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9월 10일 토요일
[백] 한가위
이 미사에서는 흰색 제의를 입는다. 수확을 위한 기원 미사를 드릴 수 있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한가위입니다. 계절의 변화를 섭리하시고 수확의 기쁨을 주시는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이웃과 서로 나누며 살아온 조상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본받읍시다. 자신을 위해서만 재화를 모으는 어리석은 부자가 되지 않도록, 우리도 나눔을 실천하기로 다짐하며 주님의 잔치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시편 67(66),7
본기도
말씀의 초대
요엘 예언자는 우리가 한껏 배불리 먹고, 우리에게 놀라운 일을 하신 하느님의 이름을 찬양하리라고 한다(제1독서). 요한은 구름 위에 앉아 계신 분이 땅 위로 낫을 휘두르시어 땅의 곡식을 수확하시는 환시를 본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드시며,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고 말씀하신다(복음).
제1독서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하리라.>2,22-24.26ㄱㄴㄷ
화답송시편 67(66),2와 4ㄱ.5ㄷ과 6.7-8(◎ 7)
제2독서
<그들이 한 일이 그들을 따라가리라.>14,13-16
복음 환호송시편 126(125),6
복음
<사람의 생명은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12,15-21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가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들을 위하여 봉사함으로써, 주님의 사랑을 온 세상에 드러내게 하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민족의 명절인 한가위에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실향민들과 북한 이탈 주민들을 위로하시며, 남북이 자유롭게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도록 도와주소서.
3. 세상을 떠난 조상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의 주님, 세상을 떠난 조상들을 보살펴 주시어, 하늘 나라의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하시고, 저희는 조상들에게 감사하며 형제자매가 사랑으로 하나 되어 은혜에 보답하게 하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목자이신 주님, 저희 본당 공동체를 지혜의 영으로 이끌어 주시어, 주님의 뜻을 올바로 헤아리며,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주님 마음에 드는 길을 걷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한국 고유 감사송 3 : 구원의 역사와 한겨레의 찬양>영성체송 시편 104(103),13-1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라고 요엘 예언자는 권고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하고 말하는 탐욕스러운 부자가 되지 말고,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이 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가족과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식과 사랑을 나누는 한가위에, 교회는 하느님께서 인간의 노고를 축복하시고 손수 풍성한 결실을 내주셨음에 감사드리며(제1독서 참조), 세상에서 고생한 의인들을 그분께서 수확하여 거두시는 심판의 때를 선포합니다(제2독서 참조). 오늘 복음은 그러한 하느님의 심판을 합당하게 준비하는 삶에 관한 가르침(루카 12,1─13,9 참조)입니다.
부자의 속마음에는 유독 ‘모으다’(17.18절)와 ‘쌓아 두다’(19절) 같은 표현들이 가득합니다. 자신이 거둔 소출이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라는 감사의 마음은커녕, 그 재산에 기대어 안심하고 즐길 생각뿐입니다. 그의 머릿속에는 하느님도, 나눔을 실천할 이웃도 없습니다. 더 벌어서 계속 더 큰 곳간을 짓고 그것을 채우는 것이 목적이 되어 버린 탐욕은 인간의 영혼을 좀먹는 가장 큰 유혹이며 악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부자를 “어리석은 자”,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꾸짖으십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이 세상이 아니라 하늘 나라에 줄지 않는 보물을 쌓으라고 자주 말하면서(루카 12,33; 16,9; 18,22 참조), 그 방법으로 이웃에 대한 자선을 제시합니다. 한편 잠언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가난한 이에게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주님께 꾸어 드리는 이, 그분께서 그의 선행을 갚아 주신다”(19,17). 모을 줄만 알고 통장에 찍힌 금액에서 만족과 안정을 찾는 세속적인 부자가 아니라, 하느님에 대한 감사와 믿음 그리고 이웃을 향한 나눔과 자선을 통하여 가진 것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하느님 나라의 부자로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