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9월 28일 수요일

[녹] 연중 제26주간 수요일 또는
[홍] 성 벤체슬라오 순교자 또는
[홍] 성 라우렌시오 루이스와 동료 순교자들

입당송 다니 3,29.30.31.43.42 참조

주님, 저희가 당신께 죄를 짓고 당신 계명을 따르지 않았기에, 당신은 진실한 판결에 따라 저희에게 그 모든 것을 하셨나이다. 당신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소서. 저희에게 크신 자비를 베푸소서.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크신 자비와 용서를 베푸시고 끊임없이 은총을 내려 주시어
약속하신 그곳으로 저희가 달려가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욥은 사람이 하느님 앞에서 어찌 의롭다 하며 누가 그분과 겨루겠냐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고 하시며,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사람이 하느님 앞에서 어찌 의롭다 하겠는가?>
▥ 욥기의 말씀입니다.
9,1-12.14-16
욥이 친구들의 1 말을 받았다.
2 “물론 나도 그런 줄은 알고 있네. 사람이 하느님 앞에서 어찌 의롭다 하겠는가?
3 하느님과 소송을 벌인다 한들 천에 하나라도 그분께 답변하지 못할 것이네.
4 지혜가 충만하시고 능력이 넘치시는 분, 누가 그분과 겨루어서 무사하리오?
5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산들을 옮기시고
분노하시어 그것들을 뒤엎으시는 분.
6 땅을 바닥째 뒤흔드시어 그 기둥들을 요동치게 하시는 분.
7 해에게 솟지 말라 명령하시고 별들을 봉해 버리시는 분.
8 당신 혼자 하늘을 펼치시고 바다의 등을 밟으시는 분.
9 큰곰자리와 오리온자리, 묘성과 남녘의 별자리들을 만드신 분.
10 측량할 수 없는 위업들과 헤아릴 수 없는 기적들을 이루시는 분.
11 그분께서 내 앞을 지나가셔도 나는 보지 못하고
지나치셔도 나는 그분을 알아채지 못하네.
12 그분께서 잡아채시면 누가 막을 수 있으며
누가 그분께 ‘왜 그러십니까?’ 할 수 있겠나?
14 그런데 내가 어찌 그분께 답변할 수 있으며 그분께 대꾸할 말을 고를 수 있겠나?
15 내가 의롭다 하여도 답변할 말이 없어 내 고소인에게 자비를 구해야 할 것이네.
16 내가 불러 그분께서 대답하신다 해도
내 소리에 귀를 기울이시리라고는 믿지 않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88(87),10ㄴㄷ-11.12-13.14-15(◎ 3ㄱ 참조)

◎ 주님, 제 기도 당신 앞에 이르게 하소서.
○ 주님, 저는 온종일 당신께 부르짖으며, 당신 향해 저의 두 팔을 쳐드나이다. 죽은 이들에게 당신이 기적을 이루시리이까? 그림자들이 일어나 당신을 찬송하리이까? ◎
○ 무덤 속에서 누가 당신 자애를, 멸망의 나라에서 당신 진실을 이야기하리이까? 어둠 속에서 누가 당신 기적을, 망각의 나라에서 당신 의로움을 알리리이까? ◎
○ 주님, 저는 당신께 부르짖나이다. 아침에 드리는 저의 기도 당신께 다다르게 하소서. 주님, 어찌하여 제 영혼을 버리시나이까? 어찌하여 당신 얼굴을 제게서 감추시나이까? ◎

복음 환호송필리 3,8-9 참조

◎ 알렐루야.
○ 나는 그리스도를 얻고 그분 안에 머물려고 모든 것을 해로운 쓰레기로 여기노라.
◎ 알렐루야.

복음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57-62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57 길을 가는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5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59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이르셨다.
그러나 그는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0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61 또 다른 사람이 “주님,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2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가 드리는 예물을 받아들이시어
이 제사로 저희에게 온갖 복을 내려 주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19(118),49-50 참조

주님, 당신 종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하소서. 저는 그 말씀에 희망을 두었나이다. 당신 말씀 고통 속에서도 위로가 되나이다.
<또는>
1요한 3,16 참조
그리스도 우리를 위하여 당신 목숨을 내놓으시어,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알게 되었네.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아야 하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천상 신비로 저희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시어
저희가 그리스도의 죽음을 전하며 그 수난에 참여하고
그 영광도 함께 누리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예수님을 따라나서려던 세 사람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들이 예수님과 나눈 대화마다(루카 9,57.59.61 참조) ‘주님을 추종하여 따름’을 표현하는 특별한 그리스어 동사 ‘아콜루테오’(따르다)가 사용되는데, 이 단어는 앞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과 마태오가 그분을 따라나선 대목에서도 사용됩니다(루카 5,11.27.28 참조). 이를 통하여 루카 복음사가는, 이 세 사람의 어정쩡한 태도를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나섰던 제자들의 모습과 병행시켜 대조적으로 드러냅니다.
첫 번째 사람은 “어디로 가시든지”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장담하지만, 이는 마땅한 거처도 없이 공생활 내내 떠돌아다니시던 예수님과 일행의 삶을 알지 못한 채 드린 공허한 다짐일 뿐입니다. 또 두 번째와 세 번째 사람은 각각 아버지의 장례와 가족들과의 작별 인사를 더 우선시합니다. 물론 유다인들에게 장례는 자식의 마땅한 도리고(토빗 4,3-4; 14,11-13 참조) 가족들과의 작별 인사 또한 인지상정이지만, 그 어떤 관행이나 기본적인 도리도 결코 주님을 따르는 일보다 앞설 수는 없습니다. 제1독서에서 욥은 “그분께서 잡아채시면 누가 막을 수 있으며, 누가 그분께 ‘왜 그러십니까?’ 할 수 있겠나?”라며, 하느님께 순명하는 데는 그 어떤 조건이나 타협도 있을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우리가 차마 세상의 방식대로 할 수 없어 무엇인가를 포기해야만 하고 신앙 때문에 불편을 겪을 때마다, ‘그래, 내가 지금 주님을 올바로 따르고 있구나!’라고 확신하며 기뻐해야 합니다. 사람의 일이 결코 하느님의 일보다 먼저일 수 없다는 소신을 품고서, 쟁기를 잡고 뒤돌아보지 말고 단호히 구원 여정을 이어 갑시다. 

(강수원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