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9월 25일 일요일
[녹] 연중 제26주일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26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가난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시고, 탐욕스러운 부자는 외면하시며, 무분별한 자들의 방종을 그치게 하시고, 짓눌리는 이들을 정의롭게 보살피십니다. 언제나 하느님 말씀에 충실하여,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하느님 나라에 받아 주실 것을 굳게 믿읍시다.
입당송 다니 3,29.30.31.43.42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아모스 예언자는 요셉 집안이 망하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는 자들이 맨 먼저 사로잡혀 끌려가리라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티모테오에게 믿음을 위하여 훌륭히 싸워 영원한 생명을 차지하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를 드시며,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는 이들은 누가 다시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이제 흥청거림도 끝장나고 말리라.>6,1ㄱㄴ.4-7
화답송시편 146(145),6ㄷ-7.8-9ㄱ.9ㄴㄷ-10ㄱㄴ(◎ 1ㄴ)
제2독서
<주님께서 나타나실 때까지 계명을 지키십시오.>6,11ㄱㄷ-16
복음 환호송2코린 8,9 참조
복음
<너는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16,19-31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목자이신 주님, 저희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하느님의 계획에 응답하는 미래를 건설하는 데 이주민과 난민과도 함께하며 그 누구도 내버려 두는 일이 없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급속한 기술 발전과 물질의 풍요를 이루고 있는 이 세상을 굽어살피시어, 서로 도우며 평화를 이루는 정신과 가치의 지향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3.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근원이신 주님, 낫기 힘든 질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을 보살펴 주시어, 주님의 손길로 위로하시고, 날로 발전하는 의술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저희 지역 사회를 굽어살피시어, 고국과 가족을 떠나 새로운 삶을 일구고 살아가는 다문화 가정들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웃으로서 힘이 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6 : 영원한 파스카의 보증>영성체송 시편 119(118),49-50 참조
1요한 3,16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불행하여라, 시온에서 걱정 없이 사는 자들, 사마리아산에서 마음 놓고 사는 자들!” 가난한 라자로를 외면하고 살아가는 부자가 우리 모습은 아닐까요?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는 현세의 부유함과 가난함이 각각 하느님의 축복과 저주의 결과라 믿어 왔던 구약 시대의 이해를 수정하고(19-26절), 회개와 구원의 길이 성경 말씀 안에 있음을 선포합니다(27-31절).
비유 속 라자로는 언뜻 무력하고 수동적인 인물로 보이지만, 그의 이름은(엘아자르: ‘하느님께서 도우신다.’는 뜻) 그가 하느님께 희망을 두며 가난하고 고된 삶을 성실히 살아 낸 의인임을 드러냅니다. 반면에 날마다 호화롭게 지내면서도 대문 앞 라자로를 계속 외면하였던 부자의 삶은, 제1독서에서 아모스 예언자(기원전 760-750년 무렵 활동)가 꾸짖으며 심판을 경고한 지난날 이스라엘 백성의 향락과 사치를 빼닮았습니다. 부자의 삶은 겉으로는 호화롭게 보이지만, 하느님께서 맡기신 재화를 자신만을 위하여 쓰고 도움이 간절한 이를 외면한 까닭에 영원한 상실과 절망으로 이어질 뿐입니다.
부자는 자신처럼 향락만 꾀하는 형제들을 돌이킬 유일한 방법이 특별한 이적이라 생각하지만, 그는 또 틀렸습니다. 믿음이 없고 회개할 의지도 없는 이에게 이적은 특이한 체험 정도에 그칠 뿐, 그의 삶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사람을 변화시키고 구원에 이르게 하는 힘은 이적이 아니라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 곧 성경 안에 이미 들어 있다고 선언하십니다. 성경을 읽고 하느님 말씀을 가슴에 새겨, 거룩한 삶을 다짐하고 실천에 옮기는 그 노력 안에 우리 구원의 길이 있습니다!
“가난한 이에게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주님께 꾸어 드리는 이, 그분께서 그의 선행을 갚아 주신다.”(잠언 19,17)라는 구절을 마음에 새겨 실천한다면, 비유 속 부자와 같은 이기적인 삶은 피할 수 있겠지요. 제2독서의 바오로 사도의 말처럼, ‘의로움과 믿음,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추구하며 훌륭히 싸워 영원한 생명을 차지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