을 따를 수 있도록 허락해 주는 것과 사뭇 다릅니다.
제2독서는 그리스도인의 자유에 대하여 말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를 죄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유롭게 된 우리는 이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랑의 삶’에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하루와 모든 순간에, 온 마음으로 주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기 위해서 우리는 특히 성령의 도우심을 청해야 합니다. 자주 성령께 간청하며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삶을 살아간다면, 우리는 참된 자유와 행복을 누리며 수많은 사랑의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특별히 오늘은 교황 주일로,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이시며 전 세계 교회를 이끌어 가시는 교황님을 위해서 기도하는 날입니다. 로마에서 공부할 때 교황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알현한 적이 있는데, 환한 웃음으로 손을 내미시며 “나를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라고 하셨던 노사제의 모습을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주님과 함께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온 세상과 교회를 위하여 헌신하시는 교황님을 위해서 주님의 은총을 청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