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07일 금요일

[백]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16세기 중엽 오스만 제국(현재의 튀르키예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제국)이 지중해로 세력을 뻗치자, 1571년 10월 7일 그리스도교 연합군은 그리스의 레판토 항구 앞바다에서 벌인 ‘레판토 해전’에서 오스만 제국을 무찔렀다. 성 비오 5세 교황은 이 전투에서 크게 승리한 것이 묵주 기도를 통한 성모님의 간구로 하느님께서 함께하신 덕분이라 여기고, 이를 기억하고자 ‘승리의 성모 축일’을 제정하였다. 1960년 성 요한 23세 교황이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로 이름을 바꾸었다.

입당송 루카 1,28.42 참조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본기도 

주님,
천사의 아룀으로 성자께서 사람이 되심을 알았으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전구를 들으시어
성자의 수난과 십자가로 부활의 영광에 이르는 은총을
저희에게 내려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믿음으로 사는 이들은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갈라티아서 말씀입니다.
3,7-14
형제 여러분, 7 믿음으로 사는 이들이
바로 아브라함의 자손임을 알아야 합니다.
8 성경은 하느님께서 다른 민족들을 믿음으로 의롭게 하신다는 것을 내다보고,
“모든 민족들이 네 안에서 복을 받을 것이다.” 하는 기쁜 소식을
아브라함에게 미리 전해 주었습니다.
9 그러므로 믿음으로 사는 이들은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과 함께 복을 받습니다.
10 율법에 따른 행위에 의지하는 자들은 다 저주 아래 있습니다.
“율법서에 기록된 모든 것을 한결같이 실천하지 않는 자는
모두 저주를 받는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11 그러니 하느님 앞에서는
아무도 율법으로 의롭게 되지 못한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의로운 이는 믿음으로 살 것이다.” 하였기 때문입니다.
12 율법은 믿음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그 규정들을 실천하는 이는 그것들로 살” 따름입니다.
13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스스로 저주받은 몸이 되시어,
우리를 율법의 저주에서 속량해 주셨습니다.
성경에 “나무에 매달린 사람은 모두 저주받은 자다.”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14 그리하여 아브라함에게 약속된 복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다른 민족들에게 이르러,
우리가 약속된 성령을 믿음으로 받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11(110),1ㄴㄷㄹ-2.3-4.5-6(◎ 5ㄴ 참조)

◎ 주님은 언제나 당신 계약을 기억하신다.
○ 주님을 찬송하리라. 올곧은 이들의 모임, 그 집회에서, 내 마음 다하여 찬송하리라. 주님이 하신 일들 크기도 하여라. 그 일 좋아하는 이들이 모두 깨치네. ◎
○ 그분 업적은 엄위롭고 존귀하네. 그분 의로움은 영원히 이어지네. 당신 기적들 기억하게 하시니,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로우시다. ◎
○ 당신 경외하는 이들에게 양식을 주시고, 언제나 당신 계약을 기억하시네. 위대하신 그 일들 당신 백성에게 알리시고, 민족들의 소유를 그들에게 주셨네. ◎

복음 환호송요한 12,31-32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이제 이 세상의 우두머리가 밖으로 쫓겨나리라. 나는 땅에서 들어 올려지면 모든 사람을 나에게 이끌어 들이리라.
◎ 알렐루야.

복음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15-26
그때에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는데,
군중 15 가운데 몇 사람은,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고 말하였다.
16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느라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그분께 요구하기도 하였다.
17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18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그런데도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한다.
19 내가 만일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
그러니 바로 그들이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20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21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22 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
23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24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쉴 데를 찾아 물 없는 곳을 돌아다니지만 찾지 못한다.
그때에 그는 ‘내가 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말한다.
25 그러고는 가서 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26 그러면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진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사도 1,12-14)와 복음(루카 1,26-38)을 봉독할 수 있다.>

예물 기도 

주님,
정성껏 드리는 이 예물을 받으시어
저희가 합당하게 성자의 신비를 기념하며
그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감사송

<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1 : 어머니이신 마리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하고
복되신 평생 동정 마리아 ( ) 축일에
아버지를 찬송하고 찬양하고 찬미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성모님께서는 성령으로 외아들을 잉태하시고
동정의 영광을 간직한 채
영원한 빛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낳으셨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천사들이 주님의 위엄을 찬미하고
주품천사들이 흠숭하며 권품천사들이 두려워하고
하늘 위 하늘의 능품천사들과 복된 세라핌이
다 함께 예배하며 환호하오니
저희도 그들과 소리를 모아 삼가 주님을 찬양하나이다.
<또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2 : 마리아의 노래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교회>
거룩하신 아버지,
모든 성인을 훌륭히 이끌어 주신 주님을 찬미하고
특히 저희가 기념하고 공경하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노래로
주님의 인자하심을 찬양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주님께서는 땅끝에 이르기까지 큰일을 하시고
대대로 자비를 너그러이 베푸셨나이다.
비천한 종 마리아를 돌보시어
마리아를 통하여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인류의 구원자로 보내셨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님 앞에서 천사들의 군대가 영원히 기뻐하며
주님의 위엄을 흠숭하오니
저희도 환호하며 그들과 소리를 모아 주님을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루카 1,31 참조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이 성사로 성자의 죽음과 부활을 전하는 저희가
성자의 고난에 참여하여
그 기쁨과 영광도 함께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예수님을 일컫는 여러 호칭 가운데 ‘구원자’(구세주)라는 호칭이 있습니다. 인류가 예수님의 공로로 진정한 자유와 해방과 구원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구원 활동은 악의 세력과 종말론적인 전투를 벌이는 대결의 이미지로 자주 그려지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구마 이야기에서 악령을 쫓아내는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며 구원 활동을 펼치시는데, 이를 곡해하려는 자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마귀들의 우두머리인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우깁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답하십니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예수님의 말씀은 명백합니다. 당신께서 만일 베엘제불(사탄)과 한패셨다면, 같은 편으로 인식되는 마귀들을 결코 쫓아내실 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구마 행위는 오히려 그분께서 베엘제불의 세력을 공격하러 온 적대자이심을 알리는 표징이 됩니다. 
사탄은 완전 무장을 하고 자기 집을 지키는 힘센 자로 비유됩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힘이 센 자가 나타나 철옹성 같은 보안을 뚫고 들어갑니다.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랫동안 그 집에 갇혀 있던 이들에게 해방과 자유를 안겨 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은 명백한 대결 구도에 서 있는 두 세력 가운데 어느 편에 설지 확실한 결정을 내리게 합니다. 구원을 받은 여러분들은 어느 편에 서 계십니까? 확실히 예수님 편에 서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